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탐방] KT 게임허브 필드 테스트 매장, 신림동 타이거 PC CAFE
2012년 초에 등장해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며 PC방에 어렵게 자리를 잡은 노하드솔루션(이하 노하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PC방 노하드 시장에 대기업 KT가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KT 노하드가 개천절이었던 지난 10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게임허브’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면서 PC방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KT가 PC방용 노하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2~3년전에 시작됐다. 상당수 PC방 업주들이 중소기업이라는 규모의 한계와 각종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영업에 지장을 받는 일이 잦아지자 대기업의 노하드솔루션 출시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우선 KT의 노하드 게임허브가 기존의 솔루션들과 가장 다른 점은 PC방에 서버가 있는 것이 아니라 KT 지사(전화국)에 있다는 것이다. PC방에는 지사에 있는 서버와 연결하는 스위치 장비만 들어오며, KT 지사에서 PC방까지 10Gbps 속도의 회선으로 연결된다. 현재 PC방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가인터넷의 속도가 최대 1Gbps이기 때문에 이론상으로 10배 빠른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하나 있다. 서버가 KT 지사에 있든 PC방에 있든 중요한 것은 솔루션의 안정성인데 KT가 채택한 솔루션은 이미 PC방 시장에 진출했다 철수한 경험이 있는 넷기어의 ‘레디부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수정하고 발전시켰다고 하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출시 초기라 그런지 다소 비싼 요금도 걸린다. 현재 KT가 발표한 게임허브의 가격은 전용선 요금을 포함해 PC 70대 기준 월 125만 원이다. 70대 이상 120대 이하는 PC 대수 당 5,000원, 120대 이상인 경우 대당 4,000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스위치 장비 임대료 10만 원과 부가세를 포함하면 70대 PC방 기준 실제 지출 금액은 월 150만 원 수준이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안정성, 그리고 비싼 요금 때문에 선뜻 도입하기 쉽지 않겠지만 어찌되었든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솔루션이 출시됐고, 그것도 대기업 제품이라는 점에서 KT의 행보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많은 업주들이 게임허브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아이러브PC방이 KT의 도움을 얻어 그동안 게임허브를 출시하기 위해 필드 테스트 매장으로 활용한 서울 관악구의 ‘타이거 PC CAFE(이하 타이거 PC방)’를 취재했다.

▲ KT에서 출시한 ‘게임허브’ 테스트 매장 타이거 PC CAFE

필드 테스트 1년 “큰 문제는 없었다”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타이거 PC방은 게임허브가 공식 출시되기 전까지 테스트 매장이었으며, 현재도 ‘게임허브’로 PC를 관리하고 있다. 6년째 운영하고 있는 PC방으로 ‘게임허브’를 도입하기 전부터 다양한 노하드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 타이거 PC방은 스킨십 마케팅을 중시해 선불결제기를 도입하지 않았다.

타이거 PC방의 박세진 사장은 게임허브를 이용하기 전 2~3종의 노하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데 서비스에 문제가 조금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불만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것이다.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새벽 시간대 문제가 발생하면 전화 연결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 타이거 PC CAFE 박세진 사장

노하드솔루션 초창기의 문제점들을 직접 겪으며 고민하던 박 사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영업사원의 권유로 KT 게임허브의 필드 테스트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타이거 PC방은 게임허브의 필드 테스트를 1년 정도 진행한 터라 그간 다양한 데이터가 쌓였을 것으로 기대됐다.

박 사장은 필드 테스트를 경험한 소감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첫 번째는 과거 다른 노하드를 이용할 때는 게임에서 긴급패치가 발생하거나 게임물을 삭제해야 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 직접 이를 관리해야 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갔다고 한다. 하지만 게임허브를 이용하는 동안에는 이 같은 관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박 사장은 “노하드의 극대화된 장점을 경험을 했다”며 “PC 관리에 대한 부분들이 모두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말 그대로 노하드를 왜 써야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허브의 장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 파악이 쉽다는 점을 꼽았다. 인터넷이 느리거나 게임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전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했지만 이제는 KT에 전화만하면 쉽게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허브의 PC방 정책은?
취재 현장에는 KT 실무진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을 통해 게임허브와 관련된 KT의 정책들을 보다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우선 가격정책은 약관에 의한 정보를 공개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부가세와 스위치 장비 임대료를 별도로 70대 기준 125만 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매달 발생하는 이용요금으로, 도입 초기 설치비용이나 부가적인 서비스와 관련된 추가비용은 없다.

인터넷전용선은 반드시 KT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다른 통신사의 전용선을 이용하면서 게임허브 이용은 불가능하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KT는 주로 신규 PC방이나 통신사 약정이 종료되어 통신사 이동이 자유로운 PC방, 리모델링이나 PC 업그레이드 등 최신 시설로 교체하는 PC방에 적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C방과 연결되는 KT 지사에서는 노하드 서버를 랙 타입 형태로 구축해 운영한다. 사양은 고성능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32GB 메모리, 10Gbps 랜포트 2개로 구성되며, 총 12개의 1TB SSD를 RAID10 방식으로 묶어 데이터가 상시 백업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구축된 게임허브의 서버는 대당 700대의 클라이언트 PC를 커버한다.

또한 KT는 게임허브 이용 PC방을 지사와 10Km 이내로 제한했다. KT 지사 기준 반경 10Km 내에서만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게임허브를 이용하고 싶어도 지방에서는 잠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KT는 현재 서울 지역에만 게임허브를 서비스할 수 있는 상태다. KT 관계자는 연내에는 서울 지역만 우선 서비스하고 내년 상반기 중 수도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내년 하반기 중에는 전국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필드 테스트 결과는 OK, 그러나…
타이거 PC방은 필드 테스트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고 아직 PC방 노하드솔루션 관리에 대한 경험이 없는 KT도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미 PC방 전용선 관리 기사들에 대한 교육도 이뤄지고 있으며, 고객센터에서도 이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서비스 품질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대기업 서비스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허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이 가격이다. 기존 노하드와 비교했을 때 감가상각을 모두 고려해도 비용 차이가 크다. 70대 기준으로 기존 통신사의 1Gbps급 PC방 전용선, 노하드 서버 구매 비용, 매월 발생하는 관리 비용, 심지어 노하드 서버에 대한 업그레이드 비용까지 고려해도 3년간 이용했을 때 1,0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두 번째 문제는 안정성이다. 랙 타입의 게임허브 서버가 최대 700개의 클라이언트 PC와 연결되기 때문에 여러 PC방이 하나의 서버에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아직 게임허브는 서로 다른 지사에 연결된 PC방에서만 테스트가 이뤄졌기 때문에 최대 부하 시간대에 동시에 여러 PC방이 연결된 상태에서 진행한 테스트 경험은 없을 것이다.

만약 과도한 트래픽이나 사이버 공격으로 서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같은 상권 내 여러 PC방이 동시에 영업에 지장을 받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세 번째 문제는 장애 발생 시 해결 시간이다. 모든 솔루션이 마찬가지겠지만 노하드 장애는 곧 영업 중단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노하드 업체들은 장애가 발생할 경우 빠른 해결로 가맹점 영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KT 게임허브의 특성상 한 지사에 연결된 여러 PC방에서 동시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 분명하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KT 게임허브, PC방에 통할까?
타이거 PC방은 필드 테스트 매장으로서 KT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아 왔기 때문에 업주 입장에서는 별다른 문제점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타이거 PC방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KT 입장에서는 소중한 데이터이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 역시 KT가 게임허브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가 됐을 것이다.

비용적인 면은 약관에 따른 규정만 발표했기 때문에 기존의 통신요금과 같이 각 지역 영업사원을 통해 일종의 할인이나 안정화 기간이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안정성과 관련한 문제는 비록 여러 PC방에서 동시에 발생한 장애를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통신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KT이기 때문에 믿어볼 만하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PC방 노하드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한 것은 PC방 업주들 입장에서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기 때문에 반길 일이다. 다만, 대기업이 시장을 잠식해 PC방 업주들과 각별한 스킨십 마케팅을 펼쳐왔던 기존 중소기업들이 하나둘 문을 닫을 경우 대기업에 의한 독과점 현상이 야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PC방 업주들의 몫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KT가 PC방에 안정적이고 저렴한 노하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