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턴트커피 자판기가 PC방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최근 붐을 타고 있는 먹거리 강화 트렌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판기 커피는 컵라면과 같이 PC방의 대표적인 먹거리 중 하나였다. 특히 PC방 전면금연화 이전에는 흡연자들의 이용률이 대단히 높았고, 겨울철에는 간편하고도 저렴하게 몸을 녹일 수 있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얼마 전까지 자판기 커피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품목이었다. 하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이 시행되고, 치열한 경쟁으로 PC 이용요금이 점점 내려가면서 많은 PC방들이 자판기 커피를 유료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현재 PC방 업계에는 먹거리 강화 트렌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PC 매출을 먹거리 수익으로 대체하려는 PC방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수준의 커피와 음료 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PC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커피자판기가 이 같은 먹거리 강화 트렌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직도 많은 PC방 고객들이 고가의 원두커피나 음료 대신 자판기 커피를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판기가 야심차게 준비한 원두커피나 음료 판매를 저해하고 있고, 마진이 적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커피자판기를 완전히 퇴출시키는 PC방이 늘고 있다. 무료로 서비스하던 형태에서 요금을 받기 시작하고, 100원에서 30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을 때도 고객들의 이탈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경험한 상당수 PC방에서 아예 커피자판기를 없애고 있는 것이다.

실제 커피자판기를 퇴출시켰다는 한 PC방 업주는 “처음엔 일부 고객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차츰 적응하기 시작해 고가의 원두커피나 음료 판매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자판기 커피를 무료로 제공할 때는 손님 대부분이 무작정 커피를 뽑아 들고 자리에 앉았지만 입에 대지도 않거나 키보드에 커피를 쏟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자판기를 치운 후에는 그런 일이 확 줄었다”고 전했다.

커피자판기를 없애고 원두커피와 고급 음료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면서 관리적인 면이나 수익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먹거리 강화 트렌드로 인해 커피자판기가 PC방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며 “무료서비스에서 유료서비스로 전환된 것과 같이 커피자판기가 서서히 PC방에서 퇴출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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