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4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를 따뜻하게 덥혀줬던 <배틀그라운드>와 <로스트아크>는 한풀 꺾인데 반해, 연말에 출시한 <리니지2M>과 <V4>는 모바일게임이면서도 PC 온라인게임인 정체성에 PC방 프리미엄 혜택 등을 앞세워 온라인게임 시장과 PC방 업계에 노크를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최저임금이 2018년에 이어 재차 큰 폭으로 인상된 데 이어 경기는 더욱 침체돼 어려움이 가중된 해였다. 이처럼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방면에서 PC방 업계를 관통한 주요 뉴스 10개를 꼽아봤다.

1.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강제 행정해석
2019년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0.9% 인상된 8,350원이었는데, 이는 2017년 6,470원 대비 29% 인상된 것이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주휴수당을 강제하는 행정해석을 내놓아 소상공인에게 인건비 인상 압박이 상당한 수준으로 작용했다.

결국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나 보이던 주 15시간 미만 근로, 일명 ‘알바 쪼개기’가 소상공인업종 전반에 확산되는 계기가 됐고, 아르바이트생 사이에서는 짧은 알바를 여럿 돌아다니게 되면서 ‘메뚜기’와 ‘테트리스’라는 신조어까지 나타나게 됐다.

2. 2025년 실내 흡연실 폐쇄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1일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소상공인들의 영업과 직결되는 실내흡연실의 경우 현재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 및 일부 공중이용시설을 실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던 것을 단계적으로 2021년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 2023년에는 모든 건축물로 확대하고, 2025년에는 모든 실내흡연실을 폐쇄해 종업원 및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간접흡연 차단을 위해 거리 보행 흡연 역시 금지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간접흡연 피해 최소화를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전면금연화를 시행하며 실내흡연실을 설치한지 불과 6년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실내흡연실 철거 비용 등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이다.

3. PC방 먹거리의 고급화
PC방 태동 이래 먹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최근에는 그 발전 속도가 더욱 가속되고 있다. 동결건조 식품을 넘어 아예 기내식 형태의 도시락과 생과일 쥬스 등이 직접 제조되는 수준이 보편화되고 있다.

아예 외식업 종사자를 매니저로 고용하는가 하면 전문 조리사를 고용해 먹거리의 퀄리티와 항상성을 끌어올리는 PC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가 명확해지면서 먹거리 관련 체인 사업 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한해였으며, 이는 내년에 옥석이 가려지면서 질적 성장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 <디아블로4>와 <오버워치2> 공개한 블리즈컨 2019
블리자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블리즈컨 2019에서 신작과 기존 게임의 새로운 콘텐츠를 대거 공개했다. 지난해 블리즈컨 2018에서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로 전 세계적인 망신과 비난을 겪은 것을 의식한 듯 온라인게임들을 한껏 꺼내들었다. 신작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PC방 업계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초미의 관심사였던 <디아블로4>와 <오버워치2> 모두를 루머가 아닌 신작 소식으로 전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신규 확장팩 ‘어둠 땅’, <하스스톤>의 신규 확장팩 ‘용의 강림’ 및 자동전투 게임모드 ‘전장’, <스타크래프트2>의 신규 협동전 사령관 ‘아크튜러스 맹스크’,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의 커스텀 맵 소식도 있었다.

5. WHO 게임 질병코드 논란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28일 열린 제72차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것을 포함한 국제질병분류 개정판(ICD-11)을 확정하고 각국에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각국은 2022년부터 WHO의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코드 정책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게임 업계는 적극 반대 의견을 내놓았고, 의료계는 찬반으로 나뉜 상태다. 게임장애 개념은 과거의 관점으로 미래 세대의 활동영역과 잠재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사회문화적 현상을 세원 확보 및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행태라는 비난이 거세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협의체를 구성해 게임문화와 과몰입 그리고 게임장애 개념에 대한 원론적인 접근과 해석부터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다.

6. <리니지2M> 론칭, 퍼플 PC방 과금, <V4> PC 버전 출시
<리니지2M> 출시와 함께 엔씨소프트 전용 런처이자 앱플레이어인 퍼플이 공개됐다. <리니지2M>은 4K 해상도와 심리스 오픈 월드 등 기존 모바일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스케일과 완성도를 자랑하며, 퍼플을 통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고민 중이다. 말 그대로 모바일게임이면서 또 동시에 온라인게임으로의 역할도 함께 하는 크로스플랫폼 형태를 갖춘 것이다.

이와 더불어 넥슨의 <V4>는 흥행 성공에 힘입어 아예 PC 버전 출시를 확정했다. 출시 전부터 PC 버전 개발 의사를 내비쳐 크로스플랫폼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던 터라 이번 PC 버전 출시 소식은 PC방에서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처럼 최근 모바일게임의 고사양·고급화와 시장 성장 둔화는 PC 온라인과의 교집합을 키우는 크로스플랫폼으로 가닥이 잡힌 형세다.

7. 유명 PC방 프랜차이즈 부도
올해 PC방 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얘기 중 하나로 유명 프랜차이즈들의 부도설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행사나 모임마다 어김없이 설왕설래할 만큼 요주의 관심사였다.

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10억 원이 넘는 결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대표가 잠적한 상태로, 아직 당좌거래 정지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정보공개서 등록을 철회해 신규 영업이 중단된 데다가 채권단이 구성된 상태다.

이외 몇몇 가맹본부는 올해 적자로 전환되는가 하면, 새로운 브랜드를 개설해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PC방 업계의 영업 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한동안 PC방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8. 불법 윈도우 유통, 대법원 판례
지난 6월, 저작권자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동의 없이 윈도우 킷값만 유통하는 행위를 저작권 위반 행위로 확정한 대법원 판례가 나오면서 그간 일부 오픈마켓 등을 통해 성행하던 불법 유통제품에 대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MS는 소비자 캠페인과 불법 유통업자 단속을 병행하는 한편, PC방 업계에서 불법 제품 이용에 따른 피해를 주의해달라는 캠페인 활동에 나섰다.

PC방은 윈도우 10의 경우 처음 사용자용 윈도우 10 Pro 버전을 설치해야 하며, PC방 공식 공급처 9곳을 제외한 채널을 통해 구매한 라이선스는 정품 PC(라이선스)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9. 무인 운영 솔루션 도입 크게 늘어
올해는 PC방 무인 운영 솔루션이 급격하게 발전, 보급되기 시작한 해로, 관련 업체만 50여 곳이 넘을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활발한 영역이었다.

지난 2년 사이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인상되면서 이제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던 인건비 문제가 경기하강 분위기와 맞물려 강력하게 대두됐다. 특히 24시간 업종인 PC방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더욱 크게 체감돼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야간에 부분적으로 무인 운영 솔루션을 도입하는 매장이 크게 늘어났다.

무인솔루션이 늘어난 인건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보완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야간 매출이 인건비 이상이라면 사람이 머물러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만, 이 역시도 상권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10. AMD 3세대 라이젠 3000 시리즈 흥행
지난 7월 7일 출시된 AMD의 3세대 라이젠 3000 시리즈 프로세서가 PC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세대에서 인텔의 4코어 체계를 6코어 체계로 이끌면서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은데 이어 2% 부족하다고 평가되던 게이밍 성능마저 뛰어넘으면서 CPU 시장 점유율을 50%를 초과하기에 이르렀다.

PC방 업계에서는 싸고 좋은 CPU에 대한 선택지가 생겼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소켓을 유지하기로 한 AMD의 정책으로 인해 업그레이드 시 메인보드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윈도우 재구매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점도 긍정적인 변화다. 그간 PC방 업계의 99%를 점유하던 인텔은 매 세대마다 새로운 메인보드를 구매해야 했기 때문에 윈도우 재구매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상당했다.

최근에는 중국 내수용으로 출시돼 호평을 받은 라이젠 5 3500X가 국내에 정식 수입되면서 메인스트림 시장에 최고의 가성비를 갖춘 6코어 CPU 라인업이 완성돼 CPU 시장 점유율이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 외…
이외에도 2019년에는 많은 이슈가 있었다. PC방 인기순위 50%를 넘나들며 명실상부 PC방 대표 게임으로 공인된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의 10주년 소식과 이를 기념한 신작 소식들이 게임업계 주요 이슈로 손꼽힌다.

2019 게임대상에서 <로스트아크>가 대상을 수상하며 온라인게임의 부흥을 알렸고, <패스오브엑자일>이 출시돼 PC방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도 했다. <리니지>가 부분 유료화 전환을 선언하며 온라인게임 정액제의 종언이 고해진 것도 큰 사건이었다.

신작 가뭄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팀의 PC방 서비스 가능성이 생겼다. 국내 PC방 서비스와 관련한 협의가 오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의를 진행 중인 업체는 그 이후 별다른 진척도, 결정된 바도 없어 사실상 제자리걸음 중인 상황으로, 내년에는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데 이어, 국내 업체들이 힘을 모아 웨이브를 출범,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것도 PC방 업계가 주목해야 할 큰 변화였다.

PC 분야에서는 엔비디아가 슈퍼 시리즈를 내놓으며 성능과 가격 그리고 촘촘한 라인업을 갖추는 계기가 됐고, 인텔은 CPU 공급 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전 세계적으로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PC방 업계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는 넓은 선택지가, 인텔 CPU는 대량 구매의 어려움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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