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 PC방을 오픈하는 업체들이 있다.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고 미래에도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업체들이 PC방을 오픈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꿈 때문이다. 커뮤니티의 중요성이야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고, PC방을 거점화 한다면 오프라인 커뮤니티 장소가 될 수 있다.

특히 게임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인지 PC방 오픈을 제일 처음 시작한 업체는 게임사였다. 지난 2012년 NHN엔터테인먼트는 공격적으로 PC방을 인수하거나 창업했고, 대형을 중심으로 하되 중소형 매장도 다수 인수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에서 PC방 20여 곳을 동시 운영했다. 이런 행보가 PC방 업주들의 도마 위에 오를 때 쯤 자회사와 사업부는 실적을 이유로 해체됐다.

2014년 말에는 FPS게임 <포인트블랭크>로 유명한 제페토가 홍대에 Z: PC방을 오픈하기도 했다. <포인트블랭크>의 국내 입지 강화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이 기대됐던 Z: PC방은 지난해 중순 건물주의 요구에 문을 닫고 말았다.

게임사들이 고배를 마시는 사이 주변기기 업체에서도 PC방에 눈독을 들였다. 제닉스는 2014년 동일 브랜드의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고, 스틸시리즈와 쿠거 그리고 아우라도 PC방 가맹사업을 추진했다.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게이밍기어를 어필할 장소로 PC방을 활용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게도 아우라를 시작으로 이런 PC방 사업은 좌초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아무리 업체에서 달려들어도 매장을 자력으로 생존시키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창업 후 생존률이 낮은 업종의 쓴맛이라면 쓴맛이다.

소식을 접한 PC방 업주들은 업체들도 줄줄이 나가떨어지는 레드오션에서 생존한 자신들을 뿌듯해 하면서도, 정 PC방 하고 싶으면 차라리 매장을 오픈하지 말고 관련 사업을 하라고 조언한다. PC방 업주들의 이런 의견을 따르자면, 업체의 PC방 창업은 자살행위인 셈이다.

그런데도 자살을 기도하는 업체는 여전히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 업체들의 PC방 창업이 잦다. 나이스게임TV와 아프리카TV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나이스게임TV와 아프리카TV의 PC방은 앞서 언급된 실패 사례들과 분명히 다른 특징이 있다.

먼저 나이스게임TV는 지난 2015년 후반에 PC방을 오픈한 이후 아직까지 2호점을 내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PC방 오픈 목적이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스게임TV PC방은 방송 스튜디오 층의 공간을 활용해 팬들이 게임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각종 게임 대회의 예선이 치러지는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아프리카TV PC방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2월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대구, 광주 등 대도시에 ‘오픈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PC방을 개장하고 있다. 자사 소속 BJ들이 팬들과 직접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직영으로 PC방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PC방들의 성공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들의 수요가 확인된, 독점 콘텐츠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PC 사양이나 PC 이용요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매장에 대한 충성심을 담보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아프리카TV 측은 “오픈 스튜디오를 오픈해 오프라인 커뮤니티 조성의 기반을 다졌다. 해당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C방을 통한 오프라인 커뮤니티라는 업체들의 오랜 꿈을 아프리카TV의 오픈 스튜디오가 실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업체 PC방의 실패 사례의 하나로 추가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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