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0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휴게음식점 도입 등 집객 아이템으로 먹거리가 부각되면서 PC방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입점 형태는 물론 내부 구조도 먹거리 판매에 초점을 맞춰 변해가고 있으며, 상권 분석, 인력의 운용방식, 홍보와 마케팅 방식도 차츰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숍인숍 형태로 보다 특화된 먹거리를 판매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일전에 소개한 의정부의 퀸 PC방의 경우 이전의 교회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 전체를 PC방으로 개조, 1층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완벽한 로드숍을 구현했다.

하지만 퀸 PC방과 같은 입점 형태는 아직 흔치 않은 경우다.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는 경우나 1층에 입점할 경우 상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임대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숍인숍 아이템으로 로드샵까지 도입한 PC방, 하지만 대형 상가 건물 4층에서 로드샵을 도입했다는 PC방이 있다고 해서 수소문해 찾아갔다.

인천 논현동에 위치한 라피에스타 PC방은 초대형 상가건물 내에 자리를 잡았다. 스트리트몰로 유명한 대형 상가타운인 ‘라피에스타’는 최근 전국 각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천 논현동의 라피에스타는 내부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자리할 만큼 규모가 크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라피에스타 PC방을 주목한 이유는 초대형 상가타운 내 PC방이 입점한 사례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성공 사례도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더구나 전형적인 로드샵 형태의 숍인숍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초대형 상가타운의 4층 PC방, 먹거리 로드샵의 가능성이 궁금했다

알고 찾아가야 하는 PC방
PC방을 찾는 고객들의 상당수는 ‘PC’라고 크게 쓰인 간판을 보고 들어간다. 그 PC방에서 무엇을 서비스하고 있는지, PC 사양이 어떤지, 서비스의 질이 어떤지, 브랜드를 따지거나 먹거리 종류를 따지기에 앞서 PC방 자체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다.
▲ 라피에스타 PC방의 이병준 사장
상가타운 내 위치한 라피에스타 PC방은 이 같은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PC방 이용 목적으로만 방문하기엔 다소 번거로울 정도다. 외부에서 간판을 확인하는 것조차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굳이 PC방의 존재를 알았더라도 큰 상가 내 엘리베이터까지 타야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고객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었다. 라피에스타 PC방이 위치한 상가타운과 맞은편에는 2만 세대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있고, 이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PC방을 이용하기 위해 이 대형 상가타운을 찾는 것으로 보였다.

로드샵 형태의 숍인숍 접목
로드샵의 개념은 길거리에서 바로 테이크아웃을 할 수 있는 상점을 말한다. 대형 상가 내, 그것도 4층에 자리한 라피에스타 PC방은 엄밀히 말하면 로드샵은 아니다. 그러나 매장 자체는 로드샵 형태를 갖추고 있다. 출입구 바로 옆에 테이크아웃 카운터를 구성한 것이다.

▲ 초대형 상가 4층에서 로드샵을 운영 중인 라피에스타 PC방
라피에스타 PC방에는 ‘모노치즈’가 입점해 있다. 모노치즈는 치즈토핑을 전문적으로 하는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커피 전문점 수준의 음료도 곁들이고 있다. 연어를 활용한 메뉴 등 다양한 메뉴로 치즈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꽤나 유명한 브랜드다.
▲ 라피에스타 PC방이 도입한 숍인숍 브랜드 ‘모노치즈’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에서 라피에스타 PC방을 검색할 경우 오히려 모노치즈를 찾는 소비자들의 게시물이 눈에 많이 띈다. 결과적으로 라피에스타 PC방은 유명 브랜드를 숍인숍 형태로 도입해 마케팅 효과까지 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신 트렌드가 총망라된 신규 PC방
라피에스타 PC방은 로드샵 형태를 도입했다는 점 외에도 PC방 업계의 최신 아이템들이 집대성되어 있다. 매장 외부에는 모노치즈가 강조되어 있지만 내부에는 덮밥류, 볶음밥류, 분식류, 커피전문점 이상의 다양한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

▲ 외부에서는 모노치즈만 보이지만 먹거리 품목이 100가지에 이른다.
또한 근무자들이 먹거리 조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선불기기가 도입되었으며, 천편일률적인 빈티지 콘셉트의 인테리어에 벗어나 보다 모던한 느낌이 강조된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좌석에는 G1과 G60 마우스 2개를 운영하고 있고, 당연히 기계식키보드도 도입했다.
▲ 게이밍모니터와 40형 대형 모니터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 40형 커브드 모니터, 기계식키보드, 2개의 마우스와 장패드로 꾸민 좌석
디스플레이 환경도 FPS 게임에 특화된 모니터와 40형 수준의 대형 모니터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40형 모니터는 최근 PC방 업주들이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커브드형 모니터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흡연실도 넓고 쾌적하게 조성되어 있다.

장기적으로 성공 가능성 높아
거대 상가타운 내 위치해 있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라피에스타 PC방을 방문해 느낀 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 전체 콘셉트는 빈티지 스타일이지만, 블랙&화이트를 적절히 활용해 일반적인 빈티지 스타일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4층 라피에스타 PC방의 바로 위층에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입점해 있다. 보통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오락실 등을 함께 조성한 곳이 많다. 이는 영화 상영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 중 하나로, 라피에스타 PC방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에 준공된 쇼핑타운 자체가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 좀 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쇼핑타운 내에는 아직도 일부가 공실로 남아 있고 해당 지역으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더 크다.

인근 주택가의 학생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우연히 상가를 방문했다가 유입되는 불특정 고객,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이용하려는 관람객들의 유입, 모노치즈 등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 찾는 고객 등 일반적인 PC방 고객층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숍인숍 성공사례 늘어날수록 PC방 업계 변화에도 가속도 붙을 듯
라피에스타 PC방 이병준 사장은 13년차의 노련한 업주다. 지금까지 1개 매장에 집중해 오다 이번에 라피에스타 PC방을 추가로 창업하면서 최근에 크게 늘어난 복수매장 업주가 됐다.

또 이번 창업을 계기로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외부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이병준 사장은 “지금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도 많이 하지 않았고 오로지 PC방만 운영해 왔다”며 “라피에스타 PC방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외부활동을 늘리기 시작했는데, 유대감도 형성되고 좋은 정보도 많이 얻어 다른 사장님들께도 적극적으로 외부활동을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이병준 사장은 라피에스타 PC방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새로운 방식의 로드샵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1층에는 일반적인 분식, 커피, 아이스크림 등 전문점을 운영하고 매장 내에서 복층 형태로 PC방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해 먹거리는 먹거리대로 보다 전문화하고 PC방의 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라피에스타 PC방은 대형 쇼핑타운 내 PC방의 성공 가능성을 열어 준 PC방으로서 앞으로 많은 PC방 업주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런 성공 사례가 늘어날수록 휴게음식점을 접목한 PC방 창업 형태가 PC방 시장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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