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OTT 시장, 글로벌 강자의 진입과 몸집 키우는 국내 기업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OTT 플랫폼들이 대응에 나서면서 이를 이용하는 PC방 업계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이미 PC방은 보는 게이밍 시대와 영상 콘텐츠 시장의 성장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의 대표주자인 유튜브는 이미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시장 점유율 88%(2019년 5월 현재)를 넘어서며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고, 넷플릭스 역시 국내 월간 순이용자(MAU)가 18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소비자 층을 중심으로 1년 사이 4.4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연말에는 디즈니와 애플 등도 가세한다.

여기에 넷플릭스 인증 디스플레이와 디바이스 출시 소식이 부쩍 증가하고 있고, 엔비디아와 AMD 등 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들은 넷플릭스 HDR 및 4K 스트리밍 지원 기능을 선보여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다.

OTT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국내 OTT 플랫폼들도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18일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 옥수수와 푹(pooq)을 합쳐 설립한 통합 OTT 플랫폼 웨이브(Wavve)가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푹은 가입자가 기존 72만 명이었던 반면, 웨이브 출범 준비 과정에서 SK텔레콤 제휴 프로모션을 통해 1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다. 콘텐츠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공개됐다.

CJENM은 티빙에 넷플릭스와 유사한 알고리즘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예고했다.

PC방 업계에는 푹과 티빙이 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던 만큼 이미 가입한 PC방은 웨이브와 티빙의 확대 개편 효과가 그대로 반영된다.

국내 OTT 플랫폼 기업들이 늦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웨이브는 기존 옥수수 유저에게 제공되던 무료 서비스가 제외되는가 하면, 통합 초기부터 서버 불안정에 홍역을 앓고 있다. 티빙은 푹과 제휴를 통해 콘텐츠 확대 및 PC방 입지 확대를 꾀했으나, 웨이브의 출범으로 인해 다시 각개전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OTT는 국내 PC방과 같은 영업용 요금제를 아직 선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PC방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손님이 유료 계정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 기업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형세라 PC방과 같은 새로운 채널에 대한 접근은 아직 미래의 일이다.

현재 젊은 소비자의 트렌드로는 넷플릭스가 PC방 같은 대상을 위한 영업용 요금제를 내놓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 전까지는 국내 OTT 플랫폼들의 경쟁력 확대가 좀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당장 보는 게이밍 시대가 도래하고, 영상 콘텐츠의 이용이 게임 이용의 일부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OTT 플랫폼 간의 경쟁, 그로 인한 콘텐츠와 서비스 확대는 분명 PC방 업계에 긍정적인 결과를 매개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물론 넷플릭스 등 해외 OTT 기업이 국내 일반 소비자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돼 PC방과 같은 새로운 채널로 눈을 돌리기 전까지는 새로운 요금제가 제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사이 공격적인 대응을 공언한 국내 OTT 플랫폼들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면서, 다중이용시설인 PC방에 대한 마케팅을 얼마나 확대할지가 PC방 영상 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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