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3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주들은 이 업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걸핏하면 탈선의 장소로 지목하고 매장 계약 시 건물주들은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여기에 핵심 콘텐츠라 할 게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이중고를 겪는다.

이런 분위기에 당당히 ‘No’ 라고 외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지난 2013년 설립된 게임인재단이다. 게임인재단은 게임 업계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제고하고 게임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가지고 설립됐다. 이런 비전 하에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을 만나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게임인재단 사무국장 정석원입니다. 재단의 각종 활동에 필요한 실무와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이러브PC방을 통해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Q. 게임인재단은 어떤 단체이며,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가?
A. 게임인재단은 지난 2013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게임 업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아닌 개인이 설립한 공익 목적의 재단입니다.

재단 설립 당시 제시한 비전이 바로 ‘국민에게 존경받는 게임인’입니다. 다소 거창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게임인으로서 우리 사회 전반에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설립 이후 지난 5년간 다소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이 같은 설립 당시의 비전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존경 받는 게임인’ 이라니 정말 근사하게 느껴진다. PC방 업계에서도 업주들의 자존감과 업종의 사회적 위상에 대한 이슈가 있다. PC방 업주도 게임인이라면 게임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A. 게임은 그 자체로도 완성된 콘텐츠 이지만, ‘누구’와 ‘어디서’ 즐기는지가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PC방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만들고 전 세계 게임인들에게 제시한 새로운 놀이 방법이자 문화입니다. 그만큼 PC방 사장님들께서도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시간동안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위해 중요한 역할과 노력을 해오셨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위상은 게임인재단이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고민해오던 부분인데요, 게임은 이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전 국민의 놀이문화가 되었고,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게임의 요소들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인식과 게임산업이 가진 사회적 위상은 분명 더딘 듯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인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 산업과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간다면, 보다 멋진 미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게임인재단은 비전에 맞춰 ‘힘내라! 게임人상’ , ‘게임랩’, ‘게임인 토크콘서트’, ‘겜춘문예’, ‘게임인 역사 나눔 프로그램’ 등 지난 5년간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련의 프로젝트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A. 게임인재단은 설립 당시의 비전을 바탕으로 게임산업의 발전과 시대상에 발맞춰 왔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각각의 프로그램들은 이 시점에 필요한 일이 무얼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단의 설립과 함께 현재 19회차까지 진행된 ‘힘내라! 게임人상’은 지난 2013년 불어 닥친 모바일게임 창업 열풍 속에서 재능 있는 개발사들을 돕고, 그분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2014년 진행된 ‘나도 게임인입니다 : 겜밍아웃’ 캠페인은 게임이라는 문화생활을 즐기는 나 자신이 당당하다고 선언함으로써, 서로 게임인의 자긍심을 갖자는 취지였습니다. 비슷한 시기 인기를 끌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도 참고가 되었습니다.

‘게임인 토크 콘서트’의 경우는 게임산업 종사의 꿈을 가진 학생들이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는데서 착안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특별시 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와 함께, 청소년들의 인생을 결정짓는 주체인 본인과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들을 모시고 게임산업에 대해 이해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 진행 중인 ‘게임인 역사 나눔 프로그램’은 시대 의식 중 하나인 ‘역사’를 소재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재밌는’ 게임이 개발돼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고, 여기에 공감한 수많은 기관과 단체, 그리고 기업들이 동참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Q. 그럼 이렇게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에 대한 게임인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A. 게임인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 학생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뜨거운 열정으로 질문을 쏟아냈는데 현장에 참여한 현직 종사자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더 큰 에너지를 받고 동기부여를 하고 간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미래의 게임인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 게임의 미래 역시 밝다고 생각합니다.

Q. 게임인들의 자존감과 사회적 위상을 보듬는 사업에 착수한 게임인재단이 이제 막 사회적 위상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 PC방 업계를 상대로 조언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A. 함께 해나가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게임사 직원들만 게임인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모두가 게임인이라는 자긍심을 갖자는 입장입니다.

게임은 이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주류 문화이고, 종사자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이러한 문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PC방 사장님들은 일선에서 게이머들과 호흡하시는 대표 게임인입니다.

그 가운데 게임인재단 역시 사명감을 갖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국의 PC방 사장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모두가 게임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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