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 창간 20주년 특집호(통권 34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이러브PC방은 새로운 [기고] 코너를 통해 하나점포 김민수 대표의 PC방 매매동향 및 시장상황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해당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선 PC방의 시작과 함께 긴 세월 동안 한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아이러브PC방의 창간 2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아이러브PC방처럼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필자 역시 짧지 않은 시간 ‘PC방’을 벗어나지 못하며 매일 이른 아침 출근하는 소위 ‘PC방 밥을 먹고 사는’ 한 사람이다.

약 15년 전 이 일을 처음 접할 때만해도 단순히 ‘장사’, 조그마한 ‘사업’이라 생각했던 PC방. 하지만 수많은 PC방 업주를 만나고 오랜 시간 PC방 창업업무를 할수록 이처럼 변화를 많이 하고 다방면의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도 드물다는 생각이 점점 짙어진다.

최근 물가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지출을 못 버티는 소형 및 노후 매장들 중심으로 폐업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해가 지날 때마다 PC방 사업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한다. 이는 사실과도 같지만, 또한 사실과 많이 다르다. 아니 ‘틀리다’라고 말하고 싶다.

정부의 이 같은 통계는 신규사업자등록 또는 폐업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그 정보 안에 PC방의 규모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한 예로 어떠한 지역의 약 60대 규모 PC방 3곳이 문을 닫으면 정부는 3곳이 폐업했다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250대 규모의 PC방 1곳이 문을 열면 3곳 폐업에 1곳 개업, 즉 2곳이 줄어들었다고 집계한다. 사업체 수는 이전보다 2곳이 줄어들었지만 사실상 전체 PC 대수는 70대가 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상권 안에 70대 규모의 매장 한 곳이 더 생긴 것과 같다.

사업체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집계로 인해 이와 같은 통계의 오류가 매년 벌어지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발표는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다음과 같은 혼란을 낳게 한다.

‘앞으로 PC방이라는 사업의 전망이 어두운 것이 아닐까?’

분명 급격히 늘어난 운영지출은 PC방 사업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하라면 PC방 사업의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고 단언하고 싶다. 사실 지금의 요금처럼 저 비용으로 PC방만큼 쾌적한 시설 및 게임물을 제공하는 다른 놀이시설은 적어도 대한민국 안에 없으며, 이후에도 PC방의 가성비를 이길 수 있는 타 업종은 생길 수 없을 것이다. 그 메리트만으로도 PC방은 우리나라처럼 여가활용이 힘든 환경에서는 더 없이 유용한 시설이며, 그에 따른 수요도 결코 갑자기 줄어들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PC방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진입장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바로 사업 시작을 위한 높은 투자비용이다. 쉽게 말해 ‘돈의 전쟁’이 PC방 수요가 많은 대형 상권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됐다.

우선 경쟁에 따른 PC 고사양화와 인테리어의 고급화로 인해 수년 전에 비해 창업비용이 월등히 높아졌다.

또한 충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많은 법인업체들이 PC방 사업에 뛰어들면서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300대 이상 심지어 500대급의 공룡 매장들이 시장을 잠식하기도 했다. 그로인해 그들과의 경쟁을 엄두도 못 낼 형편의 중소형PC방 개인업주들은 요금 경쟁과 시설경쟁에 밀려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계속될 것만 같았던 이러한 상황은 작년을 기점으로 소비자들로 인해 조금씩 그 기조가 바뀌고 있다.

최소한의 수익으로 버티던 대형 매장들의 시설 재투자비용과 인건비 부담은 결국 매장의 관리 소홀로 이어졌고 이에 불편함을 느낀 성인 위주의 예민한 고객들은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는 중소형 매장으로 다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을 비롯해 송파, 분당 등 번화가 상권을 중심으로 초대형 매장과의 경쟁 속에서 더 높은 요금을 받으면서도 월등히 높은 가동률을 보이는 소위 ‘관리 잘 되는 PC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곳의 업주들은 다양한 먹거리, 세심한 관리, 그리고 사용의 편의성을 고려한 시설을 무기로 월등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큰 규모나 저렴한 요금을 매장의 경쟁력으로 여기던 기존 자세를 바꾸어 개인 중소형 매장의 업주들도 자체적인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면 대형 매장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긍정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금은 분명히 대부분의 자영업, 그리고 PC방 업계의 불황기다. 하지만 먹거리 다양화 및 세심한 관리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1,000원짜리 장사의 이미지를 벗어난다면 업주는 충분한 소득, 이용고객은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누리며, 지금의 불황은 충분히 이겨내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PC방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게임 유저의 수요예상만이 아닌 주변 커피전문점이나 브런치, 패스트푸드, 분식점 등의 상황을 조사해 업주들이 구상하는 먹거리의 수요를 예측해볼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 PC방 매매동향은 물론 자세한 시장 상황, 앞서갈 수 있는 운영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하나점포 대표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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