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31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말로만 듣던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의 파급력이 PC방 업계를 강타했다. PC방 업주들을 극도의 스트레스로 몰아가고 있는 초등학생 <오버워치> 이용 경찰 신고가 바로 그것이다.

발단은 그 유명하다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채팅창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채팅 문화는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온갖 욕설과 일명 부모를 욕한다는 것을 줄여 부르는 ‘패드립’ 등이 난무하다. 이 같이 악명 높은 채팅은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초딩’으로 치부되고 있고 ‘초딩’은 무개념과 노매너의 대명사가 됐다.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뿌리 깊은 이 같은 고정관념은 <오버워치>로 이어졌다. <오버워치>가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르며 흥행가도를 달리자 <리그오브레전드>의 채팅창을 닮아가는 <오버워치>의 채팅문화에 염증을 느끼는 유저들도 덩달아 늘어났다. 최근의 네티즌들은 무엇인가 불만이 쌓였을 때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PC방의 풍경’이라며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화제 되고 있는 사진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이 PC방에서 <오버워치>를 즐기고 있는 모습들이다. 이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채팅 문화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초등학생들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게임 유저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공격 방법이 게임물 이용등급 위반에 대한 경찰 신고다.

이들의 초등학생 공격 방법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 누군가가 방법을 제시했고, 공격방법이 대단히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면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가 희화되고 있고, 장난과 유머로 취급되고 있다. 초등학생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네티즌들의 유희가 된 것이다.

실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오버워치> 이용 초등학생 신고가 재미있는 게시물로 꼽히고 있으며, 경찰이 출동한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해 인증하는 수준까지 갔다.

문제는 이런 비정상적인 행위가 대유행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 다행인 것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PC방 업주에게 고의성이 없다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일부 지역의 경찰들이 PC방 업주에게 관련법 위반으로 처분을 내린 것 또한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충분한 소명기회를 갖고 구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매출에 영향을 받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학생 고객을 중심으로 한 상권의 PC방 에서는 경찰이 출동할 경우 대부분의 초등학생을 훈방 및 귀가 조치해 사실상 PC방 이용 자체를 제한하기 때문에 영업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경찰의 공권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단순히 PC방 업주의 처벌 여부와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게임문화로 치부하기에는 일이 너무 커진 상황이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경찰 신고가 언제 사그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일선의 경찰들조차 법률 해석이 제각각이고, PC방 업주들은 물론 PC방 아르바이트 근무자,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조차도 혼란을 겪고 있다. 결국에는 누군가 적극 나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 공권력이 낭비되지 않아야 하고 PC방 업주들은 생계를 위협받지 않아야 한다. 또 초등학생들의 명의도용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결국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것은 정부다. 게임사, PC방, 경찰, 게임유저 모두를 대상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정부밖에 없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접한 정부부처는 미온적이었다. PC방 단체의 대처 또한 미온적이다. 과연 PC방 단체와 정부가 PC방 관련 현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는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앞으로 이번 사태와 유사한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날 것이다. PC방 단체와 담당 부처의 불통 속에 PC방 업주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해결책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이해 당사자인 PC방 단체와 소관부처가 적극 나서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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