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5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텔의 9세대 프로세서는 매우 많은 과정의 변화를 거친 제품이다. i3, i5, i7으로 나뉘던 세그먼트에 새롭게 i9 시리즈가 추가됐고, AMD와의 멀티코어 경쟁으로 하이엔드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코어 수가 8개로 늘었다.

이런 변화로 인해 기존에 최상위 모델로 대접받던 i7 시리즈는 새로 투입된 i9 시리즈에 하이엔드 자리를 내줬는데, 달라진 포지션과는 별개로 코어가 8개로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성능은 크게 향상됐다. 덕분에 하드웨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값비싼 i9 보다 i7 시리즈가 ‘실용적인 하이엔드’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우리 인텔이 달라졌어요!
일명 ‘옆그레이드’라고 불리며 세대 교체 때마다 미미한 성능 향상으로 지적받던 인텔은 9세대로 넘어오면서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줬다. 비록 프로세서 성능의 핵심인 아키텍처 공정은 여전히 14nm에 머물러 있지만, 기존 공정을 최대한 활용해 적지 않은 성능 향상을 끌어내는 장인정신을 발휘했다.

아울러 AMD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 최대 6코어였던 8세대보다 코어를 2개 더 늘려 8코어 하이엔드 모델을 선보였다. 덕분에 코어 i7부터는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물리 코어를 통해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여준다.

또한 늘어난 코어로 인한 전력 소모 및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STIM(Solder Thermal Interface Material) 방식을 도입, 수년간 인텔 프로세서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CPU 다이와 IHS(Integrated Heat Spreaders) 사이의 열전도 물질을 써멀그리스로 채워 넣는 대신 땜질 방식으로 변경해 발열과 효율을 잡았다.

주특기 잃은 i7, 2인자인가 실세인가?
9세대 들어 새로운 i9시리즈가 하이엔드 포지션을 차지하면서 퍼포먼스 라인업으로 포지션이 낮아진 i7시리즈는 제원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특히 가상의 논리 코어 수를 두 배로 높여주던 HT(Hyper Threading) 기술이 빠졌는데, 이는 지난 2008년 ‘코어 i’ 시리즈가 출시된 이후 처음이다.

HT 기술의 지원 여부는 이전 세대까지만 해도 i5와 i7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였으나, 9세대에서는 i7과 i9을 가르는 기준으로 바뀌었고, 결과적으로 9세대 i7은 물리 코어는 늘어났지만, 논리 프로세서 수는 감소하고 말았다. 하지만 논리 코어 프로세서 증가를 통한 성능 향상보다는 물리 코어 수 증가에 따른 성능 향상 폭이 더 크기 때문에 물리 코어 수가 늘어난 9세대 i7 시리즈는 실질적으로 8세대 i7 시리즈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인텔 코어 i7-9700K, PC방에서의 입지는?
일부 프리미엄 PC방을 중심으로 도입이 활발한 i7-9700K는 배수락 해제로 오버클럭이 자유로운 K 시리즈지만, PC방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는 H310 메인보드와 합을 맞추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9세대 프로세서 가운데 PC방 선호도가 가장 높은 i5-9400F와 순정 상태의 i7-9700K를 비교해 얼마만큼의 성능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봤다.

테스트를 위해 인텔 H310 칩셋 메인보드, 32GB 용량의 DDR4 메모리(2,666MHz), 지포스 GTX1080 그래픽카드, S-ATA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500GB SSD 등으로 시스템을 구성하고, CPU 테스트에 활용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PC방 인기 게임을 활용해 성능을 측정했다.

게임 그래픽 성능 측정에 널리 활용되는 3DMark사의 FireStrike와 TimeSpy 벤치마크에서는 i7-9700K가 i5-9400F보다 48~53%가량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줬고, CPU-Z와 Cinebench R20에서도 i7-9700K 쪽이 약 67~68% 더 향상된 멀티 성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CPU의 다양한 연산 능력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하는 Performance Test 9.0에서는 i7-9700K가 약 40%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엑셀 작업이나 렌더링 등 전반적인 사무용 작업에서의 성능을 확인하는 PCMark에서는 i7-9700K가 약 20%가량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PC방 주력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i5-9400F가 평균 153 프레임을, i7-9700K가 평균 184 프레임을 기록해 약 20%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고, 높은 사양 요구치로 정평이 난 <배틀그라운드>에서는 i5-9400F가 평균 101, i7-9700K가 평균 128 프레임을 기록하며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오버워치>에서는 i5-9400F가 평균 140, i7-9700K가 142를 기록해 프로세서 체급에 따른 성능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쾌적한 게임 환경 구축하려는 프리미엄 PC방에 적합
인텔 코어 i7-9700K 프로세서는 고객들에게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려는 프리미엄 PC방에 적합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오버클럭을 하지 않은 상태로도 보급형 i5-9400F보다는 전반적으로 빠릿빠릿한 반응을 느낄 수 있고, 게임은 물론 다양한 멀티태스킹 작업에서도 쾌적함을 제공한다.

다만 다소 높은 가격으로 인해 부담이 따를 수 있는 만큼 상권의 특성과 수요 규모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그레이드 주기를 늦춰주는 부분이나 훗날 중고 판매 시의 감가상각까지 모두 고려해 도입 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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