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의 신작 FPS게임 <발로란트>의 오픈 첫날 PC방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발로란트>의 6월 2일자 성적은 점유율 0.73%, 사용량 27,369시간을 기록했다. 종합 순위 15위에 이름을 올리며 간신히 <한게임 로우바둑이>를 제쳤다.

한편, PC방 통계 사이트 더로그에서는 점유율 0.83%, 사용량 22,406시간에 머물렀고 순위도 13위에 그쳤다. 올여름 PC방 기대작으로 꼽히던 게임의 데뷔 성적으로는 다소 초라한 것이 사실이다.

출시 당일부터 PC방의 외면을 받은 게임은 여럿 있었지만 <발로란트>의 PC방 성적표는 게임 내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외적 문제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바로 라이엇게임즈가 야심차게 준비한 안티치트 프로그램 ‘뱅가드’가 그 장본인이다.

뱅가드는 치트 프로그램의 구동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안티치트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에 과도하게 간섭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데, 다른 안티치트들이 시험 컨닝을 막기 위해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그친다면 뱅가드는 아예 양팔을 묶고 입으로 볼펜을 물고 문제를 풀게 하는 식이다.

출시 전부터 뱅가드가 컴퓨팅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었던 만큼 PC방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발로란트>를 기대하며 클라이언트를 설치했다가는 전체 손님의 불만이 급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리그오브레전드>를 통해 PC방 성공 신화를 쓴 라이엇게임즈의 신작인 만큼 <발로란트>에 관심을 보이는 업주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발로란트>로 집객을 유도하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워먹는 상황을 우려해 설치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뱅가드가 <발로란트>를 공격하는 치트 프로그램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픈 첫날 PC방 업주들의 흥행 지원을 막아버린 셈이다.

한편, <발로란트> 정식 출시 후 PC방 업주들의 우려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뱅가드가 PC방에서 일으키는 각종 문제들이 잇달아 보고되고 있는 것. PC방 업주들의 커뮤니티에는 뱅가드 해결책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뱅가드가 PC방 관리 프로그램과 충돌해 결국 전체 PC를 롤백했다는 경험담부터 타 게임의 원활한 실행을 방해한다는 내용까지 유형도 다행하다. 심지어 뱅가드가 PC방 1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 오류를 발생시켰다는 사례도 있다. 또한 매장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PC 부팅속도를 저하시키고, 각종 하드웨어 유틸리티를 차단하면서 예상치 못한 오류에 시달리는 매장도 부지기수다.

<발로란트>가 창출할 신규 고객과 뱅가드 문제 해결을 동시에 바라는 PC방 업주들의 바람이 만족되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게임사가 나서줘야 하지만 정작 라이엇게임즈는 뱅가드 문제를 베타테스트에서 모두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PC방 PC를 관리하는 전문 업체들도 고역이다. 업체들은 뱅가드가 <발로란트>가 실행 중이지 않을 때도 작동하지 않도록 재부팅 초기화를 통한 뱅가드 자동 삭제라는 궁여지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A 업체에서는 “이런 방법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PC방 업주들 사이에 PC방 관리 능력에 대한 악평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결국 <발로란트>가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뱅가드와 PC방의 궁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PC방에서 눈에 띄는 점유율을 차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발로란트>의 PC방 흥행은 PC방 업주들이 안심하고 설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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