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2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7월, PC방 업계 최대 이슈는 단연 엔씨소프트의 PC방 정책 변경 발표였고, 이에 대한 PC방 업계의 해석과 반응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그래도 “PC방을 찾는 고객이 줄고 있다”는 얘기와 “PC방도 먹고 살자”는 얘기는 이유나 원인이 어떻든 간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심지어 게임사들조차도 말이다. 당면한 현실과 이에 대한 체감은 동일하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심지어 PC방 업계 종사자들조차도 말이다.

이제 ‘동상(同床)’을 생각해보자. 한때 게임산업과 PC방은 함께 상부상조하는 구조였고, 함께 성장가도를 달렸다. 게임산업은 매년 30~50%의 성장세를 보일 만큼 고속성장을 일궈냈고 PC방도 24,000개소를 넘어서며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사태를 기점으로 아무런 잘못 없는 PC방을 비롯해 게임산업 전반에 강력한 규제가 중첩되면서 성장세가 정체되기에 이르렀다. 게임사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이전, 해외 소싱, 글로벌 서비스 등 ‘脫KOREA’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고, PC방도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물론 게임산업은 모바일게임의 성장과 해외 게임사의 전략적 진입으로 인해 ‘脫KOREA’가 더욱 가속되었고, 결국 캐주얼 모바일게임과 더욱 고사양화된 온라인게임으로 양극화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기 위해 소위 노가다형 플레이 방식에서 단위 콘텐츠별 플레이 방식으로 콘텐츠 트렌드가 변화되었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 대체 놀이수단이 증가한 것도 한몫 했다. PC방은 신작 부재, 플레이타임 및 재방문 감소 등을 고스란히 부대껴야 했고, PC방 전면금연화라는 결정타를 맞아 휘청거리는 상황이 됐다.

지금은 앞서 언급한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마저 든다.

불과 5년 전만해도 게임사 매출의 30% 가량은 PC방에서 창출된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점점 그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대로라면 게임사들에게 PC방의 존재감 자체가 희미해질 수도 있다.

그만큼 PC방에 온라인게임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 유저풀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모바일게임 매출 증가로 매출 총액을 보정하기 때문은 아니다. 모바일게임이 거의 없거나 없다시피 한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연매출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 결국 온라인게임 유저와 시장은 그대로고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대된 것이다.

그런데 왜 PC방은 고객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혹자는 ‘할 게임이 없어져서(신작 및 콘텐츠 부재)’, ‘가봐야 별 소용이 없어서(부족한 PC방 프리미엄 혜택)’, ‘다른 것 해도 되는데(대체 놀이수단)’로 요약한다. 결국 과거의 그 많던 게임 유저들이 PC방 대신 집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긴다는 얘기다.

이제 해결의 핵심은 명확해졌다. 신작 개발, 콘텐츠 업데이트, PC방 프리미엄 혜택 강화, PC방 방문의 명분 제공으로 요약된다.

누구나 신작을 원하지만 더욱 고사양화된 트렌드로 인해 신작 개발에는 500억 원 전후가 투입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다작은 이제 옛말이 됐다. 콘텐츠 업데이트는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다만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PC방에 적합하게 개발되는가가 관건이다. PC방 프리미엄 혜택은 PC방에서만 누릴 수 있고, 밸런스 붕괴 없이 유용하게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체 놀이수단에 대한 대안은 사실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VPN을 통해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가정에서 누리던 유저를 PC방으로 유입해야 한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이런 악재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에 대한 생각은 ‘이몽(異夢)’이다.

신작을 원하지만 이제 만드는 곳이 거의 없고 다작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협단체를 주체로 한 PC방 전용 온라인게임 개발 계획은 사실 말로만 끝났다. PC방 업계는 강력한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원하지만 게임사들은 게임의 밸런스 붕괴 문제로 매우 조심스럽다. 전용 콘텐츠 추가로 이용시간이 늘었지만 소폭이라 의미를 둘 수 없다.

분명 신작 론칭, PC방 프리미엄 혜택 및 전용 콘텐츠 확대, 유저 확대, 사설 서버 및 VPN 근절, 시장질서 확립 등에 모두가 공감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다르다. 입장이 다르기에 평가가 다를 수는 있지만 단언컨대 변화가 없으면 무너진다. 지금과 같이 PC방 유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결국 게임사는 매출의 아주 일부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만 PC방 업주 중 일부는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이다.

불합리한 것이 있다면 바꿔나가야 하고, 이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한다.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는 필요하며, 결과가 예상과 다르다면 전면 재수정하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움직여 PC방에 가장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내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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