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29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5년은 PC방 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해다.

PC방 산업은 지난 2008년 25,000여 매장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부터 각종 규제와 경기침체 그리고 인기 신작 게임의 부재 등 복합적인 이유로 하향세를 그려왔다. PC방 전체 매장 수가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가동률과 매출도 빠르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월 29일에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초대 회장으로 최승재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이 공식 선출되었다. 단일후보로 출마한 최승재 이사장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지원을 받아 치러진 선거에서 유효표 18표 중 찬성 17표, 반대 1표라는 절대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최승재 회장은 당선 직후 당선 소감을 통해 PC방 업주의 한명으로 PC방 업계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또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소상공인 10대 과제와 더불어 PC방 업계를 위해 더욱 많은 일을 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법률에 근거한 법정단체로, 대한민국 대표 경제단체의 하나로 설립됐다. 운영예산도 5년 동안 10조 원으로 1년에 2조 원에 달하는 규모를 갖고 있다.

더욱이 최승재 회장은 이전부터 법률소비자연맹과의 연대, 국회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활동 등을 통해 법조계와 정치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쌓았다.

이미 이뤄낸 일은 뒤로 하더라도 앞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커진 만큼 기대도 크다. 당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PC방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상호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소상공인연합회 공동회장 당시에 일궈낸 성과며, 네이버로부터 소상공인 행복 발전기금 500억 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재 조합 이사장 명의로 게임사에 VPN 근절을 촉구하는 공문이 발송되어 있는 상태이며, 여러 게임사에 불공정거래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해놓았던 터다. 엔씨소프트와는 PC방 과금 방식에 대한 재논의를 준비하고 있어 어떠한 결과가 도출될지도 주목된다.

더욱이 최근 시만텍처럼 무작위 공문 발송이 의심되어 논란이 야기되는 사례는 앞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법률에 취약한 소상공인들이 대기업들의 횡포로 피해를 입는 일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 또는 제휴를 통한 법률지원 기구들의 적극적인 관여와 지원으로 능동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고죄를 통한 강력한 대응도 불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업 외 어려움은 한결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비단 PC방만의 문제가 아닌 부가세, 카드수수료, 저작권 문제, 사회안전망 강화, 공동물류, 법률정비 등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

아울러 소상공인연합회에 합류되어 있는 다른 업종의 단체들과 긴밀한 협력 하에 제휴나 공동사업을 펼칠 수 있는 문도 열렸다. 소상공인연합회에는 이미 다양한 업종의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수많은 업종의 단체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여 소상공인들끼리의 협력을 통한 상생 모델들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PC방 업계에 산재해있는 다양한 규제들도 일부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청소년 출입기준 통일, 청소년 신분 확인에 따른 처벌 제외, 저작권 비친고죄 제외, 복합유통게임제공업 청소년 출입금지 조항 등에 대한 개정에도 가속도가 붙을 여지도 생겼다. 또한 한국전력이 고수하고 있는 450시간 예외 조항에 변화를 요구할 여력도 커졌다.

3월은 전통적으로 PC방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며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더구나 올해는 학생들의 9시 등교가 확산돼 비수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대형화, 고급화 추세 속에 경쟁력을 잃은 중소형 PC방들의 폐업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전해진 희소식이다. PC방 단체장이 소상공인연합회장이 되었으니 PC방 업계의 큰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PC방 업계에 빠른 효과를 기대한다면 관심과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세상의 그 무엇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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