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올려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500원 PC방으로 인해 많은 PC방이 폐업을 해야 했기에 이런 글이 혹여 500원 PC방을 찬양하는 글로 비춰질까 염려되어서입니다. 하지만, 500원 PC방은 이미 벌어진 현실이고, 자유 시장경제에서 그들의 선택에 대해 욕만 할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500원 PC방의 운영방법을 알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연구해 가는 글로 이해해주시기를 바랍니다.

500원 PC방은 대구지역에서 먼저 출발하였습니다. 대구지역은 특이하게도 피자헛 옆에 더 큰 사제 피자집을 만들어 경쟁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오비맥주 옆에 사제 맥주집이 더 대형화 되어 들어서 있죠. 이제 대구지역에서는 1,000원 PC방을 찾아보는 것이 더 힘들 정도입니다. 대구지역에서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 PC방이 이제는 서울까지 이미 퍼져있습니다. 500원 PC방으로 타산이 맞지 않는다면 이렇게 급속하게 퍼질 이유가 없었겠죠.

500원 PC방의 운영방법에 대해 얘기하자고 했지만, 500원 PC방 운영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운영상의 노하우라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평일에는 넉넉하던 자리가 휴일과 주말에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곤 합니다. 아이들은 금연석이 모자라 흡연석으로 넘어가고 흡연석의 자리가 모자라 어른들이 금연석으로 넘어오곤 합니다. 대형 PC방은 이런 고민을 자본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00원 PC방은 PC와 모니터, 책상, 냉난방기 외의 사이드에 들어가는 창업자금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대형화 된 PC방은 그 자체가 인테리어입니다. 대형 평수에서 나란히 진열된 모니터만으로 고급 인테리어와 버금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테리어에 대한 투자비를 최소화 하여도 시각적인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50~70대 창업에 들어가는 인테리어 비용으로 120대~150대 인테리어 비용을 해결해야 합니다. 50~70대 인테리어에 4,000만 원이 소요된다면 150대 인테리어에 4,000만 원~5,000만 원이 지출되게 하는 것입니다.
 
PC와 모니터, 냉?난방기를 제외한 설비투자는 감가상각이 심합니다. 대형 PC방은 투자할 포인트에만 투자를 하고, 하지 않을 부분에서는 심각할 정도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최초 투자비용을 최소화하여 대형으로 오픈한 후 최초 500원을 갈지 1,000원을 갈지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대형 PC방이 꼭 500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대형화 되어 있기에 1,000원을 받아서 이용객을 늘릴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겠지요. 하지만, 경영상의 위기 혹은 지역선점을 위해 언제든 500원으로 내릴 수 있는 기반과 시설이 준비되어 있고 이를 염두에 두고 오픈을 한다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 입니다.

대형 PC방은 창업비용을 최소화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월별 지출액을 6, 70대의 PC방 정도로 최소화 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입니다. PC방이 클수록 지출되는 비용이 많겠지만, 이를 최소화 하는 것이 대형 PC방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대형으로 만들었다 해서 아르바이트를 동시간대에 3~4명을 쓴다면 벌어봐야 소용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대형 PC방은 모든 것이 셀프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물, 커피, 녹차는 기본으로 셀프이며, 무인 관리 프로그램인 DT2000에 돈을 집어넣고 자리를 찾는 것도 손님의 몫입니다. PC관리를 제대로 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를 불러서 시킬 일들이 많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00원 PC방은 먹을거리 매출도 상당합니다. PC방 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이용객이 늘어나고 늘어난 이용객들은 PC에서 줄인 PC방 요금을 먹을거리에 투자합니다. PC방 선불요금을 기계에 넣을 때 시작과 동시에 먹을거리를 사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먹을거리를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이윤이 높은 먹을거리를 위주로 디스플레이를 잘 해놔야 합니다. 먹을거리 매입가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시로 체크를 해야 하며, 마진이 높은 먹을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500원 PC방도 운영을 잘못하면 망합니다.  PC방 고객단가를 500원으로 낮춘 상태에서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1,000원을 받는 안정적인 PC방보다 못한 매출이 나올 것이 뻔합니다. 처음엔 손님들이 몰린다고 할지라도 500원 PC방의 문제 중 하나인 일명 '폐인'에 대한 관리(다른 손님들이 상당히 불쾌해합니다)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PC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경우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당하지 못할 대수를 오픈하여 관리기능이 정지 상태에 들어간 500원 PC방을 빈번하게 봐온 입장이기에 주위에 500원 PC방이 들어왔다고 해서 미리 겁을 먹기 보다는 꾸준히 대응할 수 있는 고객관리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500원 PC방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러브PC방 공식 카페 피연모(PC방연합모임) 매니저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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