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5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데스크톱용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출시됐다. 10개까지 대폭 늘어난 코어와 최대 5GHz라는 경이로운 부스트 클럭을 특징으로 내세운 인텔은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게이밍 프로세서라고 소개하고 나섰다. 10세대는 과연 무엇이 달라졌고 또 성능은 얼마나 향상됐는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14nm 공정의 마지막 프로세서?
인텔 10세대 코어프로세서 코멧레이크는 브로드웰부터 시작된 14nm 공정을 잇는 5번째 모델로, 아키텍처 자체의 변화보다는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아직 차세대 10nm 공정의 수율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까닭에 인텔은 지난해 먼저 발표된 노트북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10nm와 14nm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했는데, 이번 데스크톱에서는 아예 10nm를 뺀 14nm 단일 공정을 채택함으로써 공정 전환을 다음 세대로 미뤘다. 이는 이번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14nm 공정의 마지막 제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사골 소리를 듣고 있는 14nm 공정이지만 세대마다 세부적인 개선을 꾸준히 거듭한 덕분에 인텔은 현재의 14nm+++ 라는 공정 최적화의 한계에 도달할 수 있었고, 이에 기반한 10세대 코멧레이크는 전보다 더 많은 코어와 더욱 높은 클럭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새로운 ‘터보 부스트 맥스 3.0(Turbo Boost Max 3.0)’과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Intel Thermal Velocity Boost)’ 등의 기능이 추가돼 다양한 워크로드와 컴퓨팅 환경에 따른 최적화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9세대와 10세대, 무엇이 다른가?
10세대 들어 달라진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소켓 형태의 변경이다. 인텔은 6세대부터 9세대까지 이어졌던 LGA1151 소켓 규격을 버리고 이번 10세대부터는 LGA1200 이라는 새로운 소켓 규격을 도입했다. 때문에 이전 세대 메인보드와는 호환되지 않으며 반드시 Z490, H470, B460, H410 등 새로운 400시리즈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를 사용해야만 한다.

겉보기엔 LGA1151 소켓과 LGA1200 소켓은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프로세서에 마련된 소켓 홈의 위치가 상단에서 하단으로 이동하면서 이전 세대와는 전혀 호환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중요한 변경 포인트는 코어 수 증가와 하이퍼쓰레딩(Hyper Threading) 기술의 지원이다. 이전 9세대는 코어 개수에 따라 i3(4C), i5(6C), i7(8C) 순으로 체급을 나누고 i9(8C/16T)에만 HT 기능을 추가했었는데, 이번 10세대부터는 코어 i 시리즈 전제품에 HT 기능을 탑재했고, i9은 10C/20T라는 막강한 구성으로 현세대 최상위 제품에 걸맞은 강력한 스펙을 갖추게 됐다.

아울러 달라진 설계로 증가한 발열 해소를 위해 쿨링 솔루션도 개선했다. 다이(Die)의 두께를 줄이고 IHS(Integrated Heat Spreader)를 더욱 두껍게 만들어 열 전달 효율을 높인 새로운 ‘Thin Die STIM(Solder Thermal Interface Material)’ 설계가 코어 i5 이상 K 시리즈에 적용되며, 오버클럭이 제한된 non-K 모델 i7 이상에는 페이스리프트된 신형 쿨러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PC방에서 가치는?
데스크톱용 10세대 제품 가운데 PC방이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은 메인스트림 모델인 코어 i5-10400(F) 모델일 것이다. 해당 제품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비교 대조용으로 직전 세대 제품인 코어 i5-9400F 시스템을, 공통으로는 16GB 용량 DDR4 메모리(2,666MHz)와 지포스 RTX2060 그래픽카드를 사용해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우선 3DMark Fire Strike을 구동한 결과에서는 하이퍼쓰레딩이 추가된 코어 i5-10400이 17,740점을 기록하며, 12,361점을 기록한 코어 i5-9400F보다 약 43% 향상된 성능을 보였고, Time Spy에서는 7,110점을 기록하며 5,269점을 기록한 이전 세대보다 34% 향상된 성능을 나타냈다.

하이퍼쓰레딩 추가로 향상된 멀티 성능은 CPU-Z와 Cinebench R20의 멀티 테스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테스트 결과 CPU-Z에서는 약 45%, Cinebench R20에서는 약 50% 향상된 결과값을 기록했다. 반면 싱글 성능에서는 이전 세대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아쉬움을 남겼다.

PC방 인기 게임을 통해 진행한 게임 성능 테스트에서는 아쉽게도 세대교체에 걸맞은 극적인 향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배틀그라운드>에서는 i5-10400이 평균 119fps를 기록하며 i5-9400F보다 약 9%가량 향상된 성능을 보였고,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약 7%, <오버워치>에서는 약 4% 개선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분명히 발전했지만 PC방에는 조금 아쉬운…
인텔 10세대 메인스트림이자 PC방 주력이 될 코어 i5-10400 프로세서는 멀티 성능의 뚜렷한 향상이 있었음에도 PC방이 원하는 게임 성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코어 성능을 누릴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게임 성능 향상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이전 세대와 달라진 소켓 규격으로 인해 메인보드 구입이 강제되면서 추가 지출이 불가피해진 까닭이다.

따라서 적절한 가격 조정이나 할인을 통해 상품성을 먼저 제고해야 하고, AMD로 돌아선 PC방 업주들의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공격적인 프로모션 전략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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