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시장을 놓고 글로벌 공룡과 토종 플랫폼이 맞붙어 1라운드는 웨이브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PC방과 유저풀이 겹치는 OTT 소비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OTT 시장의 흐름은 PC방의 전역변수로 떠올랐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10월 24일 공개한 모바일인덱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SKT 옥수수와 공중파 3사 푹(Pooq)을 통합한 웨이브가 지난 9월 18일 론칭 이후 한달여 만에 270만 사용자를 유치하며 200만인 넷플릭스를 넘어섰다.

(출처 =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일평균 사용자 역시 41만 명 정도였던 푹이 웨이브로 통합되면서 약 80만 명으로 성장해 51만 명인 넷플릭스를 앞질렀다.

해외 OTT 플랫폼의 국내 진출에 맞서 국내 OTT 플랫폼이 양적 성장 카드를 꺼내든 1라운드는 웨이브의 승리로 장식됐다.

(출처 =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OTT 시장이 PC방 업계에 중요한 것은 유저풀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주요 이용자가 20, 30, 40대에 집중돼 PC방 주요 이용자의 연령대 구성과 오롯이 겹친다. 더욱이 여성 사용자의 비율이 웨이브 59.5%, 넷플릭스 54.4%로 높게 나타나 여성 고객을 확대해야 하는 PC방 입장에서는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다.

(출처 =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OTT 플랫폼 홀더의 전략과 마케팅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OTT 플랫폼은 그 특성상 지속성 즉 공급되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성패를 결정짓는데, 결국 소비자에게 만족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냐가 관건이다. 웨이브는 고화질 영상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는 대신, 국내 통신망과 PC방 채널을 이미 폭넓게 잠식해 있다.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젊은 소비자 층을 중심으로 1년 사이 월간 순이용자(MAU)를 186만 명까지 모으며 4.4배에 달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PC방 업계는 이미 모바일게임이라는 반면교사가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할 당시 모바일게임을 적대시하며 배척하다가 뒤늦게 포용해 이를 부가 콘텐츠로 활용하는데 크게 뒤처지며 유저풀이 감소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게임을 콘텐츠의 일부로 소비하려는 젊은 소비자층의 소비 패턴과 보는 게임 시대가 도래한 만큼 OTT 플랫폼을 PC방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안일하게 방관하다가는 모바일게임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밖에 없다. 도움을 주는 부가 콘텐츠가 될 아이템을 경쟁자로 내모는 악수를 연거푸 두었다가는 영업 환경이 지금 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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