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는 ‘아재’를 어떻게 정의할까?

최근 PC방 업주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아재는 1995년 이전 출생자다. ‘신개념 PC방’이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물은 95년 이후 출생자들은 출입할 수 없는 ‘아재 구역’을 별도로 운영하는 PC방의 안내문을 담고 있다.

PC방 전면금연화 이후 흡연석을 운영하는 매장이 급감했기에 PC방 경력이 짧다면 ‘아재 구역’이 신선할 수 있다. PC방 경력이 길다면 성인석 개념이 낯설지 않기에 성인석에 신개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PC방 업주에게 ‘아재 구역’이 신개념일 수 있는 이유는 성인 고객을 관리 대상으로써 접근했기 때문이다. 고성으로 주변 손님들을 불편하게 한다면 퇴실 조치하겠다는 안내문의 엄포는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아재들을 보호하겠다는 PC방 업주의 의지 표명이다.

과거에는 PC방 업주들이 눈에 불을 켜고 관리했던 대상이 주로 초중고교생이었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와 시끄럽게 게임을 하는 통에 조용한 매장 분위기를 일순간에 망쳐놓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PC방 이용 연령층이 점차 젊어지면서 이런 시끄러운 분위기가 일반적인 PC방의 모습이 되었고, 조용한 분위기의 매장을 찾기 어려워졌다. 주요 고객층의 연령대가 바뀌면서 관리 대상도 초중고교생이 아닌 아재로 뒤바뀐 것이다.

PC방 주요 고객 연령층의 변화가 성인석에 출입할 수 있는 아재의 개념마저 새롭게 바꿔놓은 셈이다.

한편, 95년생 이하라는 기준도 특징적이다. 현행법상 2000년 이전 출생자는 엄연히 야간 출입이 가능한 성인이다. 그러나 이 기준에 따르면 25세 이하의 대학생도 시끄럽기는 미성년 고객과 다를 게 없다.

헤드셋을 끼고 보이스챗으로 떠들어대는 대학생과 조용한 아재들 사이의 갈등에 주목해온 PC방 업주들의 시각이 반영된 기준이다.

한 PC방 업주는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아재와 비 아재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꼬마 손님 중에서도 조용하게 게임을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중에서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운 분들이 있다”라며 “다만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손님들이 주로 20대 중반 이후에 집중되기 때문에 관리의 편의상 저런 안내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