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PC방 업주들, 초대형 빨대 꽂힐까 우려

세계 최대의 게임 플랫폼 스팀(Stame)이 PC방 진출을 천명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국내 게임사및 PC방 관련 업체들이 저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밸브코퍼레이션이라는 글로벌 거대 기업의 PC방 진출 소식에 국내 업체들이 분주하다. PC방 관리프로그램이나 게임 퍼블리싱, 네트워크 솔루션 등의 유관 시장이 최근 들어 소수의 기업들 위주로 굳어지면서 군소 업체들은 운신의 폭이 나날이 좁아지고 있었지만 이런 분위기에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게임사 플레이위드다. 플레이위드는 이미 지난해 9월 밸브와 한국 내 스팀 월렛 키(Steam Wallet key) 유통 서비스 계약을 맺었으며, 국내 PC방에서는 엔미디어플랫폼과 유통 계약을 체결해 PC방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스팀 월렛 키를 판매하는 공식 사이트 스팀코리아를 오픈했다. 스팀코리아에서는 휴대폰이나 이메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키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게이머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스팀 캐시 충전 및 관리가 가능하다.

패키지게임을 PC방에 유통하는 사업을 구상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루니미디어는 게임 유통이 어려운 국내외 게임사의 패키지게임 타이틀을 전국 PC방에 보급하는 내용으로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

루나미디어의 사업이 본격화되면 PC방 이용자들은 해외 패키지게임 라이선스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PC방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또 패키지게임 개발사 역시 PC방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활로가 열리는 것이다.

또한 PC방 관련 업체들 상당수가 밸브코퍼레이션에 사업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스팀을 사업 아이템으로 접근하려는 창업 프랜차이즈도 있고, 저명한 게임 유통사도 있다.

그리고 이런 업체들 중에는 전통적인 게임 퍼블리셔도 있는데, 현행 정량제 PC방 과금 체계를 스팀에도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밸브코퍼레이션 측으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밸브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스팀 사업장 라이선스’는 PC방 업주가 별도의 서버도 마련해야 하고, 시간당 과금이 아닌 실행 가능한 IP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이라 현재 국내 PC방 환경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내용이 많다.

실제로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스팀 사업장 라이선스’를 두고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잘 안 온다”라는 반응이 많다. 베타서비스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스팀 사업장 라이선스’가 PC방 업주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이유도 생경함과 이질감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시각도 많다.

만약 밸브코퍼레이션이 기존 방식이 아니라 시간당 요금을 과금하는 한국형 정량제 방식을 채택한다면 PC방 업주들이 ‘스팀 사업장 라이선스’에 기대했던 저렴한 비용으로 방대한 게임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우려로 뒤바뀔 수 있다.

한편, 스팀은 올해부터 PC방 사업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해외 게임사들의 게임을 한국 PC방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게이머만을 대상으로 라이선스를 판매했던 것과 다르게 중간 단계인 PC방 업주에게도 게임 콘텐츠에 대한 상업적 이용 라이선스 구매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PC방을 위해 게임 라이선스 할인 및 도매 판매 결제 옵션을 추가하며,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스팀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플레이 연동을 위한 LAN 서버 콘텐츠 캐시 저장 기능도 지원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