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활발했던 VR 관련 기업들의 협력 발표들이 무색할 만큼 VR 기업들이 저마다 브랜드를 걸고 창업에 나서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각박한 VR 시장의 민낯이 여실히 보여지는 장면으로, 어제의 파트너가 오늘의 경쟁자가 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자사의 ‘스페셜포스’ IP를 활용해 VR 게임을 개발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최근 ‘또봇’ VR 등을 더해 아예 VR 매직파크 사업에 뛰어들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세계 최초로 VR게임을 상용화한 VR게임 선두주자 스코넥 역시 VR시장의 정체일로를 타파하기 위해 VR스퀘어라는 브랜드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연테크의 자회사 주연글로비스는 VRIZ 초기 YJM게임즈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공동사업을 펼친다고 밝혔고, 1호점과 2호점만 해도 함께 행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3호점부터는 주연글로비스 단독으로 사업을 펼쳤고 YJM은 사실상 배제되는 분위기다. 반대로 YJM 역시 더 이상 VRIZ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고 대신 원이멀스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고 오에스벤처스를 설립해 엔터VR 프렌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엔터VR 1호점은 주VRIZ 1호점과 직선거리로 불과 350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다. 어제의 파트너가 오늘의 경쟁자가 된 상황이다.

포브VR을 통해 국내 VR 시장에 뛰어들려고 했던 네오위즈는 포브와의 연결고리였던 엔미디어플랫폼(구 ACT)을 매각하면서 VR 사업이 사실상 폐기됐다가, 최근 VR AR 엑스포를 통해 VR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포브VR의 테크노블러드는 국내 파트너사와의 연결고리가 끊기자 테크노블러드코리아를 통해 직접 한국 PC방 시장에 VR 공급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YJM게임즈와 MOU를 체결하고 지난해 전국 400여 개 PC방에 포브VR을 공급했지만, 현재 추가 사업은 멈춰진 상태다.

하지만 좋은 협력 사례도 있다. 몬스터VR과 미디어웹은 비록 기존 VR 업체들에 비해 후발주자였지만, PC방 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전용 키오스크의 생산을 분담하는 형태라 서로의 영역과 역할이 명확해 좋은 협력관계로 꼽히고 있다.

지난 3년간 국내에서 이름을 알렸던 VR 업체의 대부분이 제휴 및 협력에서 각자도생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다. VR 시장 자체가 아직 정립되지 않다보니 보급 속도가 더디다는 점은 VR 업체들이 직면한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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