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이 말이 뜻하는 바를 교통수단과 인터넷의 발달로 그만큼 국가와 국가간의 교류와 수출입이 쉬워졌으며, 그 교류의 내용이 문화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정도로 정의해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문화를 지적양식을 바탕으로 형성된 미술, 음악, 문학, 연극 등에 국한된 말로 사용하였지만 현대는 게임, 만화, 영화, 광고와 같은 기치적인 것들도 포함하여 그 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해졌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은 우리에게 문화적 양식으로서 폄하의 대상이었지만 현재는 영화와 더불어 대중문화로서 디지털 문화 콘텐츠의 꽃으로 자리해 나가고 있으며, 하나의 산업으로 큰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임, 이제는 문화 상품으로서 보호 받아야

한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게임시장은 국내만 국한하더라도 년 평균 1조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중에서 패키지(PC)게임과 비디오 게임은 년간 20~2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차지하는 비중은 4천억원 규모인데, 대부분의 경우 국내 개발사의 제품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시장의 논리로서 당연히 외국 게임이 질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 우리가 가진 개발 환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게임 개발사와 개발자들은 양질의 게임을 만들면 그 대가가 반드시 돌아 온다는 믿음이 있고 그것은 게임이 지적재산이자 문화로서 보호 받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그러면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상황은 어떠했는가. 많은 개발사들이 패키지(PC)게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몇 십억을 들여 게임을 개발했다. 하지만 출시하자마자 인터넷을 통해서 수만 개가 무단으로 복제되어 퍼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도산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이제 SW업계라면 흔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 이후 우리나라의 게임 개발사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온라인 게임으로 선회하여 패키지 게임 시장은 거의 잃어버렸다. 이러한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는 결국 패키지 게임의 가격을 상승시켜 불법복제품을 사용한 일반 소비자나 PC방 등에 돌아가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되풀이 된다. 결론적으로는 문화를 상실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무식하거나 예의가 없는 사람을 가리켜 '문화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게임SW 뿐만 아니라 전체 SW가 하나의 지적 문화 상품으로 보호 받아야만 가능하다.

■정품 SW 사용이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SPC는 SW가 지적재산으로 보호 받도록 체제를 정비했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올해부터 4인 변호사 시스템을 도입하여 전국적으로 일반기업, PC방, 학원 등에 만연한 불법복제 행위에 대해 고소·고발을 강화했다. 동시에 SW불법복제를 관리하는 여러 가지 툴도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기업의 전산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SAM(SW자산관리), SRC(컨설팅)등이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불법복제에 대처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불법복제 예방 관리 툴 "체키"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시스템들이 필요 없어지고 기업이나 학원, PC방, 개인 모두 스스로 정품 SW를 사용하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캐나다를 비롯하여 중국계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SARS로 인해 중국계 기피현상까지 일고 있다고 한다. 인적·물적 피해도 문제이지만 해당 국가들은 국가 브랜드에 대한 실추를 더 크게 염려하고 있다. 그 만큼 국가의 이미지는 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얼마 안 있으면 IIPA(국제지적재산권연맹)는 우리나라 지적재산권 분야의 등급을 결정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SW지적재산권과 관련하여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인지 다시 가늠해봐야 할 때이다.


- 한국 소프트웨어 저작권 협회 김규성 사무총장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