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가상화폐 열풍으로 그래픽카드 품귀현상과 가격 고공행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작년 채굴 시장에 판매된 그래픽카드가 300만 개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인 존페디리서치(JonPeddie Research)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마이닝 프로그램 구동용으로 채굴 시장에 판매된 그래픽카드가 대략 300만 개에 달하며, 이를 금전적으로 환산했을 때 약 7억 7,600만 달러, 한화 약 8,38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존페디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GPU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45% 감소했고, 연간으로는 4.8%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 그래픽카드 물량 전체가 소폭 줄어든 상황에 거센 채굴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품귀를 부추기는 꼴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일반 게이머나 PC방 등이 놓친 그래픽카드의 개수가 약 300만 개에 달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데, 만일 해당 물량이 일반 시장으로 공급됐다면 현재 심각하게 과열된 그래픽카드 시장의 품귀현상이나 가격 거품이 어느 정도 완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굴 시장을 통한 이런 막대한 판매고는 제조사 입장에서도 반가울리 없다. 혹사당한 그래픽카드의 AS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가상화폐 거품이 갑자기 꺼져 중고 시장에 대거 물량이 쏟아질 경우 신규 판매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등 시장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를 걱정하는 것은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채굴용으로 판매됐던 그래픽카드가 시장에 풀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한 유저는 하드웨어 커뮤니티에 채굴용으로 공급됐던 그래픽카드의 시리얼 정보를 공유하고 나섰다.

그는 각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시리얼 앞머리를 공개하는 것으로 마이닝 에디션 구별법을 알렸다. △ASUS는 MN △HIS는 BTC 와 BIT △GIGABYTE는 BT △Sapphire는 MNG △Colorful은 BTN △PowerColor는 BTN △MANLI는 MING과 BTC △PALIT은 BTE 등으로 시리얼을 통해 마이닝 에디션을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닝 에디션은 그래픽카드 포트가 없는 채굴 전용 상품이 나오기 전에 출시된 포트가 있는 모델들이다.

하지만, 마이닝 에디션이 지난해 여름을 전후해 단종되면서 채굴 업계 역시 일반 그래픽카드를 구입하기 시작해 현재는 중고 시장에 풀렸을 때 시리얼로도 확인할 수 없는 제품이 상당 수 유입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채굴 시장은 올해에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신제품이 조만간 출시되더라도 품귀 현상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그레이드를 미루고 있던 PC방이나 그래픽카드 수급 문제로 창업이 늦어지는 PC방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그래픽카드 문제로 고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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