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사태로 엇갈린 명암, PC 하드웨어 업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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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 사태로 엇갈린 명암, PC 하드웨어 업계 현황
  • 승인 2020.05.08 13:54
  • 최승훈 기자
  • editor@ilovepc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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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35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생채기를 냈다.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PC방 역시 사태가 길어지면서 심각한 영업 피해를 직면해야 했다.

이러한 PC방 업계의 피해는 PC 하드웨어 납품업체를 비롯해 게임사의 PC방 과금, 먹거리 유통업체, 수리 및 유지보수 업체 등 수많은 유관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중 PC방 업계에 대량 판매를 해오던 PC 하드웨어 수입 및 유통업체들의 상황은 어떨까?

빈손 된 대량 구매처, 구매력 떨어진 PC방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유동인구가 대폭 감소하면서 다중이용시설 이용자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당연히 PC방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고,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울산 지역 PC방의 경우 매출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손님이 줄어 적자 상황이 몇 달 째 이어지면서 PC 업그레이드나 교체는 엄두도 못내는 입장일 수밖에 없고, 여기에 악화된 경제 여건상 창업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

그간 PC방 시장은 대량 수요처로써 연간 40~50만 대 이상의 PC가 새로 구매 혹은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PC방 업계의 적자 영업과 재투자 동결은 PC방 하드웨어 유통 및 납품업체들에게 결코 남의 이야기일 수 없는 구조다.

주요 PC 하드웨어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PC방으로 출고되는 규모가 전체 매출의 30%에 가까운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상가상? 신학기 특수 사라진 시장
설상가상으로 모든 학교가 개학을 미루면서 대학교의 개강 시기를 일컫는 ‘아카데미 시즌’도 PC방 시장마냥 얼어붙었다. 노트북 유통업계에서는 신학기 프로모션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한 경우도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가장 피해가 큰 PC방이 대학교 상권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2020년 신학기 특수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노트북 시장은 데스크탑 하드웨어 시장과는 달리 신학기 시즌이 매우 중요하고, 이는 데스크탑 하드웨어 시장의 여름 및 겨울방학 시즌과 비교 대상이 아닐 정도다.

이처럼 노트북 시장이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풍선효과로 대체 시장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바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재택근무용과 게이밍 노트북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체적인 판매량에서는 분명 전년 대비 부진한 분위기지만, 역으로 좀 더 고가 라인업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적인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PC방 공급↓ 개인 소비↑
하지만 이러한 매출 구조에도 불구하고 PC방 및 유관 업계의 영업 피해는 PC 하드웨어 업체에 그리 큰 여파를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PC방 업계는 대량 구매 패턴으로 인해 PC 하드웨어 업체들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였고 그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PC방 업계가 얼어붙는 동안 반대급부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PC방 이용객이 줄어드는 반면 전국 모든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PC 수요가 늘어났고, 이에 앞서 전 국민이 두문불출하면서 게이밍 PC 수요 또한 급증했다.

게임은 ‘Play Apart Together’라는 말 그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놀이와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결국 PC방 대량 납품이 0에 가깝게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 등 PC부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상쇄시킨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PC 하드웨어 업체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가량으로, PC방 매출이 차지하던 30% 가까이 사라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는데,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증가해 재고가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방 매출 감소분을 개인 소비자 시장의 확대로 극복하고 있는 셈이다.

GTX & RTX
여기서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그래픽카드 시장의 분위기다. 대부분의 PC 부품들이 대동소이한 상황이지만, 특히 그래픽카드는 공급이 여의치 않다. 채굴 거품이 꺼지면서 고성능 중고 그래픽카드들이 대량으로 풀린 후부터 그래픽카드 시장은 예년의 활기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수요가 증가했고, 조립 PC 주문도 늘어나면서 각 유통사에 쌓여있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현재 조립 PC 시장은 가성비 높은 게이밍 PC 위주로 수요가 재편된 상황이라 GTX 계열의 그래픽카드가 주로 팔려나가고 있는데,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그래픽카드 생산량 자체가 감소한 상태라 늘어난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5월 중에는 GTX 계열 그래픽카드의 공급량과 재고가 바닥을 치게 될 가능성이 높고, RTX 제품 위주로만 공급이 가능할 것 같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GTX 계열이 수입되더라도 이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수량일 수밖에 없어 시장 흐름은 이제까지와는 사뭇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시작, 문제는 5월 이후
생산량 감소에 소비 증가가 겹치면서 품귀현상과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불확실성’이 PC 하드웨어 업계 전체를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다.

여느 해라면 이미 4월부터 한창이었을 5월 가정의 달 프로모션마저 주춤한 상황으로, 각 유통업체들은 마케팅 컨셉을 잡지 못하는 등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 상황에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입과 재고 문제, 가격과 마케팅 비용 문제, 대상 고객층 설정 등 뭐 하나라도 선명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조용히 잘 팔리는데 수요 대비 공급 즉 생산·수입 문제가 발목을 잡아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쟁사 간의 신경전은 더 치열해진 경우도 있다. 바로 CPU 시장이다.

인텔은 여전히 생산 차질로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국내 마케팅에 손을 놓은 지 1년이 훌쩍 넘었다. 코로나19는 그 공백을 좀 더 깊고 넓게 만들었을 뿐이다. 반면 AMD는 그간 무주공산이었던 엔트리 계열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이전 세대의 공정 개선 즉 리플레시 버전까지 선보이면서 촘촘한 라인업으로 경쟁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 삼아 현재 53%대 점유율을 60%대까지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AMD의 전략대로라면 5월 CPU 시장은 점유율 변화에만 그치지 않고 소켓 호환성과 공급량을 앞세워 메인보드 시장에도 변화가 생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PC방 업계는 난감한 처지다. 2월부터 지금까지 영업이 치명상을 입은 터라 이렇다 할 업그레이드는 물론 창업 시장도 위축된 상태이며, 적어도 올 여름까지는 얼어붙은 시장이 해빙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집으로 숨어든 손님을 다시 불러내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마땅치 않아 그저 운에 맡겨놓는 상황이다.

국내 PC 하드웨어 시장은 PC방 업계와 한국 사회의 어려움과는 대조적으로 나름 안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유통채널의 큰 변화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그리고 5월 역시 이러한 복잡한 상황이 계속되고, 일부는 동병상련을, 일부는 더욱 치열해진 경쟁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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