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주들 사이에서 최근 보급이 크게 늘어난 선불결제기의 월 관리비가 담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 3사 모두가 월 55,000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불결제기 관리비 담합 의혹은 일부 PC방에서 선불결제기 AS 비용으로 인한 클레임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유지보수비용에 해당하는 관리비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선불결제기를 공급하고 있는 3사 모두 공교롭게도 월 관리비를 55,000원으로 책정해 많은 PC방 업주들이 관리프로그램 업체들이 담합해 가격을 통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 모두 담합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먼저 선불결제기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엔미디어플랫폼은 “AS 발생 시 크고 작은 부분들에서 무상 교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업데이트 등 지속적인 기능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산해 관리비로 책정한 것”이라며 “담합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피카박스를 공급하고 있는 미디어웹 역시 담합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미디어웹 관계자는 “단순 고장의 경우 상당 부분에서 무상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국 단위로 선불결제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월 관리비로 책정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이머신을 공급하고 있는 엔조이소프트도 담합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엔조이소프트 관계자는 “처음 선불결제기에 관리비를 적용한 업체가 55,000원을 받아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 가격에 따라간 것 뿐”이라며 “사실 다른 업체보다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가격경쟁력에서 도태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정한 금액”이라고 전했다. 경쟁에 의해 하향평준화된 금액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PC방 관리프로그램 3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모든 선불결제기의 월 관리비가 55,000원으로 동일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업체들 간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가격은 낮아지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길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선발업체에서 책정한 가격을 후발업체들이 따라가는 형세라 담합이라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매월 관리비가 나가면 그에 맞는 피드백이 있어야 하는데 체감하기 힘든 수준이라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월 관리비를 인하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필요 경비를 청구하는 방식도 병행해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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