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29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역시 PC방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매출이었다. 2013년 가을부터 더욱 빨라진 매출 감소현상은 PC방 업주들에게 위기감을 안겨주기 시작했고, PC 가동률이 상승하는 방학 기간 중에도 매출회복세가 예전만 못해 오히려 투자를 해야 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많은 것이 지적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행된 PC방 전면금연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한 라이트유저 감소, 인기 게임 콘텐츠 특성이 불러온 PC방 프리미엄 혜택의 체감효과 부족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PC방 업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슈가 하나 있다. 바로 <피파온라인3>의 스팟성 PC방 이벤트의 위력이다. 매출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PC 가동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저력을 보여준 <피파온라인3>의 이벤트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무엇보다 PC방 업주들의 뇌리에 각인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일 게임의 이벤트가 가져온 파급효과로 게임 유저들의 성향을 명확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PC방 매출 감소의 원인은 게임을 즐기는 게임 인구의 감소가 아니라 게임 인구의 PC방 출입이 줄어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소 거창할 수 있지만 우리는 PC방을 거론할 때마다 국내 IT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었다고 얘기한다. 일례로 KT의 한 고위급 임원은 기가인터넷을 출시하는 자리에서 국내 인터넷전용선 시장이 발전하는데 PC방이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단언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PC방이 출현할 당시에는 PC와 인터넷전용선이 일반 가정에 보급되기 전이었다. PC방에서 높은 사양의 PC 시스템과 빠른 인터넷 속도를 경험한 고객들은 자신의 집에 PC를 들여놓고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하려는 니즈가 생겼고 이는 곧 국내 IT 산업이 빠르게 발전시키는 양분이 됐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PC 사양은 상향 평준화됐고, 가정과 PC방에서의 게임환경 차이는 그리 크게 나지 않는 상황이다. 인터넷전용선 또한 기업망이라는 굴레에 묶인 PC방과는 달리 일반 가정의 경우 비록 유동 IP일지라도 더 빠른 인터넷 전용선이 공급되고 있다.

더구나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한몫하고 있다. PC방의 주요 고객층이라 할 수 있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부모들의 시선을 피해 이용해야 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여기에 더해 PC방 전면금연화로 인해 흡연자들의 기피현상까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PC방 업주들의 고민은 더욱 늘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일반 가정에서 따라할 수 없을 정도의 시설 고급화를 위해 투자를 단행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있지만 기간과 효과가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경쟁력과 차별성이 옅어진지 오래다.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하고, PC방 전면금연화에 성인고객들이 적응하기를 바라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차근히 준비해야할 문제다.

결국 빠른 시간에 일반 가정과 큰 차별화를 마련하는 방법은 주요 콘텐츠인 게임들의 PC방 프리미엄 혜택 강화밖에 없다. 이는 앞으로 PC방 업주들에게서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며, 당장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으로, 이미 <피파온라인3>를 통해 효과에 대한 검증도 끝났기 때문에 명분도 있다.

특히 올해는 PC방 업계에서 프리미엄 혜택 강화를 화두로 꺼내들기 좋은 상황이다. 업계 최대 이슈였던 PC방 전면금연화는 이미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상태고, 부가세 사태는 국세청이 2015년 말까지 중소상공인에 대한 세무간섭을 배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윈도우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점유율이 96%를 넘어서며 정품을 구매하는 PC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핵심적인 논란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2015년은 사실상 PC방 업주들이 주목해야 할 이슈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PC방 프리미엄 혜택에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를 PC방 업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매출 증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피파온라인3>의 PC방 스팟성 이벤트와 같이 파급력이 높은 이벤트를 게임사로부터 끌어내고 강력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과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PC방 업계의 목소리를 게임사에 전달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고 대화 창구를 일원화 하는 등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전면금연화 이슈 당시 등장했던 PC방 생존권연대의 부활 등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최근 PC방 관련 단체들의 모습으로는 기대하기 힘들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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