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강화 트렌드에 따라 상당수 PC방에서는 음식점 수준의 다양한 메뉴들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메뉴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재료 관리가 어렵고 근무자들의 업무량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메뉴 선택에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먹거리를 강화한 PC방의 메뉴판을 살펴보면 종류만 수십여 종에 이른다. 떡볶이나 튀김, 만두와 같은 분식에서부터 짜장면과 짬뽕, 국수와 우동과 같은 면요리, 볶음밥류와 찌개류나 국밥류, 수제 햄버거와 핫도그, 소세지, 감자튀김 등 무수한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구성하는 것은 PC방을 찾는 고객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차별화를 강조하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다양한 메뉴를 구성했다하더라도 정확한 레시피를 적용하면 맛의 품질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먹거리 강화 트렌드가 오랜 기간 지속되어 다양한 경험이 도출되기 시작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등장하고 있다. 우선 재료 관리다. 메뉴가 늘어날수록 관리해야 할 재료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모든 메뉴가 고르게 판매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30여 종류의 메뉴를 구성하고 있는 PC방에서는 특정 메뉴가 한 달 내내 판매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정 메뉴가 한 달에 한 번도 판매되지 않는다면 해당 메뉴를 만들기 위한 재료의 구입, 보관, 유통기한 이후 처리까지 고려할 때 손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너무 많은 재료를 보관하고 활용하면 근무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고, 재료를 일일이 찾아 음식을 완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이처럼 근무자들이 먹거리 조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면 기본적인 PC방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먹거리를 강화한 PC방에서는 대부분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 제품도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단순히 간식이나 식사대용 메뉴들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 근무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레시피에는 바리스타 수준의 음료도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너무 많은 먹거리 메뉴 도입은 근무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인력 운용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당초 PC방 근무를 목표로 구직에 나섰던 근무자들이 음식점 수준의 메뉴를 접하게 되면 업무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일부 PC방에서는 근무자들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동시간대 근무자를 2명 채용해 카운터 업무와 먹거리 조리 업무로 역할을 분담해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너무 많은 메뉴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게 하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복잡한 메뉴판은 실제 음식점에서도 지양하고 있는 트렌드로, 핵심적인 메뉴들로 시작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메뉴를 늘려나가는 것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고 관리·운영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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