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폐업을 하려고 합니까?”

뚱딴지같은 소리지만 현업 종사자들이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하기 전에 폐업하는 업종 선배들에게 한 번쯤 물어보라고 하는 충고다. 자신이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해당 업종에서 폐업하는 사람들에게 그간의 고충을 듣고, 무엇을 조심하고, 또 무엇을 노력해야하는지 반면교사를 삼으라는 의미다.

그만큼 PC방 업계의 영업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출혈경쟁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출혈경쟁의 원인은 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 고객 감소, 가파른 인건비 상승, 다양한 콘텐츠 채널의 등장으로 인한 PC방의 상대적 약세, 신작 온라인게임의 부재, 정부의 규제, 묻지마 창업 권유하는 프랜차이즈 등 매우 복합적이다.

당연하게도 해결 방법 역시 여러 원인들이 얽히고 설킨 터라 그리 단순치 않다. 다시 말해 알아야 할 것도, 이해해야 할 역학관계도 많다는 의미다.

창업을 권유하는 달콤한 광고와 제안은 창업 이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규 창업자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인지를 할 즈음에는 해당 상권의 업주들 사이에서 이미 대화 없이 상권을 유린한 신규 창업자에 대한 적대감만 남게 된다.

결국 노하우나 문제 해결 방법은 커녕 폐업 위기를 타파할 방법조차 모르는 신규 창업자는 가장 쉽지만 가장 위험한 ‘가격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게 되고, 그 같은 방법은 신규 창업자를 더욱 힘든 상황으로 몰아간다.

십중팔구 해당 상권은 출혈경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폐업 자리에 또 다른 신규 매장이 들어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리고 신규 창업자가 말 그대로 창업이 처음인 경우라면 높은 확률로 그 폐업 도미노의 첫 번째 타자가 될 수 있다.

이에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해당 업종의 밝은 양지만을 바라보기 보다는 어두운 음지를 먼저 세심하게 살피고, 잘 나가는 선배보다는 실패의 맛을 본 선배들의 충고를 더욱 깊이 세겨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고사양 온라인게임의 시대로 접어들고, 인건비가 가파르게 증가한 지금, PC방 창업은 예전보다 더 큰 비용이 들어간다. 충분한 조사와 준비 그리고 남의 몫을 빼앗아 내가 산다는 방식보다는 업종의 구성원으로 녹아들어 상생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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