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길드나 클랜원들이 함께 모여 게임을 하는 모습은 이제 어떤 PC방에서든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주로 서든어택이나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결속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클랜들의 활동은 더욱 더 왕성해지고 있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떤 유명 클랜은 어느 PC방에서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더라’하는 식의 글을 종종 볼 수가 있다. PC방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클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싶어 각 게임 클랜들에 대해  알아보던 중 아키텍트(ARCHITECT)클랜을 만날 수 있었다.

아키텍트클랜은 10년 가까이 되는 오랜 전통을 가진 명문클랜이다. 하프라이프부터 카운터스트라이크, 서든어택, 아바까지. FPS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꽤 유명한 클랜이다. 최근에는 온게임넷에서 방송되고 있는 ‘아바 더 퍼스트미션’리그에 출전중이기도 하다. 아키텍트클랜 내에서 ‘김사장’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김용택 사장님은 경기도 동두천에서 ‘오랑오랑PC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현재 온게임넷 ‘아바 더 퍼스트미션’에 출전중인 팀원들도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는 ‘오랑오랑PC방’에 모여 연습을 한다고 한다.

FPS게임 매니아라는 김용택 사장님과 PC방 업주로써 바라보는 클랜활동과 PC방 운영에 대해 인터뷰를 실시해봤다.

   
 

▲ 김용택 사장님

 
PC방 이름이 특이하다. 무슨 뜻인가?
‘오랑오랑’은 인도네시아어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PC방 이름을 지을 때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교환학생으로 잠시 인도네시아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배웠던 말이 생각나서 쓰게 되었다. 재밌기도 하고 ‘오라’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 상호명이다.

PC방 규모와 사양은 어떻게 되는가?
전체 52대가 있다. 흡연석 32대, 금연석 20이다. CPU는 AMD 듀얼코어 4200이고 그래픽카드는 지포스7900GS, 램은 2기가다.

CRT모니터가 많다. 최근에는 22인치 LCD같은 대형 LCD모니터로 바뀌는 추세인데, 아직까지 CRT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도 주로 FPS게임을 즐겨하지만 손님들이 FPS게임을 가장 많이 하는데, FPS게임을 즐기기에는 LCD보다 CRT모니터가 훨씬 편하고 좋다. 이러한 사실은 FPS게임에 대해 조금만 공부해도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굳이 돈 들여서 LCD로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마우스 선택에도 FPS게임에 큰 비중을 둔 것인지?
마우스는 전 좌석 마이크로소프트 인텔리옵티컬을 설치했다. 처음에 로지텍 G1과 인텔리옵티컬을 비교하면서 고민을 했다. 그 때 게임하는 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인텔리옵티컬을 더 선호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고 성능에 비교해서 가격 부담도 크지 않았다. 주변의 다른 PC방들은 마우스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마우스 때문에 일부러 우리 PC방을 찾는 손님들도 있다.

   

PC방에서 활동하는 클랜원들에게는 요금을 얼마나 받는가?
평일에는 받지 않는다. 이 근방의 PC방들이 평일에는 손님이 많지 않다. 어차피 사용하지 않는 PC인데 전기세 조금 나간다고 해서 크게 피해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 같이 상주하는 것도 아니고 인원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한꺼번에 여러 명이 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한 두 자리 그냥 켜놓는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유료게임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고 있다.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정액요금을 받는다.

요금이 무료이면 PC방 입장에선 손해인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게임하다 알게 된 동생들이 같은 동네에서 사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멀리서 찾아와줬는데 돈을 받는 게 미안해서 받지 않기로 했다. 현재 아바 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팀원들은 부산에서 3명이 올라온다. 방송경기가 있는 기간에만 며칠 지내다 가는 정도다. 그리고 다른 클랜원들은 수유, 미아, 방학동 등에서 거주하는데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온다. 클랜 모임이 있을 때도 일부러 주말은 피해서 모인다.

PC방 업주 입장에서 PC방 클랜활동에 대해 장점을 꼽자면 어떤 것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게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홍보효과도 있다. 클랜원들이 나중에 다른 게이머들도 데리고 오게 된다.

클랜을 활용한 PC방 홍보는 생각해보지 않았나?
실력 있는 아바팀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 클랜원을 모집할 생각도 했었다. 평일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클랜원들에게 몇 백 원 할인혜택을 주고 손님을 더 유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동네에는 아바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계획대로 실행할 수가 없었다. 다른 비슷한 방법들을 연구 중에 있다.

PC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PC관리업체에 맡긴다. 비용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되지는 않는다. 고스트 작업은 보통 2~3주에 한 번 꼴로 한다. 군인들이 단체로 왔다가 가면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많이 깔리는데 그럴 때 한 번씩 해준다.

손님들이 주로 하는 게임은?
역시 서든어택이 많다. 리니지와 R2도 많이 하고 WOW손님도 어느 정도 있다. 군인들은 프리스타일이나 오디션을 많이 한다.

   

주변 상권이 어떻게 되는지?
가까이에는 아파트 단지나 학교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스터미널이 있어서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있었는데 지행역 근처에 신시가지가 생긴 후 터미널도 옮겨가서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다. 평일에는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다. 아무래도 지역 특성상 군부대가 많은데 외박 나오는 군인들이 많이 들른다. 상권에 변화가 생긴 후 주변 건물들 임대료도 약간 하락했다.

평일에 비해 주말 매출은 어떤지?
군인들 단체로 외박 나오는 날은 거의 만석이다. 20시간 이상 게임하다 복귀하는 사람도 있다. 휴가 때 마다 나와서 제대할 때 까지 봤던 친구도 있다. 군인들은 군것질도 많이 하는 편이라 우리로썬 반기는 편이다. 

가장 잘 나가는 먹을거리는 무엇인가?
다른 곳과 비슷하다. 음료수 중에서는 두유나 차 종류가 많이 나간다. 아무래도 ‘웰빙바람’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라면 값이 계속 오른다.
물가가 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라면 값은 물가에 따라 인상해야 할 것 같다.

저번 달 까지 시간 당 요금이 1,300원이라고 들었다.
이 일대가 모두 똑같다. 1,300원이지만 회원가입을 하면 1000원이기 때문에 시간당 1,000원으로 보면 된다. 최근에 비회원도 1,0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의정부 쪽도 아직까지 1,300원인 곳도 있다.

PC방 ‘먹튀’에 피해를 입은 적이 있나?
꽤 많이 당했다. 단골행세를 하다가 한 번에 큰 액수를 결제하지 않고 잠적한 사람도 있었다. 여기서는 어린 학생들이나 군인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손님 중에서 그런 사람들이 많다.

금연석과 흡연석이 완벽히 차단됐다. 흡연석에서 담배를 피는 학생들은 없는지?
성격상 어린 학생들이 교복입고 담배 피는 꼴은 절대 못 본다. 특히 여학생들은 더 그렇다. 그리고 대부분 학생들이 단골이기 때문에 그런 학생은 거의 없다. 어린 학생들이 담배를 피면 단골 학생들 시켜서 혼내키기도 한다.  

   

직원 운용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사촌동생과 같이 일을 하고 있으며 아르바이트는 한 명을 고용하고 있다. 세 명 모두 같은 아키텍트클랜 소속이다.

PC방 등록은 했나?
이제 오픈한지 1년 다 되간다. 소방법, 전기법 등은 다 통과했는데 건축법이 문제다.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도로 폭 문제가 걸린다. 지금 상태로는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등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별다른 대안이 없으니 5월에 부딪혀봐야 할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건축법이 하루빨리 개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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