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자리는 어디인가요?”

요즘 PC방을 찾는 고객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지난해 얼리억세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했고, 국내 PC방 인기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응당 자연스러운 질문 같지만 그 속내는 사뭇 다르다.

<배틀그라운드>는 <검은사막>과 더불어 온라인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PC방 PC라고 모두 원활한 구동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매장 내 게임 이용현황을 고려해 전체 PC의 20~40%만 부분 업그레이드로 요구사양을 맞춘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직 업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은 좌석보다는 <배틀그라운드>에 맞춰 사양을 업그레이드한 좌석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일명 ‘배그 자리’를 묻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틀그라운드> 점유율이 과거 32%에서 24%대로 다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배그 자리’를 묻는 빈도가 더 높아졌다.

실제 ‘배그 자리’를 물어 안내를 받은 다음 실제 하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4> 등인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유는 ‘배그 자리’는 ‘해당 PC방에서 가장 사양이 좋은 PC가 있는 자리’라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깊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즉, 기왕이면 가장 좋은 사양에서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구와 사양이 높은 PC에서 게임을 실행하면 렉이 덜 걸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투영된 현상이다.

PC방 입장에서는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고객이 원하는 좌석에 앉는 것 자체를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자칫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하는 고객이 몰릴 때 해당 좌석이 부족해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자못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배틀그라운드> 자체의 점유율은 8%p 가량 감소했다고는 하나, 최근 <오버워치>가 신규 업데이트들을 앞세워 점유율이 4%p 가까이 상승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블레이드앤소울>, <검은사막> 등도 소폭 상승한 상태다.

더욱이 최근에는 <배틀그라운드>의 요구사양을 상회하는 <몬스터헌터: 월드>가 1%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PC방에서의 이용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배그 자리’로 통용되는 고사양 좌석에 대한 운용 스트레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요금이면 보다 좋은 사양의 PC로 게임을 하려는 소비자의 욕구는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고사양 좌석이 별도로 나뉘어져 있다면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이에 대한 운용 방침을 수립해놓을 필요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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