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지만 PC방은 한 달 먼저 시작하는 분위기다.

3월 들어 전국 초중고교의 새 학기가 시작됐고, PC방도 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평일 가동률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평일 가동률이 약 26.5%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사이에 5% 포인트 이상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일간 가동률이 20.51%%를 찍었고 4월 내로 20%선이 무너질 전망이다.

봄 비수기의 충격은 평일 시간대별 가동률에서도 나타난다. 매출 최고 시간대가 오후 4시부터 11시에서 오후 5시부터 10시 사이로 줄어들었다. 반면 매출 최저 시간대는 오전 4시부터 11시로 늘어났다.

시간대뿐만 아니라 가동률 성적도 마찬가지다. 겨울 성수기 때는 매출 최고 시간대 가동률이 60%에 근접했지만 지난주는 45%에 머물렀다. 또한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는 가동률이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돈 나갈 일만 남았다. PC 가동률이 낮아 게임비 지출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올봄 내로 카카오게임즈의 PC방 과금이 시작된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PC방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점유율 최대의 인기 게임이 PC방 무과금이라는 점이었는데 이마저도 상황이 종료되는 셈이다.

게임트릭스를 기준으로 <배틀그라운드>는 점유율 40%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무과금인 ‘스팀 배그’를 제외하더라도 PC방 과금이 시작되면 PC방 업주가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마다 ‘스팀 배그’와 ‘카카오 배그’의 비율이 다르겠지만 불법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PC방에서 ‘카카오 배그’가 ‘스팀 배그’의 이용시간을 넘어선 추세를 감안하면, ‘카카오 배그’의 점유율은 대략 20% 이상이다.

이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얼추 비슷한 점유율이며,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배그’의 PC방 정량 요금을 <리그오브레전드>와 동일하게 시간당 233원이라고 책정한다면, PC방 업주의 통장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비와 동일한 금액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PC방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배그 과금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PC방 폐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매출을 방어할 수 있는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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