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5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은 생활에 밀접한 문화 콘텐츠 소비 공간으로 소비자에게는 값싸고 친숙한 복합 공간이지만 PC방 업계는 요금, PC 사양에 이어 먹거리까지 경쟁이 치열하다. 당연하게도 주 소비층이나 상권에 따라 그 중요도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고, 치열해진 경쟁 만큼이나 매장의 선택과 집중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용 자원은 항상 제한되어 있어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시스템 책상과 여백의 미를 활용해 인테리어 비용을 최소화하고, PC 사양 역시 이전 세대를 활용해 필요충족 성능은 넘기되 구매 비용을 최소화한, 화려한 치장보다 실리에 무게를 둔 사례를 찾아보았다. 최근 PC방 가구 및 인테리어 전문업체 다크호스를 통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는 경기도 성남시 젤존 PC방이다.

상권에 맞춰 인테리어와 PC 사양 조절, 필요충족분 갖추되 최소 지출로…
처음 발을 들인 젤존 PC방은 화사하면서도 다소 특이한 부분이 눈에 띄는 실내였는데, 최근 트렌드와 같이 휘황찬란하게 압도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깔끔하고 시크한 분위기이면서 단정하고 강렬한 대비로 고급스러움을 이끌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젤존 PC방 사장은 인테리어와 PC 사양 그리고 먹거리 등은 상권 내에서 뒤처지지 않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반드시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집객을 유도해야 하지만,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과열 경쟁으로 인해 과도한 지출은 오히려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집객 효과와 만족도’, ‘최소지출 최대효과’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내는 절충점을 찾아야만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매장 곳곳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갖추면서도 시설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민과 구조가 반영돼 있었다.

사실 젤존 PC방은 인수 창업 PC방이다. 인수 후 PC는 물론 인테리어까지 모두 새로 손을 댔다.

우선 천장은 외곽만 잘라서 남겨놓고 들어낸 뒤 검은색으로, 외곽은 흰색으로 마감했다. 재시공 비용을 줄이면서 짙은 색 대비를 통해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검은색으로 마감된 천장에는 금속제 로고 박스를 달아 비용은 줄이면서도 단조로움을 한 번에 해결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벽면은 전체를 다시 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않고 위로부터 약 40% 가량만 두르고, 나머지 빈 부분은 PC 책상을 활용했다. PC 책상은 PC방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데, PC 수납공간이 상단에 있어 높이가 높은 다크호스 100/200 시리즈를 활용했다. 여느 책상보다 높이가 높은 만큼 벽면을 가리는 면적이 넓어 벽면 인테리어 면적이 크게 줄어드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젤존 PC방이 도입한 다크호스 100/200 시스템 책상은 PC 케이스 기능을 하는 수납함 또는 PC 케이스 거치대가 있어 여느 책상보다 높이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해당 공간 자체가 PC 케이스보다 크고 별도의 LED 쿨링팬이 장착돼 발열 관리에도 더 나은 성능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이점이 많다.

앞서 언급한 벽면 인테리어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와 더불어 상향평준화된 PC방 PC 사양으로 인한 발열 문제 즉, 쓰로틀링 문제를 크게 해소할 수 있어 PC의 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수납함 외부에 설치된 디지털 온도계를 통해 표시되는 PC 내부의 온도 표시는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각 좌석 라인의 끝은 네트워크 장비를 수납해 라인 별 네트워크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었다.

복층 구조 활용
기존에 있던 나선형 계단을 그대로 살려 복층 구조도 활용했다. 외부 계단은 비상구 용도로 이용하고 손님은 나선형 계단으로만 이용하도록 구성했다. 평소 운영은 단일화하면서도 비상구는 원래의 비상구를 포함해 총 3개로 늘어나 유사시 여느 PC방 보다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복층 구조라고 해도 위층은 PC 가동률이 낮은 낮 시간대에는 모두 꺼두는데, 불필요한 운용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당연하게 위층에도 선불결제기를 비치해 고객들이 결제를 위해 아래층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도록 배려했다.

책상 쿨링 성능 믿고 과감하게 중고 PC 부품 도입
다크호스 100/200 시리즈 책상은 그 PC 수납공간의 용적이 크고 LED 쿨링팬이 부착돼 매립형 책상과 쿨링 성능이 다르다. 이를 고려해 그래픽카드는 전량 GTX1080과 1070 중고 제품으로 세팅했다.

상향평준화된 PC의 CPU와 그래픽카드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당장 쓰로틀링 문제에서 장기적으로 각 부품의 캐퍼시터에 무리가 가중돼 수명이 짧아지거나 쉽게 고장날 수 있다.

PC 수납함 내부 온도는 손님들이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중에도 29도 전후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GTX1080과 1070으로 세팅해 높은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비용은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브랜드화 먹거리, 재료 보관 최소화
젤존 PC방은 다크호스로부터 제공받은 레시피와 재료 관리 방법으로 먹거리를 운용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브랜드화했다는 점과 재료 관리법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우선 ‘BOB(밥)’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손님들로부터 하여금 체계적인 먹거리 공급·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 먹거리 매출을 높이고 있었다. 또한 브랜드와 메뉴를 담은 별도의 간판을 만들어 한쪽 벽을 장식했다.

여기에 메뉴별로 식자재들을 1인분씩 패킹해놓는 방법 대신 재료별로 개별 보관하되 조리 시 레시피에 따라 재료별로 꺼내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별 재료들마다 소진 속도가 다를 수 있는데, 그 정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토핑 등을 공용으로 활용하도록 메뉴와 레시피를 구성해 재료 회전을 높였다.

마치며…
젤존 PC방은 시스템 책상을 활용해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면서 쿨링 성능은 높였고, 그로 인해 중고 그래픽카드를 도입해도 내구수명과 쓰로틀링 걱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다. 천장과 좌석라인 칸막이는 기능성과 인테리어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먹거리는 브랜드화를 통해 손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재료 운용 방법을 고도화해 재료비는 낮추면서도 회전률은 높였다.

상향평준화되는 추세에 맞춰 고성능을 갖추면서도 손님 눈높이를 고려한 인테리어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협해낸 것은 분명 실리와 효과의 절충점을 적절하게 잡아낸 셈이다.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인건비는 날로 인상돼 악화일로인 영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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