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선보이는 신작 게임들과 대규모 업데이트의 면면을 살펴보면 도드라지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추억팔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영화 산업에서는 오롯이 신작이라 할 수 없는, 기존 유명 성공작들을 리메이크하거나 후속작을 내놓는 것이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가파르게 성장하며 新문화 콘텐츠로 각광받던 게임 산업 역시 같은 길을 답습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너무 많은 작품과 세계관이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신작 개발은 날로 높아지는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위 상업적 성공을 장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6월에 출시되어 폭주기관차처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모바일게임 <리니지M>은 컨트롤러만 교체해 플랫폼을 옮겨놓았다고 평가받을 만큼 원작과 최대한 동일하게 출시했다.

<데스티니차일드> 역시 후속작을 출시하기보다는 이용 등급만 낮춘 소위 재탕을 선보이며 최소 비용을 투입해 최대의 매출 효과를 내는 방향을 선택했다.

왕년의 스타이자 이스포츠의 선두주자인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엔진은 그대로 활용하고 그래픽과 일부 랭킹 기능 등만 추가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라는 업그레이드 팩을 8월 15일에 출시할 예정이다. 확장팩이 아닌, 리메이크는 더더욱 아닌 업그레이드 키트형 DLC라는 점에서 완벽한 추억팔이 유형이다.

<디아블로3>는 지난 6월 29일 확장팩 형태로 ‘강령술사의 귀환’을 출시했는데, 아예 전작의 유명 캐릭터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하겠다고 공언하며 상품의 핵심으로 옹립했다. 바로 직전 확장팩의 핵심 콘텐츠 역시 전작의 유명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성전사로 사실상 2연타다.

디제이맥스의 신작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소식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움도 크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콘솔게임 전문 개발사가 명맥을 유지하며 신작을 냈다는 것은 감개무량하지만, 완전한 신작이 아닌 이번에도 프렌차이즈 후속작이라는 점은 자못 아쉽다.

이처럼 기존의 성공한 IP를 활용해 후속작을 내놓는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출시된 게임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기획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며, 넘쳐나는 경쟁작 사이에서 손쉽게 존재감을 인식시킬 수 있으며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 ‘디아블로’ 시리즈, <뮤레전드> 등은 기존 팬덤 및 휴면유저의 복귀에 힘입어 PC방 점유율이 몇배나 상승하는 등 결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올 여름은 물론 앞으로 한동안은 추억팔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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