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게임을 즐겨온 중장년층 게이머들이 기시감을 호소하고 있다. 오늘날 모바일게임 순위표 상위권이 어디에선가 본 듯한 게임들로 점령당한 상태기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표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스테디셀러로 군림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형제가 각각 1위와 3위에 자리 잡은 한편, 2위에는 넥슨의 <바람의나라: 연>, 4위에는 웹젠의 <뮤 아크엔젤>, 5위에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이미 성공했던 IP를 활용한 게임들이라는 것이다. <리니지M>은 1998년의 게임 <리니지>의 IP를, <바람의나라: 연>은 1996년의 게임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했다.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2000년대 초반 PC방을 주름잡던 온라인게임 IP가 오늘날에는 모바일게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2000년대 초반 온라인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성장해 사회로 진출하며 일어났다. 경제력이 상승한 대신 게임을 즐길 시간이 줄어든 탓에 기존에 즐기던 게임들을 이전처럼 즐기기 힘들어지며, 그 대체제로 더 큰 소비를 요구하는 대신 더 적은 시간만 투자해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모바일게임을 물색한 결과다.

지속적으로 인기를 자랑하던 ‘리니지’ 시리즈를 제외한다면, 모바일게임의 ‘기존 IP 활용’은 이들 중장년층 게이머들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TV 드라마인 ‘응답하라’ 시리즈가 증명했듯 복고 컨텐츠는 해당 시기를 겪은 이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한편 신세대 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큰 화제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일견 게임사와 게이머들에게 모두 득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들은 IP 개발에 투입되는 자원을 그래픽이나 기획 등 다른 분야로 돌려 게임의 완성도를 보다 잘 갈고 닦을 수 있으며, 게이머들은 추억의 IP 혹은 들어보기만 했던 과거 인기 IP를 최신 하드웨어와 그래픽을 통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런 흐름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동시에 존재한다. 기존 IP의 재해석은 좋지만, 자칫하면 새로운 IP 개발을 게을리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 나아가 게임 개발 역량이 동시다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하는 모바일게임 3종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고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만 현재 5종을 서비스하는 등 기존 IP를 활용하는 게임들 위주로 개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넥슨은 이런 여세를 몰아 <테일즈위버M>과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하는 등 기존 IP의 모바일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바일게임 순위 TOP5 게임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사 전체가 이런 시류에 올라탄 분위기라 왕년의 온라인게임 IP가 모바일게임 순위를 점령하는 흐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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