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 창간 20주년 특집호(통권 34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이러브PC방이 오직 PC방 업계를 바라보고 달려온 지 꼭 20년이 됐다. 그 20년의 세월 동안 PC방 업주들과 함께 씹고 뜯고 맛본 이슈들 중 스무 개를 추려봤다.

1. PC방 태동을 함께 한 게임,그리고 주간 연속 1위 기록들
게임은 PC방 태동과 함께 했다. <커맨드앤컨커>, <워크래프트2>를 시작으로 <바람의나라>, <리니지>, <포트리스2블루>, <스타크래프트>, <레인보우식스>,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수많은 게임들이 PC방의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 게임 시장이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로는 PC방은 게임사의 온라인게임을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됐다. 2003년 게임트릭스가 오픈한 이후부터는 PC방에 서비스되는 게임들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가 집계돼 주간 연속 1위 등 각종 진귀한 기록들이 만들어졌다.

현재 PC방 주간 1위 최장 기록은 <리그오브레전드>의 204주 연속 1위다. 2011년 12월 출시한 <LOL>은 2012년 7월 23일부터 종합 1위를 달성한 이후부터 2016년 6월까지 왕좌를 유지했다.

<LOL>을 1위 질주를 멈춰 세운 <오버워치>는 핵 문제와 방폭 버그 그리고 게임물 등급위반 신고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해 18주 연속 1위를 끝으로 다시 <LOL>에게 자리를 내줬다.

<스페셜포스>는 2005년 5월 셋째 주 PC방 주간 1위 자리에 등극한 뒤 2006년 11월 셋째 주까지 79주간 PC방 주간 1위 자리를 지키는 기록을 세운다. <서든어택>은 2005년 8월 공개시범서비스 돌입 후 15개월 뒤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르게 되고, 106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웠다.

그 뒤를 <아이온>이 넘겨받아 2008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60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운다. RPG 장르로는 최장 기록이다.

2. PC방 등록제 → 신고제 → 다시 등록제
1999년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이 개정되면서 PC방 등록제가 시행되고, 2001년에 음 비게법이 개정돼 신고제로 전환된다. 1년 뒤인 2002년에 음비게법이 다시 개정돼 PC방은 자유업으로 전환됐다.

그러다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가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면서 PC방을 신고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다가 갑자기 등록제로 선회된다. 이듬해 5월 PC방 등록제가 시행되고, 6개월의 시행연기 및 단속 유예기간을 거쳐 2008년 8월 1일에 등록제가 시행돼 지금에 이르게 됐다.

3. 24시간 대표 업종으로 자리매김
PC방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24시간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99년 5월 영업제한 시간 규제가 해제되면서 본격적으로 야간영업 즉,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 PC방은 젊은 소비자층의 초창기 게임문화를 받아들여 24시간 업종으로 본격적인 자리매김하게 된다.

4. PC방 단체의 탄생과 통합, 그리고 소상공인연합회
한국 사회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개인 창업이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PC방이 가장 대표적인 신규 업종이었다. 당연히 PC방 관련 단체도 탄생하게 되는데, 1999년 4월 한국인터넷멀티문화협회와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가 각각 문화체육부와 정보통신부에 설립 승인을 받아 출범했다.

두 PC방 단체가 2001년 통합해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로 출범했으며, 통합 1기 집행부 수장으로 허명석 초대 회장이 선출된다.

역대 중앙회장은 2기 김기영 회장, 3기 박광식 회장, 4~5기 김찬근 회장, 6기 김병곤 회장이 역임했고, 현재는 김병수 회장이 제7기에 이어 8기 집행부를 이끌고 있다.

2007년, 3기 운영 결과보고와 4기 선거를 거치며 새로운 단체의 출범을 희망하는 PC방 업주들이 별도로 모여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후 중소기업중앙회 소속 단체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콘텐츠조합)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당시 콘텐츠조합을 이끌던 최승재 이사장은 2012년 정치권에 소상공인 지원을 읍소, 소상공인연합회 설립 근거가 담긴 ‘소상공인보호및지원에관한법률’이 탄생되도록 힘을 쏟고, 산고 끝에 초대회장에 추대돼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5. PC방 관리프로그램 등장과 치열한 경쟁 속 발전
PC방을 논하면서 관리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태동기 당시에는 수기에 의존해 매장을 관리했으나, 2000년 에이시티소프트가 ‘게토’ 시리즈의 초창기 모델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전산 관리가 시작됐다.

이후 넷커맨더와 네티모 등 온라인 버전이 등장해 관리프로그램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2005년 미디어웹이 2세대 PC방 관리프로그램 ‘피카매니저’를 출시하면서 ‘게토’와 ‘피카’로 대표되는 양대 PC방 관리프로그램 체계가 형성된다.

2008년에는 엠게임이 모빌넷테크놀로지와 1년 간의 개발을 거쳐 ‘멀티클릭’과 ‘PC와이즈’를 론칭하고 PC방 관리프로그램 3강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14년 2월 21일 게토와 멀티클릭은 엔미디어플랫폼과 리더스소프트(구 모빌넷테크놀로지)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2015년 5월 1일 통합법인 엔미디어플랫폼을 출범하고, 2016년 6월 22일 넥슨이 엔미디어플랫폼 지분 100%를 인수해 넥슨네트웍스 일부 사업부와 병합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

6. 선불결제기 등장, 인건비 절감 아이템으로 등극
지금은 PC방 표준 시설로 인식될 정도로 보편화된 선불결제기는 의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PC방 초창기에는 수기가, 이후에 등장한 바코드-카드 시스템이 상당히 오랫동안 운용돼왔는데, 2000년 키오스크의 개념으로 출시된 DTT2000이 그 첫 시작이었고, 2001년 출시된 DT2000과 2002년 출시된 DT3000부터 선불결제기로서의 외형과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불결제기 기능과 역할이 강조됐다.

이후 큰 발전 없이 도태되어 있다가 2013년 10월 리더스소프트가 특허를 출원한 ‘멀티셀프’가 시장에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선불결제기 시대가 도래했다. 더욱이 리더스소프트는 키오스크 생산 공장까지 인수해 빠른 제작, 공급은 물론 소비자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적용하는 유연함을 보여 선불결제기 시장을 선점한다.

양대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 중 하나인 미디어웹 역시 피카박스를 PC방에 보급하면서 선불결제기 시장이 양분화 되고, 2015년 3월 엔미디어플랫폼과 리더스소프트가 합병하면서 균형을 이루게 된다.

7. 세 번째 고비가 눈앞에…, PC방 업주들에겐 해로운 국민건강증진법
PC방 산업 초창기만 해도 사회적으로 실내 흡연에 대한 별다른 인식이 없어 모든 자영업 매장 전체가 흡연이 가능한 공간이었는데, 2003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매장 면적의 1/2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이를 알리는 표지판 부착이 규정됐다. PC방은 제도 정비와 유예기간을 거쳐 2007년 1월 금연차단벽(금연칸막이) 설치가 의무화됐다.

당시 국민건강증진법과 소방법이 공간 차단 즉, 문에 대한 기준이 서로 상충됐는데, 두 기관이 서로 개정에 난색을 표해 모든 혼란과 어려움은 소상공인들이 짊어져야 하는, 전형적인 ‘잘못된 행정’이 발생했다. 이후 에어커튼이나 플레어 커튼 등 다양한 대안이 시도되기도 했다.

2009년 실내 금연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전면금연법)’이 발의되면서 PC방 역사상 가장 큰 규제가 등장하게 된다. 양 PC방 단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읍소했으나 해당 법안은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2013년 6월 8일 시행이 확정됐다. 이후 PC방 단체는 유예기간 연장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2013년 4월 12일 PC방 업주 2,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PC방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하지만 유예기간 연장안은 사실상 부결됐고, 이후 PC방 단체는 계도기간 연장에 집중해 계도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2013년 12월 31일까지 약 3개월가량 연장했다.

이후 소방법에 맞춰 마련된 흡연실이 PC방의 새로운 흡연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흡연 고객과 일명 ‘장타손님’은 크게 줄어들었으나, 쾌적한 놀이공간이라는 의미와 여성 고객이 조금 증가하는 등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22일 보건복지부가 2025년까지 공중이용시설 내 실내흡연실을 전면 폐쇄하는 내용을 담은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2021년까지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 2023년 모든 건축물까지 확대하고, 2025년에는 모든 실내흡연실을 폐쇄해 종업원 및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8. 카운터스트라이크 - 스페셜포스 - 건빵
FPS게임은 PC방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게임 장르다. 이 가운데 <레인보우식스>와 <카운터스트라이크>가 가장 돋보였는데, 2004년 패키지가 아닌 스팀 버전 <카운터스트라이크>에 대한 PC방 서비스 라이선스를 획득한 국내 신생 업체가 등장하면서 ‘스팀 파동’이 발생, <카운터스트라이크>와 스팀은 PC방 업계의 불매운동 대상이 된다.

이때 <스페셜포스>가 평생 무료공급 선언을 하면서 매우 빠르게 <카운터스트라이크> 자리를 대체했다. 이후 2005년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건빵’을 개시하면서 PC방과 다시 마찰을 빚었다. 평생 무료공급 선언을 사실상 번복한 것이다.

9. 윈도우 사태, 결론은 정품 구매
PC방 업계에서 윈도우 사태는 언제부터라고 얘기하기도 힘들만큼 오래된 문제다. 초창기부터 윈도우 라이선스에 대한 고소고발 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2009년 윈도우 7이 출시되면서 윈도우 고소고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MS의 PC방 7.0 캠페인으로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렌탈 라이츠(RR) 정책이 제시돼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결국 2011년 12월 17일 서울역 광장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 규탄 집회가 대규모로 진행된다. 이 집회에는 전국 50여 개 소상공인 업종 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3,000여 명이 모였다.

지금까지 PC방 업계가 주도한 집회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며, PC방 업계가 합류한 집회로도 2018년 8월에 개최된 소상공인 궐기대회 다음으로 큰 규모다. 그만큼 PC방 업계에 가장 큰 위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기존 구매 당시 제시되지 않았던 RR을 뒤늦게 윈도우 라이선스와 함께 재구매하지 않거나 신규 윈도우 버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재구매하지 않은 것을 불법 사용으로 규정한 것이다.

윈도우 XP를 구매해 이용하고 있던 PC방 업주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윈도우 XP CD 수십 박스를 쏟아 보이며 ‘MS가 정품이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갑자기 불법 사용자라고 하면 뭘 믿고 정품을 구매해야 하냐’고 따져 무혐의 처분이 속속 나왔다. 결국 집회와 무혐의 처분 사례가 등장하자 한국MS는 고소고발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2월 콘텐츠조합 최승재 이사장과 한국MS 김 제임스 우 사장이 상호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되고, 2017년 8월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중재 하에 PC방 단체와 한국MS 고순동 대표가 새로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후 윈도우 라이선스 가격은 PC방 업계의 눈높이만큼은 아니지만 10% 이상 인하되고, 각종 캠페인으로 구매 시기가 유예 되는 등의 효과를 낳았다.

10. <LOL>의 장기집권이 만들어 낸 주변기기 고급화
PC가 가장 중요하지만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고 직접 접촉하는 것은 바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 등의 주변기기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장기집권이 한동안 PC방의 PC 업그레이드를 멈춰 세웠는데, 이 당시 아이러니하게 주변기기 업그레이드 트렌드가 생겨났다. 고급형 게이밍 마우스가 널리 확산되고, 모니터의 대형화가 2년 사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후 기계식 키보드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고, 관리와 가격 문제로 인해 광축 키보드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모니터는 책상 폭 문제로 39인치를 정점으로 대형화가 멈췄으나, <오버워치>의 등장으로 인해 PC방에 FPS 게이밍 환경이 요구되기 시작했고, 높은 주사율로 부드러운 게임 화면을 제공하는 144Hz 모니터가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한 상권을 중심으로 고해상도와 고주사율을 겸비한 프리미엄 모니터까지 도입하고 있어 일반 가정과의 게이밍 환경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11. 게임물 이용등급 문제, <오버워치> 신고 사태
일명 ‘<오버워치> 신고 사태’는 게임물 이용등급 위반 신고가 핵심이다. <오버워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2016년 <오버워치>로 빈자리가 없는 PC방에서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손님들이 청소년을 내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시도된 것이 그 발단이다.

문제는 법을 위반한 청소년은 별다른 처분 없이 경찰 손에 내보내지기 때문에 신고자는 빈자리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신고가 무분별하게 늘어났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PC방 업주는 위계에 속았음에도 경찰들과 법리 논쟁을 벌여야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듬해인 2017년 1월 1일 게임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이용등급 외 게임물을 직접 제공하지 않는 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신고 사태 문제는 일단락됐다. 다만,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에 대해서는 처분 가능성이 남아있어 이는 주의해야할 부분이다.

이후 2017년 최고의 히트작 <배틀그라운드>가 당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었던 터라 신고 사태가 일부 재현되기도 했으나 한국퍼블리셔로 카카오게임즈가 등장하고, 15세이용가 버전이 출시되면서 이 또한 일단락됐다.

PC방의 핵심 시설인 PC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 흥행 게임에 따라 사양이 크게 발전해왔다.

12. 옵치와 배그의 백투백 홈런으로 시작된 PC 고사양화
CPU만 해도 64비트 체계 시대를 거쳐 2005년 듀얼코어 시대에 접어들었고, 2007년 쿼드코어가 PC방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텔 1세대 코어프로세서 린필드의 등장으로 PC방 PC가 획일화 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국내 게임시장의 주류인 온라인게임이 대부분 듀얼코어까지만 지원하던 문제와 최대 흥행작인 <리그오브레전드>가 트리플코어까지 지원하던 까닭에 사실상 2016년까지 쿼드코어 전성시대가 계속됐다.

하지만 <오버워치>가 헥사코어를 지원하고, 그 뒤를 이어 <배틀그라운드>가 헥사코어를 지원하면서 최근에는 헥사 혹은 옥타코어 CPU가 주류가 됐다.

그래픽카드 역시 고사양 온라인게임의 등장과 사양경쟁으로 인해 X50번대와 X60번대가 주류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X70번대가 주류고 X80번대도 상당수 공급된 상태다.

메모리 역시 윈도우 XP 32비트의 한계로 인해 3, 4GB가 주류였지만, 윈도우 7 64비트의 등장과 <블레이드앤소울>의 론칭으로 인해 8GB가 확산됐고,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이제는 16GB가 주류가 됐다.

이처럼 PC방 PC는 고사양 게임의 론칭, 인근 매장과의 사양경쟁 등이 겹치면서 빠르게 고사양화 되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예상된다.

13. 노하드솔루션, 네트워크 체계 본격 구축
2012년 2월 국내 최초로 노하드솔루션 ‘슈퍼피방’이 PC방 업계에 등장했다. 노하드솔루션은 말 그대로 PC에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를 장착하지 않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서버에서 부트 디스크 이미지를 불러와 메모리 상태에서 구동케 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서버와 비슷하다.

네트워크 구축만 잘 돼 있다면 SSD 장착과 비교해 90% 이상의 속도를 확보할 수 있으며, SSD나 HDD를 손님 PC 전체에 설치하는 비용이면 노하드 서버를 구축할 수 있어 경제적 이점 또한 크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잦은 게임 업데이트 및 번거로운 보안 업데이트 등을 서버 업데이트만으로 일괄 적용할 수 있어 관리 편의성 면에서 크게 부각됐다.

결과적으로 노하드솔루션의 등장은 PC방 대형화와 인력 감축에 일조하게 된다.

14. 유행은 돌고 돈다, VOG의 귀환
PC 운영 솔루션은 개별 PC에서 전용 서버를 부 연하는 '게임서버'를 거쳐 VOG로 발전했다. ‘게임닥터’로 대표되는 VOG는 손님 PC에 부팅용 저장장치가 존재하면서 게임 클라이언트를 설치한 로딩용 서버를 추가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쉽고 빠른 업데이트 등 많은 이점이 있었다.

하지만 2012년 2월 노하드솔루션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VOG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SSD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대중화되고, 고사양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가 등장하면서 PC에 SSD를 장착해 빠른 부팅과 주요 게임의 빠른 로딩속도를 확보하면서도 게임 서버를 통해 많은 게임을 쉽고 빠르게 관리할 수 있는 VOG의 매력이 재조명받게 된다.

실제 서버가 다운되더라도 개별 PC는 여전히 부팅이 가능하고 주요 게임에 한해서는 접속이 가능해 노하드솔루션 서버 다운에 따른 불안감에 대한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15. 돋보기 논란, 대규모 노하드 해킹 사태로 비화
돋보기 사태는 PC방 업계에 가장 아픈 상처 중 하나다. 고포류 게임 중 상대의 패를 들여다보기 위한 해킹 툴을 지칭하는 돋보기 프로그램은 사람이 직접 PC방에 몰래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고, 악성코드를 통해 PC방 노하드솔루션을 노리는 경우로 발전하기도 했다.

수년간 근절될 듯 근절되지 않으며 PC방 업계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키운 돋보기 사태는 아이러니하게 돋보기 설치 범죄자들이 노하드솔루션을 노리게 되면서 사실상 네트워크 공격(해킹)으로 분류되고 그 피해 규모가 커져 경찰 사이버수사대가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사실상 근절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노하드솔루션 업체 직원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져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16. 집에서도 PC방 혜택을? VPN 지피방
그 시작점은 확인이 어렵지만 2005년 전후부터 PC방 IP를 빼돌려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외부 개인 유저에게 제공하는 VPN 서비스 일명 ‘지피방’은 PC방 업계의 오랜 골칫거리다.

2014년 4월 넥슨이 국내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VPN 지피방 근절을 위해 약관을 변경하고, 적발된 가입자는 재가입을 금지했다. 이후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웹젠, 스마일게이트 등 대부분의 게임사가 PC방 프리미엄 혜택에 대한 VPN 지피방을 금지하는 약관을 채용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PC방 업계를 좀먹는 VPN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IP 공급처를 계속 바꾸면서 여전히 영업을 영위하고 있어 새로운 제재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17. 아이러브PC방, PC방 성수기 전략 세미나
PC방 대표 전문 매체 아이러브PC방이 창간 13주년을 맞은 2012년에 여름 성수기를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PC방 업계 태동 이래 PC방 전문 매체가 개최하는 첫 세미나로 PC방 업주들을 비롯해 약 300여 명 이상이 참석했다. 지금까지도 더 큰 규모로 개최된 매체 주관 세미나는 없다.

2012 PC방 성수기 전략 세미나는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에 앞서 영업 및 운영, PC, 네트워크 솔루션, 키오스크 등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PC방 업계는 물론 관련 업체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때 처음 등장한 네트워크 솔루션 및 키오스크 등의 등장은 매출 하락에 대비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18. 가상화폐와 채굴 붐, 그리고 PC방
전 세계에서 자생적으로 확대되던 가상화폐 채굴은 2014년 PC방에 소개되기 시작해 2017년에는 위탁운용, 계좌제, 중계(투자신탁) 등 새로운 사업 형태로까지 진화하기에 이른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PC방 업계의 출혈경쟁이 가열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문제는 그래픽카드가 대량으로 동원되면서 그래픽카드 품귀현상 및 가격 폭등으로 인해 PC방은 업그레이드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후 도둑채굴을 노린 악성코드와 랜섬웨어까지 유행하고, CPU를 이용한 채굴방식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2017년 12월 금융감독위원회가 투자 주의를 당부한데 이어 중국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자 2018년 초 채굴 효용성이 떨어진 GTX1060 3GB 중고품이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시작으로 그래픽카드 가격 거품도 서서히 빠졌다.

19. PC방 = 먹거리?! 고급화와 배달 시도까지…
태동기부터 간단한 스낵과 음료 등은 판매했고, 그 외는 음식점에서 배달을 시키고는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먹거리가 점차 발달하면서 떨어지는 매출을 보완하는 부가 수익원으로 성장하게 됐다.

게임 문화가 과거와 달리 짧은 플레이타임에 집중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1인 가구의 증가도 먹거리의 고급화를 가속하는데 한몫했다. 그 결과 끓인 라면을 비롯해 덮밥과 핫도그 그리고 치킨까지 어지간한 푸드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발전했다.

20. 야간 부분 무인화, 첫걸음 내딛어
최근에는 고급화된 간편식, 슬로우 푸드, 전문 커피머신 등이 PC방 먹거리의 고급화를 견인하고 있으며, 일부 PC방 전문 먹거리 브랜드와 매장은 배달앱을 통한 먹거리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부분 야간 무인화가 시도되면서, 필수 제반 조건인 야간 먹거리 판매를 위해 멀티밴더와 라면조리기 등이 비치돼 이에 최적화된 상품 구성이 연구되고 있다.

최저임금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에 걸쳐 29%나 급등하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인건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PC방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소매점조차도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에 매진하기 시작했고, PC방은 그 방법론으로 야간 부분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야간 청소년 출입 문제, 보안, 청소, 야간 집객, 먹거리 판매 등 풀어야 할 숙제는 많지만 보안업체 제휴, 보험사 연계, 멀티밴더, 자동조리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출입 역시 지문인식에서 인스턴스 QR코드 생성 및 중앙관제까지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CCTV는 물론 진동 경보기와 적외선 경보기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전용 앱을 통해 출입부터 PC 이용과 먹거리 구매 그리고 핀테크까지 접목해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다.

마치며…
그동안 PC방 업계를 흔들어 놓은 이슈와 사건사고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항상 현실인 노무와 최저임금 관련 문제, 9.15 블랙아웃, 각 지역의 출혈경쟁 사례, 임대차 5년 갱신요구권 확대와 임대료 인상폭 5% 제한, <리니지> 20주년과 정액제 종언, 해외 게임사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 라이젠 및 AM4 플랫폼 출시 등 PC방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사안은 무수하다.

그만큼 바람 잘날 없이 힘겨운 환경이었다는 방증이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극복해낸 결과들이다. 앞으로의 20년이 꽃길까지는 아니어도 지난 20년보다는 나은 길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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