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0월호(통권 32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의 메인 콘텐츠가 온라인게임이라면 서브 콘텐츠에 해당하는 그 어딘가에 모바일게임과 PC 패키지게임이 있을 터다. PC방을 찾는 고객 중 온라인게임이 아닌 패키지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도 늘어난 요즘, 해외 패키지게임 시장에서 잘 나간다는 <데스티니2>는 어떤 게임인지 알아봤다.

현재 패키지게임 부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단연 <데스티니2>다. 미국 번지가 개발하고 액티비전이 서비스하는 <데스티니2>는 지난달 출시 3일 만에 전 세계 동시접속자 120만 명을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데스티니2? 전작인 있는 모양인데?
PC방을 풍미했던 FPS게임은 <레인보우식스>, <카운터스트라이크>,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오버워치> 등이 있고, 이 작품들 사이사이에는 수많은 게임들이 있었다. 패키지/콘솔 FPS게임도 마찬가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PC방보다 복잡한 계보와 유구한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개발사 번지는 전작을 개발할 당시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유는 번지가 그 유명한 ‘헤일로’ 시리즈의 개발사였기 때문이다. 2001년 발매된 <헤일로: 전쟁의 서막>은 콘솔게임 시장에서 Xbox가 PS3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마련해준 흥행작이었다.

지난 2007년, 번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진영에서 독립해 Xbox와 PS을 모두 아우를 수 있게 되었다. 3년 후 액티비전블리자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스타일의 FPS 신작 개발에 착수, 다시 4년 후 자신들이 갈고 닦아온 FPS게임 제작 역량을 만천하에 과시하게 된다. 바로 <데스니티(2014)>를 통해서다.

사실 <데스티니>에 대한 게임계의 평가는 다소 복잡하다. 당초 기대만큼 거대한 흥행을 거두진 못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단판승부를 선호하던 고전적인 FPS 게이머들에게는 비판을 받았지만 아이템 파밍 등 MMORPG스러운 요소도 잘 버무려 생명력도 길었다.

이를테면 <월드오브오버워치2> 정도?
<데스티니>는 머나먼 미래의 우주를 배경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해 정체불명의 적과 싸우는 내용이다. 스토리가 아닌 장르적 특징으로 보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비슷한 PvE 콘텐츠를 통해 아이템을 파밍하고, <오버워치>와 비슷한 1인칭 슈팅액션에 각종 스킬을 가미했다. 이런 작품의 후속작인 <데스티니2>는 <월드오브오버워치 2>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여기까지만 읽은 독자라면 <헬게이트: 런던>, <헉슬리>, <하운즈>, <파이어폴>, <플래닛사이드2> 등 이제 기억조차 흐릿한 타이틀명을 간신히 떠올리며 <데스티니2>에 대한 관심을 꺼버릴 수도 있겠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데스티니>는 저런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으니까 오히려 관심을 줄 만하지 않은가? 파밍 요소를 도입하려 했던 수많은 FPS게임이 다양한 이유로 실패했지만 <데스티니>는 달랐다. 개발사가 FPS게임에 대한 웅후한 내공이 있었던 만큼, 슈팅게임의 재미를 타협하지 않았다.

덕분에 이런 장르의 게임 중 가장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명성이 높다. 여기에 <데스티니2>는 전작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완성도도 더 훌륭하고, 부실했던 싱글플레이까지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치며…
<데스티니2>가 전작과 다른 점은 PC 플랫폼으로도 발매되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PC방과의 접점이 하나 생겼다. 또한 PC방 업주들에게 애증의 대상인 블리자드 배틀넷에 이름을 올리면서 또 다시 PC방과의 접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한국어화를 거친 정식 한국 출시가 아직도 불투명해 PC방에서는 극소수의 마니아만 즐기는 비운의 게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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