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게임업계를 강타하면서 게임사들의 PC방 이벤트 및 프리미엄 혜택 정책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어떤 게임은 기존에 진행하던 PC방 이벤트 강행을 불사하고, 또 어떤 게임은 코로나19를 이유로 PC방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거나 플레이 장소와 무관하게 보상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코로나19는 PC방 이벤트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혜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게이머들이 PC방 이용을 꺼리고 있으니 아예 장소 제한을 풀어버리는 경우도 나왔다.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기간제 이벤트와는 성격이 다르므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게임사들의 PC방 정책 유형을 정리해봤다.
코로나 눈치 볼 이유 없다
게임트릭스 기준 상위 30위 게임 중 PC방 이벤트를 실시하는 경우가 드문 게임들이 있다. 이들은 애초에 진행하고 있던 PC방 이벤트가 없으니 코로나를 이유로 조기 종료하거나 중단할 일 자체가 없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GTA5>, <레인보우식스 시즈>, <몬스터헌터> 등 외산 게임들이 대거 포함된다.
즉각적 빤쓰런이 답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마자 진행 중이던 PC방 이벤트를 재빠르게 종료하는 유형도 있다. 다중이용업소라는 PC방의 특성을 고려해 고객인 게이머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대처 방식이다.
예를 들면 <카트라이더>, <로스트아크>, <크레이지아케이드>, <사이퍼즈> 등 국산 온라인게임들 다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PC방 이벤트가 아니면 되잖아?
또 다른 유형으로는 기존에 진행하던 PC방 이벤트의 내용을 바꾸는 유형이다. PC방 이벤트를 일반 이벤트로 전환함으로써 게이머들의 안전도 챙기고, 이벤트 보상도 당초 계획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이벤트 내용에 따라 PC방 누적 플레이 시간에 가상의 보너스를 합산하거나, PC방 전용 아이템을 지급할 수 없으니 보상 자체를 변경하는 등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이 유형의 특징이다.
<서든어택>,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 게임들이 대표적이다.
이미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코로나 이슈가 처음으로 불거질 시기부터 PC방 이벤트 잠정 휴식기에 들어간 유형도 있다. 일종의 선제적 대응을 펼친 게임들이다.
<리니지>, <리니지2>, <테일즈런너>,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스페셜포스> 등은 연중 끊임없이 PC방 이벤트를 선보이는 게임들이지만 1월 말에서 2월초 사이의 기간 동안 신규 PC방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상남자는 자기 갈 길을 갈뿐…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와 <천하제일상 거상>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코로나19의 흉흉한 기세와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는 점이다. 이 둘은 기존에 진행 중이던 PC방 이벤트를 당초 기획대로 밀고 나갔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는 ‘카라킨’ 업데이트를 기념해 오는 18일까지 PC방에서 플레이하는 게이머에게 각종 스킨(외형 아이템) 200여 개를 지급하며, <천하제일상 거상>은 지난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PC방 이벤트 2종을 진행해왔다.
이렇게 된 참에 PC방 혜택을 집에서!
PC방 이벤트가 아니라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건드린 게임도 있다. 기간제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 프리미엄 혜택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PC방이 게임사로부터 유료로 구입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으로, 앞서 언급한 PC방 이벤트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검은사막>은 PC방 접속 혜택을 집에서 편하게 누리라고 ‘PC방 전용 퀘스트’와 ‘PC방 상점’ 및 ‘PC방 꿈의 상자 도전과제 혜택’을 풀어버렸다. <DK온라인>은 더 나아가 게이머를 대상으로 PC방 프리미엄 혜택 판매에 나섰다. <프리스타일>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유저 전체에게 프리미엄 PC방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게임사들이 가맹점이 아닌 PC방에서 온라인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막고 있는 실정과, PC방에서 유료로 구입하는 정량시간이 프리미엄 혜택과 패키지로 묶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PC방 업주들이 분노할 형태다.
더욱 아쉬운 점은 ‘코로나19 PC방 혜택을 집에서 누리라’라고 떠벌린 게임사들 중에 비가맹 PC방을 대상으로 접속제한을 해제한다는 소식도, 코로나19로 인해 전례 없던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방에 무료로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한 게임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김병수 회장은 “게임사가 VPN 지피방도 아닌데,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해당 게임사들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조속한 철회와 재발 방지,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과거 이와 유사한 형태의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게임사들은 PC방 업주들의 문제 재기에 사과하고 이벤트를 중단하거나 조기에 종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