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7월호(통권 34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더 유명한 경기도 양수리. 루나 PC방이 이곳에 둥지를 튼 지는 아직 1개월이 채 안됐다. 흔치 않게 창업 1개월이 채 안 된 PC방을 찾아간 이유는 지방 마을의 환경을 고려해 중앙관제 방식의 무인 솔루션을 도입해 창업한 PC방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중앙관제 방식의 무인화 솔루션을 제공한 업체는 상호 자체가 ‘무인(無人)’으로, 이성종 대표는 오래 전부터 PC방의 무인화 솔루션을 연구해오다 무인이 아닌 무인, 사람이 고객 출입을 관리하는 중앙관제 방식이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해당 솔루션을 루나 PC방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중앙관제 방식 돋보이는 무인(無人) 솔루션
올해 초 완공된 깔끔한 신축건물 3층에 위치한 루나 PC방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큼지막한 야간 부분 무인화 솔루션 기기가 눈에 들어온다.

출입구에 위치하기에는 다소 커 보이는 키오스크지만 면면을 살펴보니 중앙관제를 위한 카메라와 모니터, 신분증 감별기와 보조 모니터 그리고 지문 인식기가 모두 합쳐진 일종의 신원 조회 복합기라 그에 걸맞는 크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경비 업체 KT텔레캅과 연계되는 보안·호출 시스템도 함께 장착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업주가 설정한 출입 관리 시간대가 되면 출입문이 자동으로 잠기고, 완전 개방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신분증 감별기와 지문 인식기를 통해 성인 인증 등이 이뤄지게 된다. 이 모든 절차를 중앙관제실의 근무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증 절차가 진행되는 PC방의 키오스크 앞 즉, 출입구를 화상으로 직접 관찰하는 만큼 고객들의 출입을 철저하고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업주는 “동네에 PC방을 창업하기 위해 오래 알아보면서 고민했는데,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앞으로 더 인상될 인건비였다”며 “고용을 최소화해 지출 유동성을 줄이려면 부분 무인화는 필수이며, 다만 청소년 출입을 걸러내는 데는 중앙 관제로 인편에 맡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는 말로 중앙 관제 방식 무인화 솔루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루나 PC방 직원의 일일 근무시간은 손님이 집중되는 저녁 시간대 4시간에 불과하고, 오후에는 업주가 직접 틈틈이 매장을 둘러보며 관리하는 형태였다.

청소년 출입? 도난? 보안의 중요성
부분 무인 자동화의 가장 큰 위험요소인 야간 청소년 출입 문제는 중앙관제와 경비업체 KT텔레캅으로 해결했다면, 그 다음은 절도 등에 대한 보안이다. 선불결제기에는 진동 및 개폐 센서를 설치해 유사시 경비업체에서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재미있는 것은 조리실이 함께 있는 카운터를 별실로 만들어 별도의 문으로 닫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부분 무인 자동화로 운영되는 시간대에는 카운터에 대한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물론 아예 육안으로 보이지 않도록 해 견물생심에 대한 대비까지 해놓았다.

양수리 인구, 적은 듯? 많은 듯?
양수리는 두물머리가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만큼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물론 주말에 급증하는 외지인들은 인근 명소를 둘러보기 위한 관광객으로 PC방 출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런 까닭에 주말이면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 거리가 북적이지만 실제로는 인근 주민들의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 업주의 설명이다.

인구 3천 명 전후로 알려진 양수리에서 유동인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PC방 집객을 위한 잠재 고객은 결코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적지도 않다는 것이 업주의 판단이다.

양수리 한복판에 자리를 잡은 루나 PC방은 해당 지역의 유일한 PC방으로 학생 손님의 발길이 자연스레 이끌리는 이점이 있다. 취재 당일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학생 손님이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특징을 보여줬다. 동네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앞 학생 상권의 특징을 갖는 특이한 유형이다.

루나 PC방은 총 88대의 PC가 설치돼 인구 규모에 비해 규모가 작지 않다. 새로 지어진 건물에 필요충족분을 상회하는 규모를 확보하면서도 향후 인구 증가까지 대비해 경쟁력을 갖춰놓기 위함이라고 한다.

실제 경기도의 인구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양평군은 90년대 인구가 급감했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증가세로 전환됐다. 여기에 두물머리협의체는 인구문제 해결 간담회를 갖는 등 인구 증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잠재고객층은 더디지만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먹거리 등도 고민 많이 해”
루나 PC방도 여느 야간 부분 무인화 솔루션을 도입한 PC방과 마찬가지로 야간 먹거리 판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야간 시간대 특성상 오랜 시간 게임에 집중하다보니 당연히 주전부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루나 PC방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야간 부분 무인화의 방향성에 맞춰 자판기가 가장 기본적인 대안이다.

야간 먹거리 판매가 매출은 물론 PC 이용시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의 손님 규모를 고려하면 무턱대고 고가의 자판기를 구비하는 것은 투자비 회수를 감안할 때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렌탈로 풀기에도 동네 손님 규모로는 필요 판매분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아 멀티밴더 대신 일반 자판기로 타협점을 찾았다.
“다양하고 좋은 먹거리가 매출과 체류시간을 늘려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을 간과하고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피하려 했다”는 업주는 향후 야간 손님이 늘어나면 그때 다시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을 피력했다. 대신 그때까지 주간 먹거리에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루나 PC방은 지방 마을에 적합한 규모와 형태, 그리고 운영 방식이 고루 고려된 결과물이다. 현재의 경쟁력과 미래에 대한 대비, 동네 상권의 성인 응대와 학생층의 유입, 인건비 증가 흐름에 대비한 지출 유동성 억제 등에 대한 고민이 고루 투영돼 있다. 지역 내 선두주자로 독점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깨끗한 인테리어와 최신식 시설로 고객 만족도까지 고려했다는 점은 PC방 창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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