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34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Q.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국의 PC방 사장님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제11대 경상남도의회 최연소(만28세) 의원 신상훈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세상에 나온 1997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운동장보다 PC방을 더 많이 찾은 세대이며, 축구보다 <스타크래프트>를 많이 즐기던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의 학생들에게 손흥민이 영웅이라면, 그때 우리의 영웅은 임요환이었습니다. 지금도 TV에서 뉴스 채널 다음으로 많이 보는 채널이 게임방송이고, 혼자 있을 때면 1인 미디어를 통해 e스포츠를 즐기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입니다.

Q. 지난달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예상원 의원의 발언이 빈축을 샀고, 반대로 신 의원님 발언은 PC방 업주들의 호감을 샀습니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응인데요. 아마 지금도 PC방을 찾는 평범한 청년이고, 지금도 e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러한 발언이 나온 것 같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관련 기사가 나간 후 많은 분들로부터 지금 PC방이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기사를 보고 PC방 간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더라고요.

Q. 이런 반응이 나오는 원인을 분석하신다면?
A. 회의에서 청년의 삶에 공감하지 못하는 발언이 나왔고 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 중 ‘PC방이라는 공간이 경쟁에 지친 청년들의 피난처이며, 정치인이 만들어낸 정책보다 단돈 1,000원에 1시간을 보낼 수 있는 PC방이 청년들에게 더 힘이 되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는 발언이 많은 청년들과 PC방 사장님들에게 공감을 준 것 같습니다.

Q. 해당 이슈는 ‘청년’이 핵심이었는데, PC방 업주들의 반감을 산 이유는 그들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10~20대의 놀이문화를 선도하는 업종이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PC방이 무책임한 청년들의 소굴처럼 묘사됐기 때문이죠. 신 의원님은 PC방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사실 경상남도의회에서도 e스포츠와 관련된 발언을 여러 번 했습니다. 작년에 진행된 대통령배 아마추어대회 경남대표 선발전에 직접 참석해 응원했고, 행정사무감사 당시 해당 사업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의견도 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국가사업으로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구축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3곳을 선정하는데 저희 경남도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신청했습니다. 비록 아쉽게 선정되지 못했지만 평소 풀뿌리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자회견에서도 PC방 사장님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주변 지인들과 PC방을 찾으면 지인들은 의원 배지를 빼기를 원합니다. 그만큼 PC방에 대한 인식이 다소 어두운 것이 사실인데요. 저는 그래서 더 당당하게 배지를 달고 PC방에 갑니다. 청년들의 놀이문화인 PC방이란 공간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함입니다.

Q. 신 의원님은 PC방에서 어떤 게임을 하시는지, 또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네요.
A.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즐깁니다. 실력은 래더A인데요. 의회에 들어오고 난 후에는 아무래도 즐길 시간이 줄어서 지금은 래더B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래더B와 A사이에 계신 분은 배틀넷에 만나면 좋을 것 같습니다.

PC방에 갈 수 없을 때는 1인 미디어를 통해 게임을 접하고 있습니다. 주종이 저그이기 때문에 요즘은 이제동 선수의 플레이를 즐겨보고 있습니다.

AOS나 FPS에는 예전부터 소질이 없었습니다. 하필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게임이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라서 지인들과 PC방을 찾으면 항상 꼴찌를 합니다. 그래서 올드 게임인 <카트라이더>를 하자고 하는 편입니다.

Q. 신 의원님은 청년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청년 일자리정책에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PC방에서 알바하는 청년들도 많은데,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은 구상에 없는지 궁금합니다.
A. 얼마 전 PC방 아르바이트 청년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죠.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에 대한 처우개선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관련 법안은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PC방이란 공간에 대한 인식개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상남도의회에서 나온 발언처럼 자녀를 둔 어른이나 기성세대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이 있는 것이죠.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지정되었고, 지상파에서 경기를 중계해주었는데요. 보다 많은 대회가 우리 주변에서 열리고 지상파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면 PC방에 대한 인식이 분명 바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아쉽게 선정되지 못했지만 경상남도에도 e스포츠 상설경기장이 생길 수 있게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고, 인근 부산의 지스타처럼 게임산업이 흥행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챙겨가겠습니다.

Q. 최근 PC방 업계는 역대급 비수기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까지 더해져 신음하고 있습니다. PC방 업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김해 인제대학교 앞에 살고 있습니다. 대학가 앞이라 PC방이 많이 몰려있는데요.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많은 PC방이 문을 닫았습니다. 그만큼 PC방을 찾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인데요. 아마 학령인구의 감소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20대가 어느덧 40대가 넘었습니다. PC방이 더 이상 청년들만의 공간이 아닌 것이죠. 최근 PC방이 카페로 변화하는 모습은 청년들은 물론 40대까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청년들뿐 아니라 게임을 즐기고, e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의 놀이공간으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길 바랍니다.

PC방은 경쟁에 지친 청년들의 유일한 피난처이며, 게임과 e스포츠 산업 발전의 버팀목과도 같습니다. 저도 PC방을 자주 찾는 한 청년으로,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한 사람으로 계속해서 응원하고 찾아서 게임을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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