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은 게임과 유저 트렌드에 따라 PC 사양과 주변기기가 변화해왔다. 이 가운데 손님의 눈에 가장 먼저 보여지는 모니터를 살펴보면 대형화에서 고사양화로 그리고 최근에는 다양화로 이어지는 추세다.

<리그오브레전드>가 대세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일명 LOL PC라는 저사양 PC가 PC방 가성비 PC로 각광받던 때에는 주변기기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로 차별화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던 시기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모니터 대형화가 시작됐다.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 도입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마우스 역시 단종된 G1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게이밍 마우스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24형이 주류이던 모니터는 32형을 넘어 37형과 39형까지 확장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책상의 크기로 인해 39형이 물리적 한계였고, 이마저도 구형 책상에는 거치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해상도는 FHD 그대로라 도트피치가 과도하게 커지는 문제로 인해 일부 손님들에게는 과도한 ‘계단현상’이 불편을 야기하는 상황까지 불거졌다.

결국 PC방 업계는 32형이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모니터로 정립됐다.

이런 성장통이 잦아들 무렵 <오버워치>가 출시돼 잠시나마 <리그오브레전드>를 왕좌에서 끌어내렸고, 그 인기와 더불어 PC 업그레이드와 일명 ‘FPS’ 모니터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바로 이 시기부터 커브드 모니터가 인기를 끌게 됐으며, 고주사율 모니터가 주목받기 시작해 144Hz 모니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면서 FPS에 효과적인 모니터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져 165Hz 모니터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심지어 매장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좌석에는 180Hz를 비롯해 240Hz 모니터까지 도입됐다.

<배틀그라운드>의 열기가 조금 식자 소비자 트렌드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채산성과 다양성을 포용해 집객을 높이고자 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노려 변화가 시작됐다. 바로 다양한 모니터 종류를 구비하는 것이다.

크기는 표준인 32형뿐만 아니라 27형도 함께 구비하고, 주사율 역시 144/165Hz를 기본으로 180/240Hz 좌석을 구분하고, 해상도도 FHD 외 QHD도 일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제품과 LG/벤큐/ROG/어로스 등 고가의 게이밍 브랜드를 함께 준비한다. 커플 및 영상 시청 손님을 위해 21:9 모니터를 소량 도입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보여지고 있다. 적게는 2~3종에서 많게는 7~8종 이상의 모니터가 한 매장 안에 혼재하는 경우도 있다.

부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당시의 트렌드를 반영해 도입하다보니 서로 다른 유형의 모니터를 구비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여러 유형의 손님 취향을 고루 포용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를 기획‧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영상 콘텐츠 소비 비중이 높아지고 OTT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21::9 모니터도 뒤늦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졌다는 것이고, 이를 포용해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여러 종류의 모니터를 구매하는 것은 지출만 늘릴 뿐 고객 선호도는 자칫 제자리걸음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소의 지출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매장 손님들의 취향 분석에만 국한하지 않고 상권 내 거주인구 혹은 유동인구에 대한 소비 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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