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2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PC방에서 손님들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게임 플레이를 위한 PC 제공이 전부였으며, 프린트 같은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PC방조차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먹거리 또한 짜장면이 당구장의 상징인 것처럼 PC방 하면 컵라면을 쉽게 떠올릴 정도로 인스턴트에 치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PC방들은 아늑한 카페 스타일에서 더 발전해 다채롭고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인테리어 소재와 더불어 형형색색의 LED 조명을 설치해 실내를 밝게 꾸미거나 대형 벽면 그래피티를 도입해 눈길을 끄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일고 있다.

먹거리 또한 기존의 단순했던 컵라면과 냉동식품 같은 인스턴트에서 벗어나 떡볶이를 비롯해 수제 햄버거, 수제 돈까스 등 다양한 조리음식과 눈꽃빙수 같은 계절 메뉴까지 도입하며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PC방은 어두컴컴하고 폐쇄적인 이미지로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러한 PC방의 트렌드 변화는 PC방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찾아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없을 만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이처럼 PC방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PC방의 영업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는 현상에서 기인한다.

점점 높아지는 임대료와 부대비용에도 불구하고 PC방들 간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턱없이 낮은 요금과 전면금연화 등 각종 규제들로 인해 매출하락세까지 겹쳐 PC방의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고 끝 모를 가격 인하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은 몇몇 PC방들은 수익창출을 위해 인테리어, 먹거리 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위해 노력을 거듭했고, 그 결과 PC방은 현재와 같은 세련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PC방의 고급화와 차별화라는 새로운 트렌드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이며 PC방의 좋지 못했던 이미지와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볼 때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이런 트렌드에 따른 적극적인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특별한 전략 없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형태의 ‘따라하기’식의 인테리어나, 먹거리의 맛이나 품질은 고려하지 않고 가짓수만 늘리는 등의 무분별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사람들이 식당을 찾는 이유는 식사를 하기 위함이며, 헬스장을 찾는 이유가 운동을 하기 위함 이듯이,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에 있어서도 PC방의 본질은 성능 좋은 PC를 이용하기 위함이다.

허나 대부분의 PC방들은 이런 본질에 대한 투자를 간과한 채 ‘보여주기’식 인테리어와 주변 시설에 치중한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PC 성능이 밑받침 되지 않은 이런 투자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밝고 분위기 좋은 공간과 맛과 품질이 뛰어난 먹거리는 찾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주지만 어디까지나 손님들이 PC방을 찾는 가장 큰 목적은 PC를 이용하기 위함이라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높은 PC 성능과 함께 기계식 키보드, 게이밍 마우스 및 고사양 모니터 등을 도입하고, PC방을 찾는 손님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게이밍 환경의 고급화를 중점 전략으로 한 발 앞서 차별화를 꾀하는 PC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에 동참하려는 PC방이라면 먹거리와 인테리어 등 주변 시설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에 앞서 PC방의 본질인 쾌적한 PC 환경을 위한 성능 업그레이드와 관리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좋은 인테리어와 맛깔 나는 다양한 먹거리 등의 차별화 전략도 PC의 기본적인 성능과 관리가 받쳐줄 때 비로소 제구실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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