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총판으로 불리는 전문 퍼블리셔는 신작 온라인게임이 PC방에서 여타 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영업을 대행하고 수익을 나누는 사업자로, 지역 총판을 통해 PC방 업주들에게 게임을 홍보하고 피드백을 개발사에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신작 온라인게임이 PC방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전국 규모의 영업 조직을 갖추고 사업을 전개해야 하는데 이는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PC방 프리미엄 혜택 등 PC방 퍼블리셔를 통한 일련의 서비스를 포기하기에는 흥행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PC방 퍼블리싱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PC방 퍼블리셔의 구도가 대형 게임사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게임사가 개인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퍼블리싱과 PC방 퍼블리싱을 직접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공식이 깨졌다.

올해는 대형 게임사이자 PC방 퍼블리셔인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웹젠 등이 신작 온라인게임들의 PC방 퍼블리싱만을 계약하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2014년 신작 게임의 PC방 퍼블리셔를 살펴보면, 넥슨은 <최강의군단>과 <소울마스터>를, 네오위즈게임즈는 <겟앰프드>와 <뉴던전스트라이커>를, NHN엔터테인먼트는 <이카루스>와 <코어마스터즈>를 맡았다.

PC방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한 게임사도 있다. 우선 웹젠은 자체 개발작은 물론 <구미호>, <붉은보석>, <크로스파이어>, <오로바둑>, <네이비필드2>, <샷온라인>, <날온라인>, <능력자X>, <젬파이터> 등과 계약해 폭넓은 라인업을 갖췄고 플레이위드는 <천하제일상 거상>을 시작으로 <다크에덴>, <타이젬 바둑>, <내맘대로Z9별>, <이클립스온라인>, <UD온라인> 등 마니아층을 겨냥한 게임들을 포용했다.

이러한 흐름은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의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온라인게임 출시에 대한 게임사들의 부담이 커졌고 자체적인 PC방 유통망을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느끼는 부담감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PC방을 온라인게임 시장의 전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어 온라인게임 흥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개발사는 PC방 유저에 특화된 역량을 축적하기 보다는 이미 노하우가 쌓인 PC방 퍼블리셔와 손잡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특히 개발에만 전력투구하기에도 힘겨운 중소개발사에게 적합하다.

한편, 자체적으로 PC방 유통망을 갖춘 게임사라고 해도 대형 게임사와 PC방 서비스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었다. PC방 퍼블리싱을 대형 게임사에게 맡기는 것이 흥행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PC방들을 찾아다니며 클라이언트 설치를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차라리 높은 가맹률을 자랑하는 대형 게임사와 계약해 PC방 서비스를 일임하면 보다 손쉽게 게이머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이다.

또한 최근 3년 사이 <리그오브레전드>가 시장 점유율을 40% 가까이 장악하면서 PC방 업주들이 라이엇게임즈를 필두로 한 특정 퍼블리셔 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까지 생겨나 신생 게임사가 PC방을 공략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도 이러한 PC방 퍼블리셔 쏠림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PC방 퍼블리싱을 강화하는 게임사들의 입장도 반영된 결과다. 모바일게임의 확대와 소위 ‘대박’ 타이틀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한 퍼블리싱까지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크기에 상대적으로 매출은 적어도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PC방 퍼블리싱을 대체 사업으로 육성하는 형세다.

이런 까닭에 PC방 퍼블리싱 분야는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PC방 퍼블리셔 간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통적인 퍼블리싱 정책 외에 PC방 업계의 흐름과 업주의 요구를 얼마나 잘 파악하는지가 PC방 퍼블리셔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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