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PC방’ 사업은 항상 변죽만 올리다가 끝나버리기 일쑤였지만, 오히려 그런 만큼 꽤 오랜 시간 전부터 PC방 업계의 화두 중 하나였다.

그런데 스팀 ‘PC방용 프로그램’ 탭에서 추천하는 게임들이 어딘가 이상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굳이 이걸 하는데 스팀 PC방씩이나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드는 게임들이 많다.

예컨대 ‘인기 멀티플레이 게임’ 항목에 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나 <워썬더> 등은 이미 F2P 방식의 BM을 채택하고 있어 스팀 PC방 라이센스가 없어도 PC방에서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또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카카오게임즈가 별도 서버로 서비스를 진행중인데,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유저 국적 문제로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없다.

게다가 ‘인기 게임’으로 추천되는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는 ‘에픽게임즈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한 전적이 있음에도 PC방 점유율 100위 언저리에 있는 비인기 게임인 반면, 에픽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한 뒤 PC방 점유율 2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인기 있던 게임인 <GTA5>나 PC방 점유율에서 항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몬스터헌터: 월드>는 추천 목록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스팀의 PC방 게임 선구안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스팀의 PC방 이해도가 지적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스팀 PC방 라이센스는 게임의 접근 권한을 제공할 뿐 게임 스트리밍을 제공하지는 않아 사전에 설치된 게임이 아닌 이상 설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PC방에서 스팀 게임을 설치하는데 질려서 아예 플레이하길 포기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PC방 이용자들이 1회 방문당 PC를 사용하는 평균 시간은 157분가량인데, PC방에서 인기있는 대표적 스팀표 게임 <몬스터헌터: 월드>는 서버 상태에 따라 설치에 2시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몬스터헌터: 월드>의 고난이도 퀘스트가 1회 평균 20~30분 이상 소비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설치 후 많아야 두 개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PC방을 나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PC방 이해도가 부족한 스팀의 PC방 라이선스 사업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