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방 업계 최고의 화두는 단연 ‘무인 솔루션’일 것이다.

부분 무인화는 자동화의 연장선상에서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인력 의존도가 높은 24시간 업종에서는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는 흐름으로, 이미 편의점 업계에서는 자율 결제 및 생체 인식 시스템을 시범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대형 마트 역시 자율 결제 창구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고, 식당에서는 결제용 키오스크가 친숙해질 정도로 보편화됐다.

24시간 업종인 PC방 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무인 솔루션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탓에 무인 솔루션의 개발 속도를 가속한 형세다.

이미 지난해부터 무인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일부 업체들이 발빠르게 솔루션 개발에 착수해 그 결과물이 올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불과 10개 미만이었던 PC방 무인 솔루션 개발 업체는 현재 40여 곳을 훌쩍 넘어섰다. 지금 이 순간에도 PC방 무인화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며 뛰어드는 업체가 있을 만큼 말 그대로 ‘우후죽순’이다.

문제는 정보의 홍수에 대한 검증이다.

PC방의 무인 솔루션은 이제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주요 경쟁력의 하나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이를 운용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것은 PC방 업주다. 이런 까닭에 무인 솔루션을 도입하는데 있어 업체들의 휘황찬란한 홍보 문구보다는 반드시 검증해봐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시제품 즉 도입 PC방이 없다면 일단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했듯이 야간 부분 무인 솔루션에 대한 개발 착수는 2017년부터 이뤄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본격화됐다. 2019년 하반기에 접어든 현재 솔루션 시제품이 없다는 것은 개발력이 부족하거나 생산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 개발 단계인 경우는 있지만, 이 역시 PC방 업주가 눈으로 확인해볼 수 없다는 점에서 기다려야 것이 맞다. 결국 최종적으로 문제 여부와 책임은 PC방 업주에게 귀결되는 만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

안내문의 화려한 문구와 혜택, 효과에 대한 약속 등이 PC방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시제품을 직접 보고 그 운용 결과를 들여다 본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칫 미완의 솔루션을 유료 베타 테스트하는 고초를 겪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완성품이 설치되지 못하거나 아예 업체가 도산해 비용과 기회 모두 잃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A업체는 시제품 공개 직후 5곳의 도입 PC방을 언급하며 시장 선점을 노렸으나, 야간 청소년 출입 문제와 오작동 문제 등이 불거져 설치를 보류하고, 직접 관여하는 직영점 성격의 PC방부터 솔루션 운영 데이터를 수집해 보완에 나섰다. 불과 반년도 안 된 이야기다.

현재 실제로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의 PC방 무인 솔루션은 5개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완성 직전이거나 회사에 시범 설치한 사례는 더러 있지만, 실제 영업 중인 PC방에 설치돼 운용 실적이 명확한, 그래서 장단점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업체는 한 손에 꼽힌다.

지속적인 보완이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하는데, 업체 규모와 협력사 계약 내역의 확인이 부연돼야 한다. 무인 솔루션은 선불결제기 마냥 하드웨어를 제작해야 하고 소프트웨어도 개발해야 한다. 또 출동 경비나 보험 등 여러 협력사와 연계돼 단점이 보완돼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규모가 작다면 하드웨어 제작과 소프트웨어 개발은 물론 향후 뒤늦게 발견되는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업체의 규모 즉 지속적인 생산 및 공급 여력, 지속적인 기술 보완 인력 확보 여부 역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당장 선불결제기와 노하드솔루션 및 VOG 시장에서 현상 유지에 멈춰선 B업체도 무인 솔루션 개발을 언급한 만큼 사후 지원 여력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무인 솔루션의 핵심은 야간 청소년 출입 제한이다. 이게 무너지면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영점의 존재 여부도 따져볼 문제다. 기술적인 설명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업주의 심정으로 야간 청소년 출입을 막기 위해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주의 눈높이에서 직접 경험해봐야만 그 위험도와 부담, 돌발 상황의 사례를 파악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문제점이 확인됐을 때 개선·시범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직영점의 존재 여부는 중요한 검증 수단으로 손꼽힌다. 그간 주변기기나 솔루션 등의 분야에서 제품만 판매하고 문제의 뒷감당은 PC방 업주에게 전가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던 전례를 되돌아본다면 충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인 솔루션 개발을 표방하는 업체는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제품을 선보인 업체는 한손에 꼽을 정도고, 직영점 혹은 그에 준하는 PC방을 운영하는 업체는 극히 일부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왔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또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 검증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PC방 영업은 현실이고, 게임마냥 리셋 버튼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직영점을 방문해 직접 운용 현황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적어도 사전 검증된 업체의 무인 솔루션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교차 검토하는 것이 차후 운용 문제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일 것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