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35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2020년 1분기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코로나19는 PC방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깊은 시름과 고통을 안겨줬다. PC방 업계가 10년도 더 넘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소독하고 손소독제를 비치해온 습관 덕에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도 잠시, 속절없이 매출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정치권과 지자체 등의 비현실적인 정책들이 악재로 겹치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가 지난 1분기 동안 PC방 업계에 어떤 생채기를 남겼는지, 또 그 깊이는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통해 자세히 살펴봤다.

게임트릭스와 더로그 TOP5 게임 이용량 기준
먼저 미디어웹이 서비스하는 게임트릭스와 앤미디어플랫폼이 서비스하는 더로그의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살펴봤다. 지표는 TOP5인 <리그오브레전드>, <서든어택>,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피파온라인4>으로 한정했는데, TOP5의 시장 점유율은 통계 기준에 따라 70~75% 가량을 점하고 있으며, TOP5까지가 최소 5% 이상 점유하고 있는 게임이라 지표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2월초 대비 평균 40% 가까이 하락
우선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2월 초까지는 겨울 성수기의 분위기가 유지되는 편이었고, 특히 1월 말에 설 연휴가 있어 2월 초까지는 설 연휴 특수가 한동안 이어지다가 점차 PC 가동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더로그 기준으로 2020년 1주차는 총 이용시간 2,952만 시간을 기록하며 겨울 성수기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후 1월 말부터 2월 초에 걸쳐진 5주차에는 총 이용시간이 3,140만 시간으로 6.37% 증가했다. 총 이용시간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1월 말에 4일간 이어진 설 연휴 동안 집객 및 이용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주차 즉 3월 말에 접어든 시점에서 총 이용시간은 1,910만 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설 연휴 효과가 반영된 5주차와 비교해 39.19%나 감소했고, 1주차와 비교해도 35.29% 감소한 것이라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은 가공할만한 위력임을 실감케 한다.

이러한 흐름은 게임트릭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3월 4주간의 전국 평균 가동률은 18.87%으로 2월 4주간의 전국 평균 가동률이 24.73%였던 것과 비교해 무려 5.86%p나 감소했다. 이는 총 이용시간으로는 23.7%가 감소한 것이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대구·경북
코로나19가 할퀴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지만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신천지 사태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이다.

실제로 이러한 피해 정도는 통계 수치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5주차와 12주차의 총 이용시간 및 가동률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지역별 피해 정도를 가늠해보았다.

우선 대구는 155만 시간에서 67만 시간으로 56.77%나 감소해 낙폭이 가장 심했고, 경북은 131만 시간에서 62만 시간으로 52.54%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울산은 80만 시간에서 41만 시간으로 48.59% 감소했다.

게임트릭스 역시 2월과 3월을 비교해 보면 대구와 울산이 가장 낙폭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게임트릭스는 울산이 10.52%p 감소, 대구가 9.07%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총 이용시간으로 보면 각각 39.6%, 36.77% 하락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부산이 8.36%p 감소로 31.26% 하락했고, 대전이 8.26%p 감소로 28.87%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대구가 23.95%에서 15.6%로 8.35%p 감소했고, 울산이 20.56%에서 16.05%로 4.51% 감소했다. 경북은 19.96%에서 15.72%로 4.24%p 감소했고, 부산이 24.12%에서 18.38%로 5.7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대구·경북 지역이 가장 피해가 크고, 울산과 부산 그리고 대전이 그 다음으로 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감소폭이 큰 지역은 국가 재난급의 사태를 겪고 있는 지역이라는 사실이 통계 수치에 여실히 드러난다.

그나마 피해 적은 곳은 호남과 제주
코로나19의 마수가 할퀸 피해가 그나마 적은 곳은 호남 지역과 청정 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전남과 전북은 총 이용시간이 각 91만 시간과 103만 시간에서 67만 시간과 70만 시간으로 각각 25.8%와 32.03% 감소했다. 제주 역시 ‘청정 제주’라는 별칭답게 피해가 그마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이용시간이 37만 시간에서 25만 시간으로 32.48% 감소한 것에 그쳤다.

게임트릭스 역시 2월과 비교해 보면 호남 지역과 제주도의 낙폭이 그나마 작게 나타났다. 다만, 게임트릭스에서는 제주가 29.22%에서 26.82%로 2.4%p 감소해 낙폭이 가장 작았고, 전북이 25.44%에서 20.57%로 4.87%p 감소, 전남이 24.69%에서 19.47%로 5.22%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이를 총 이용시간으로 보면 각 8.21%, 19.14%, 21.14% 감소한 것이다. 평소라면 10%만 하락해도 폭락인데 시국이 시국인 만큼 20% 전후의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은 지역의 성적표다.

행정명령 발동된 서울과 경기는?
그렇다면 행정명령이 발동된 서울과 경기 지역의 피해 상황은 어떨까.

우선 서울은 61만 시간에서 39만 시간으로 36.72% 감소했고, 경기는 80만 시간에서 48만 시간으로 39.99% 감소했다.

이는 광역지자체 16개 지역 가운데 대구·경북과 울산을 포함해 6번째, 8번째로 낙폭이 큰 편에 속한다. 특히 서울은 전체 평균 감소치인 39.17%보다 낙폭이 적지만 경기 지역은 평균보다 더 큰 감소폭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래도 감염예방수칙 등 규제 수위가 더 높고 일선 점검도 훨씬 빈번한 경기 지역의 영업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은 행정명령이 발동됐지만 상대적으로 의료기관이 많고, 교통수단이 다변화돼 있어 집단감염 및 밀접접촉이 분산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로그와 게임트릭스의 통계값과 그 순서에 다소 차이가 보이지만 큰 맥락에서는 유사한 그룹을 가지며 비슷한 분모를 갖고 있어 궤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평균 40%, 최소 25.8%에 달하는 매출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값을 통해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구·경북의 피해는 -52.54%에서 -56.77%에 달하는 등 절반 이하로 줄어든 총 이용시간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보이는 것보다 실제 피해는 더 크다
사실 PC방 업주가 겪고 있는 실제 피해는 통계값의 수치보다 월등히 크다. 임대료와 통신회선비, 인건비, 전기요금 등 고정비는 변함이 없거나 소폭 감소할 뿐이기 때문에 실제 영업 이익 즉 체감 영업환경은 매출 감소폭의 2배 이상인 상황이다. 사실상 대구, 경북, 부산, 울산 등은 적자운영이고, 그 외는 대부분 손익분기 전후에서 겨우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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