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가 PC방 PC 시스템을 관리하는 업체들에게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발로란트>의 안티치트 프로그램 뱅가드는 라이엇게임즈의 지속적인 패치가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PC방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켰고, 이는 PC방 업주나 손님뿐만 아니라 PC 관리업체들에게도 골치 아픈 문제였다.

최근 몇 년 사이 PC방 업계는 매장 내 컴퓨팅 환경의 구축 및 관리를 전문 업체에게 일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PC방 업주의 역할은 과거와 달리 ‘컴퓨터 박사’일 필요가 없게 됐다. 역량과 빠른 서비스를 갖춘 PC 관리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발로란트> 출시 이후 뱅가드가 연일 PC방 PC 환경과 마찰을 빚었고, PC 관리업체들은 PC방 업주들의 빗발치는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또한 라이엇게임즈의 대응이 늦어지자 PC 관리업체들은 뱅가드 문제를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장 운영이 가능한 정도의 환경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A 업체랑 계약한 어떤 PC방은 발로란트 쌩쌩 돌린다더라”, “B 업체 쓰는 그 매장은 망했다더라”라는 식의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서는 관리업체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뱅가드 대응력’이 자리잡는 중이다.

한 PC방 노하드 업체의 관계자는 “오만가지 온라인게임을 취급해본 저희도 이런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보니 발로란트 출시 초기에는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해 고생을 많이 했고 밤을 새는 일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PC방 PC 관리업체들은 저마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에 소소한 차이가 있고 뱅가드로 인한 증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뱅가드 때문에 PC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는 PC방 업주들의 증상은 천차만별이다.

최근 해결된 사례 중 하나는 <발로란트> 실행 후 게임 데이터 로딩 중 연결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인데, 이는 윈도우 10 설정 데이터 보호 모드(DEP) 기능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각 PC방마다 윈도우 DEP 설정이 다르다보니 <발로란트> 연결 오류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반응도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뱅가드의 작동은 윈도우 DEP 설정뿐만 아니라 노하드솔루션에 따라 다르고, 관리프로그램마다 다르고, 노하드와 VOG에 따라 또 다르고, 게이밍 기어의 매크로에 따라 또 다시 다르고, 복구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마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 PC 관리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PC방에서 발견된 뱅가드 문제의 유형별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업체들이 해결책을 내놓은 속도가 빨라지는 중”이라며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협력을 통해 뱅가드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PC방 업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PC 관리업체들의 홍보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 PC 관리업체는 뱅가드가 PC 부팅 속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PC방 업주들의 불만을 의식해 PC 부팅 시 발로란트가 설치된 버전과 미설치된 버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PC를 셋팅해 호응을 얻고 있다.

PC 관리업체들에게 뱅가드가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