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즐거운 PC방 만들기’ 캠페인에 대한 PC방 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열렬한 환영과 맹렬한 비난이 뒤섞인, 이 열기의 복잡하고 미묘한 정체를 파헤쳐보자.

엔씨소프트가 지난 7월 25일 발표한 ‘즐거운 PC방 만들기’ 캠페인은 △게이머들의 PC방 이용 유도 △PC방 환경 개선 △PC방 업주와의 소통 강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8월 6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리니지> 및 <블레이드앤소울>은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강화·개편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페이백 이벤트를 실시한다. 엔씨소프트는 향후 대대적으로 PC방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PC방 업계의 환심을 살 만하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이번 캠페인과 별도로 PC방 과금을 우선하는 과금 체계로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기존에는 개인이용권이 PC방 G코인 차감에서 우선이었으나 8월 6일부터는 순서가 역전된다.

과금 체계가 변경되면 PC방 업주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고 일부 업주들이 캠페인을 기만책이라며 분개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업주는 캠페인에 따른 집객이 과금 체계 변경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PC방 업주들 사이의 견해가 엇갈리면서 논란만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이번 캠페인은 ‘상생’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엔씨소프트가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인용한 게임백서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산업의 침체와 PC방에 대한 규제가 맞물리면서 PC방 게이머가 감소했고 2001년 23,548개에 달하던 PC방도 2012년 14,782개로 대폭 감소했다.

때문에 기존의 PC방 인기 게임들에서 캠페인을 진행해 PC방을 찾는 게이머를 늘리고 PC방 업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 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며, 자사의 ‘즐거운 PC방 만들기’ 캠페인이 이러한 상생 정책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캠페인 내용만 두고 보면 엔씨소프트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비록 PC방 과금이 우선되지만 연중 계속되는 PC방 이벤트와 상시 적용되는 PC방 혜택 및 전용 콘텐츠 등은 게이머를 PC방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PC방 만들기’ 캠페인은 PC방 업주들의 외면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고, 그래서 엔씨소프트가 캠페인을 발표하고 과금 체계 변경을 공개하는 일련의 과정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넥슨이 <피파온라인3>를 통해 PC방에 오지 않던 숨어있는 고객들을 발굴해 PC방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처럼 엔씨소프트가 ‘즐거운 PC방 만들기’ 캠페인을 먼저 시작하고 이로 인한 집객효과를 PC방 업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면 어떨까? 가정이긴 하지만 분명 지금보다 훨씬 호의적인 반응이었을 것이다.

현재 일부 PC방 업주들은 집회 및 시위 등 강경한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잘 대응하고 업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엔씨소프트 스스로가 만들어낸 숙제다. 또한 캠페인의 PC방 집객효과가 예상보다 미진할 경우 개선해나가는 것도 엔씨소프트가 수행해야할 과제다.

이번 캠페인과 과금 정책 변경이 반목의 시작이 될지 상생의 장을 열지는 엔씨소프트가 얼마나 진정성을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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