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블리즈컨 2018’을 명암이 엇갈린 한해로 기억할 것 같다. <디아블로 이모탈>과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이야기다.

지난 11월 2일 ‘블리즈컨 2018’에서는 블리자드표 게임들의 새로운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디아블로’ IP는 블리즈컨 개막 전부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티저를 통해 기대감을 잔뜩 자극해왔기에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이었다.

현장 분위기는 참담했다. 누군가 ‘갑분싸’가 뭐냐고 묻는다면 블리즈컨 2018의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 영상을 보게 하면 될 듯하다. 개발자 와이엇 쳉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소개하자 행사장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인터넷에서의 분위기는 ‘뜨겁다’. 유튜브에 올라온 시네마틱 트레일러에는 ‘싫어요’가 40만 개를 넘어섰고,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도 <디아블로 이모탈>을 향한 조롱과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부정적인 댓글과 ‘싫어요’ 삭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되고 있다.

모바일게임이 범람하는 시대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디아블로 이모탈>을 내놓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여길 수 있지만 이는 블리자드 팬덤의 정체성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대수로운 문제다.

블리자드 게임 팬들은 그동안 양산형 모바일게임을 거부하며, ‘블리자드 스케일’이라는 미학에 동의했던 코어 게이머들이다. 이들에게 ‘디아블로’ IP의 정식 타이틀인 모바일게임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소식이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독자 개발도 아닌 중국 넷이즈와의 협업까지….

그렇다고 올해 블리즈컨이 이걸로 끝난 것은 또 아니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균형을 바로 잡았기 때문이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지난 2002년 출시된 RTS <워크래프트3>를 현시대에 맞춰 업그레이드한 타이틀로, <디아블로 이모탈>을 향한 냉대를 상쇄할 만큼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모든 유닛과 건물, 환경을 새로 모델링했고, 새로운 애니메이션과 고품질 음악 및 음향을 더했다. 또한 불타는 군단의 통치, 로데론의 몰락, 언데드 스컬지의 등장, 오그리마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팬들이 사랑하는 아제로스의 역사적 순간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아울러 아서스, 스랄, 실바나스, 일리단 등 ‘워크래프트’ 세계에서 등장하는 다수의 전설적 영웅의 탄생을 60개가 넘는 임무와 4시간 분량의 새로워진 게임 내 영상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블리자드의 서비스 플랫폼 배틀넷에 기반 한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는 것은 물론, 개편된 래더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밸런스 패치와 게임플레이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개선된 월드 에디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블리자드는 수백 가지 새로운 트리거와 LUA 지원, 모델을 불러오는 데 사용되는 새로운 도구를 비롯해 전방위적 개선을 예고했다. <워크래프트3>는 정식 래더보다 맵 에디터를 통한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PC방 순위에서도 다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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