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0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어렵다”, “힘들다”,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취재 중에 PC방 업주들이나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만큼 2015년은 PC방 관련 업종 전반에 걸쳐 모두에게 힘든 한해였던 것이다.

하지만 PC방 창업 시장이 올해처럼 뜨거웠던 한 해도 없었다. 전국 주요 상권에는 초대형 신규 PC방들이 속속 들어섰고, 폐업으로 인해 PC방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회라고 판단한 PC방 업주들이 추가로 매장을 오픈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전국에 초대형 PC방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PC방 매매가 어느 때 보다 활발했기 때문이며, 특히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PC방의 매매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일부 프랜차이즈를 포함해 매장을 늘리려는 업주들의 PC방 자리 확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폐업과 매매가 동시에 활성화된 원인은 현재 PC방 업주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어 꾸준하게 매출이 발생하고 있어도 매출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자 평상시라면 거절했을 매매 제안에 쉽게 흔들리는 것이다.

PC방 매출이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한지 2년 정도가 지났다. PC방 전면금연 시행 시점과 맞물린다. 장시간 지속되고 있는 PC방 매출 하락세는 굳건했던 PC방 업주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고 있다. PC방에 대한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주요 상권에 등장한 대형 신규 PC방들은 이처럼 흔들리고 있는 PC방 업주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동시에 2015년도 PC방 업계를 주도했다. 매출 하락으로 PC방 업주들이 흔들리는 사이 소위 ‘선수’라고 일컫는 PC방 업주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했다.

복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들이 새로 오픈한 PC방에는 현재 업계에서 통용되는 최신 트렌드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올해 유독 음식점 수준의 다양한 먹거리를 도입한 PC방이 많았던 것도 이런 트렌드로 인한 것이다.

선불결제기도 대형 PC방이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고 관리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하던 분위기에서 아르바이트 근무자들이 먹거리 조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부담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도입되고 있다. 사용 목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난히 보편화된 아이템들이 많았다. 물량이 부족해 도입이 더뎠던 기계식키보드는 올해 일부 축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면서 보편화 됐고, 기존 먹거리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숍인숍 형태로 PC방에 도입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늘었다.

또 코인노래방기기, ATM기기 등을 도입하거나 선불결제기와 함께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하는 PC방도 늘었다. 선불결제기가 없어도 결제수단 다양화를 위해 신용카드 가맹과 함께 각종 페이로 불리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방식의 변화도 눈에 띠는 점이다. 먹거리와 PC 이용요금을 결합한 세트메뉴를 구성하는 PC방이 늘었고, 선불로 결제한 PC 이용시간을 먹거리를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만큼의 비용을 시간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도입한 PC방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SNS를 마케팅에 활용해 성공한 사례도 크게 늘었다.

PC방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스포츠 대회가 활성화된 것도 올해 나타난 주목할 사안 중 하나다. 고객들에게 PC방을 찾아야 할 동기를 부여하면서 평소에 PC방을 출입하지 않는 잠재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여하는 PC방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 중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매장에 접목한 것이 없다면 이미 경쟁에서 뒤처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실험적으로 도입했다가 상권 상황과 맞지 않아 포기한 아이템들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이런 트렌드를 전혀 몰랐거나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PC방 업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장기적인 관점으로 PC방 업종에서 비전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내부의 문제로, 일부는 외부 환경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긍정적으로 PC방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업주들 대부분은 아직 PC방을 매력적인 업종이라 판단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업종 자체를 더욱 발전시켜보겠다는 생각으로 아이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마인드의 차이가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와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이는 결과에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고객들과의 스트레스로, 외부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용관계에서의 스트레스로,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로 기본을 놓치고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면 연말을 맞이해 올해를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누군가는 트렌드를 주도하며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자극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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