코로나19로 거리두기는 하나의 사회 규범화됐다. 당장 PC방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PC방 현실에 맞게 대입한 한자리 띄어 앉기가 권장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게임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PC방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게임을 하기 위함’이다. 즉, 한 자리 띄어 앉기는 PC방에서는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사회적 보건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고, 이에 PC방 업주들 역시 한 자리 띄어 앉기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한 자리 띄어앉기가 난감한 경우가 있는데 바로 커플석이다. 커플석은 보통 PC 책상은 물론 의자까지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용자가 대부분 커플이다보니 당연스레 함께 붙어앉는 것을 전제한다.

이런 까닭에 함께 앉을 수 없는 ‘함께 앉는 좌석’은 원래 취지가 퇴색되어버렸고, 실제 커플 비중이 높은 대학가와 번화가에 위치한 PC방은 커플 손님이 멸종 위기다. 식당에서도, 커피전문점에서도 함께 앉아있을 수 있는데, PC방에서만 함께 앉아 있을 수 없다고 하니 PC방을 찾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커플석 구역이 빈 자리로 남아있다보니, 최근에는 아예 혼자 방문해도 커플석을 찾아가는 손님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모양새다. 2명이 동시에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구성된 좌석인 만큼 의자가 넓고 PC 책상도 보다 넓게 이용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청소 관리와 합동점검 대응 등으로, 이용자는 1명인데 2명분 좌석을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 또한, 커플석 특성상 1명이 앉아 있으면 얼핏 넓은 1인석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지자체 등 합동점검반이 보기에는 옆 커플석과 띄어 앉기를 하지 않고 붙어 앉은 것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관리 문제와 합동단속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구획을 명확하게 나눠 유지하려는 경우가 많다. 커플석 2자리를 묶어 과금되도록 요금제를 설정해 넓은 공간과 편의를 제공하는 만큼 이용요금을 올려받겠다는 입장과 아예 예약석으로 돌려놓고 직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이라 붙어 앉지만 않는다면 감수할만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어차피 손님이 줄어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이다보니 어디든 앉아 자리를 채워주면 다행이라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매출이 회복세로 접어든다면 그때는 다시 운영 방식을 정상화하는 등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계륵과 같은 커플석 1인 이용은 어떤 방식이 더 적절한지 정답은 없다. 상권에 따라, PC방 고객 응대 방식에 따라, 또 매출 구조에 따라 상황과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장별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방식을 차용하는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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