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34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에 걸쳐 판교 넥슨 사옥과 그 인근에서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2019가 개최됐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국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오롯이 담겨있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이 어려울 만큼 한국 게임산업의 축소판이었다.

과거
올해의 기조강연은 ‘할머니가 들려주는 마비노기 개발 이야기’다.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를 이 제목에는 마비노기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에 연결되는 내용이자 김동건 PD의 심정이 그대로 투영돼있다.

게임 개발 30년 경력의 김동건 PD는 기조강연을 맡은 이유를 “3,000장 팔리면 적자인데 그래도 많이 팔았다고 안위하던 당시의 (패키지)게임도, 초창기 온라인게임도 지금 자료를 찾아보려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우리 기억이 흐려지고 나면 정말 사라지게 되는 것 아닌가 안타깝다”며 개발 과정과 만들어낸 게임을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김동건 PD의 기조 강연에는 과거의 개발 이야기와 목표, 그리고 그로부터 이어져온 현재와 추구하는 미래가 힘 있게 담겨 있었다. 그래서인지 수백 석이 넘는 좌석을 꽉 채우고도 100여 명이 서서 청강하는 동안 많은 공감과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강연 외 각종 체험 공간 역시 과거의 추억을 소환해내는 레트로 게임들과 최신 기술의 VR 체험존이 공존해 게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직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현재
NDC2019는 현재 한국 게임산업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자리기도 했다. 현 개발자들의 고민, 과금과 완성도에 대한 고민, 과거의 교훈 등 다채로운 강연이 이뤄졌으며, 역대 최다 참여자 수와 최고의 호응도로 아직 성장세인 게임산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모바일게임 전성기이자 역대급 퀄리티를 뽐내는 신작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포화상태와 과금 문제 등에 대한 우려 등 현 게임산업이 처해있는 불안요소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고, 온라인게임 및 미들웨어의 소식은 아직 활발한 틈새시장 공략을 엿볼 수 있었다.

언리얼엔진과 유니티 관련 강연이 다수 포진되면서 양대 미들웨어의 대리전 양상도 보여 한국 게임시장에 대한 기대, 즉 기술적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미래
NDC2019답게 기술 및 개발 과정이 소개되면서 자연스레 신작의 윤곽이 드러나는가 하면 미래 게임 개발 트렌드들도 다양하게 소개됐다. 말 그대로 한국 게임산업의 가까운 미래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예측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레이 트레이싱에 대한 강연에 수많은 참석자가 몰렸다는 것이다. 아직 이렇다 할 적용 사례는 없지만,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이를 게임에 적용해보고 싶어 하고, 적용된 게임은 보다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다만, AR과 VR에 대한 강연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었는데 한국 게임시장에서 신성장 먹거리로서의 가치가 사실상 높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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