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4월호(통권 28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에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는 풍토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식품위생법 관련 신고포상금 제도를 이용하는 일명 ‘식파라치’가 늘어나자 매장 내 봉지라면 판매를 합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는 PC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식파라치’ 논란 이후 PC방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과거에는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봉지라면을 판매하는 방안을 도입하던 것이 고작이었지만, 휴게음식점을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부터는 PC방에 음식점과 같은 수준의 먹거리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PC방 먹거리가 몰라보게 다양해진 것이다. 돈까스를 판매하는 PC방이 등장해 이슈가 되는가 하면, 수제 햄버거나 수제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는 PC방도 많아졌다. 이제는 스파게티나 샌드위치 종류의 레시피가 도입되고 있고, 아예 먹거리를 특화시킨 PC방도 증가하고 등장했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PC방에 적합한 먹거리를 개발하거나 자체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오픈하고 있는 신규 PC방은 대부분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꾸준히 발전해 온 PC방 먹거리 품목이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컵라면과 캔 음료의 판매율을 뛰어넘는 품목이 없고, PC방 환경에 맞는 보관, 유통기한, 조리방법 등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4년 동안 발전해 온 PC방 먹거리 품목은 현재의 시점에서 발전이 정체되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서울 청량리역 인근 상권에 오픈한 ‘리코스타 PC방’은 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업계 최초로 일반음식점을 접목한 PC방이기 때문이다.

 

미스터리한 PC방, 극도의 호기심 자극
일반음식점을 추가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리코스타 PC방’은 외관부터 달랐다. 1층에 입점한 ‘리코스타 PC방’은 랜드마크를 형성하려는 듯 외부 벽면을 레드 색상의 컨테이너 박스를 두르고 있었다. 더구나 겉모습은 PC방을 연상시킬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주소를 보고 찾아간 곳이지만 메인 간판에 PC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PC방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상황에 처할 수 있었다. 화려한 외관과 더불어 겉모습은 누가 보아도 영락없는 커피전문점이었다. 출입구에서부터 커피전문점의 공간을 지나서야 비로소 우리에게 익숙한 PC방의 풍경이 들어왔다.

당연히 ‘리코스타 PC방’의 첫 인상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사실 그동안 일부 PC방 업주들은 커피전문점 수준의 시설을 갖추면서 장기적으로 PC방이 커피전문점의 수요층을 끌어들임으로 인한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PC방의 입점형태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커피전문점은 주로 1층에 입점한 형태가 많은데, PC방은 1층을 기피하는 업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PC방이 커피전문점의 수요층을 끌어들이는데 한계점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리코스타 PC방’은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설 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그 자체로서의 역할이 충분했다. PC방과 커피전문점을 결합한 새로운 가능성을 구현하고 있었다.

커피전문점이지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
영락없이 커피전문점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는 ‘리코스타 PC방’은 병맥주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대단히 독특했다. 카운터의 쇼케이스에는 보란 듯이 병맥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같은 공간에는 커피전문점, 바로 옆 공간에는 PC방이 마련되어 있는 상태에서 접한 주류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어떤 업종에서도 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병맥주를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PC방에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는 과정이 대단히 까다로워 접목이 불가능하다는 지역도 있지만,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는 것을 뛰어넘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리코스타 PC방’은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병곤, 이하 인문협) 6기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심재학 전 부회장이 오픈한 PC방이다. 그는 과거 PC방 전면금연화가 유예기간에 놓여 있던 중 과감하게 금연 PC방을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끊임없이 PC방에 새로운 시도를 접목하고 있는 심재학 전 부회장이 결국 일반음식점까지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도입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결과물이다. 특히 심재학 전 부회장은 ‘리코스타 PC방’을 오픈하기에 앞서 3개의 PC방을 새로 창업하며 모두 일반음식점을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하나 2층이라는 점이 부정적으로 해석됐다. PC방과 일반음식점을 최대한 분리하기 위해서는 출입구도 별개로 설치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결국 지하나 2층은 구조적인 문제로 별개의 출입구를 설치하지 못해 일반음식점 도입이 좌절되고 휴게음식점만 추가하게 됐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한 PC방이 바로 ‘리코스타 PC방’이다. 1층에 입점해 있기 때문에 출입구를 완전히 별개로 설치할 수 있었고, 구청 직원들을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 공유시설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리코스타 PC방’은 커피전문점의 공간과 PC방 공간이 완전 분리 운영되고 있으며, 연결부분의 출입문은 항상 닫혀 있는 자동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뭐하는 곳이죠?” 호기심 마케팅 대박
‘리코스타 PC방’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하지만, 주류를 취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결코 특별함이 반감되지 않는다. 상권 내 랜드마크로 취급될 수준의 외관, 커피전문점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내부 전경, 그러면서도 간판에는 PC방을 설명하고 있는 문구의 삽입 등은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심재학 전 부회장은 시설을 이용하려는 고객들도 많지만, 길을 지나다 호기심에 출입하는 행인들도 많다고 전했다. 뭐하는 곳이냐고 묻고 대단히 신선하고 이색적인 모습을 경험한 듯 돌아가는 행인들이 하루 100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오픈 이후 홍보물 하나 배포한 적이 없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외관과 시설물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시설에 대한 편의성도 높다. 일반음식점과 PC방은 같은 공간 내 일부가 공유되고 있는 상태지만, 서류상에서는 완전 별개의 업종으로 구분되고 있다. 사업자는 같지만 원래 업종에서 다른 업종을 추가한 형태가 아니라 영업허가를 각각 따로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커피전문점의 공간은 100제곱미터 이하로, 흡연구역을 설치할 수 있는 상태다.

 

 

‘리코스타 PC방’을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커피전문점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방문이 가능하고,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커피를 즐기며 흡연구역을 이용할 수도 있다. 더구나 바로 옆은 PC방이기 때문에 간단히 게임도 즐길 수 있으며, 병맥주를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이 모든 공간은 24시간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PC방은 1층에 입점해야 한다?
심재학 전 부회장은 ‘리코스타 PC방’의 영업형태가 PC방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면금연 이후 예고되는 PC방 2.0 시대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심재학 전 부회장은 “사실 PC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PC방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 강하다. 그러나 ‘리코스타 PC방’을 방문한다면 그 부정적인 생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취재 중에도 어린 자녀를 데리고 있는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온다.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자녀들은 PC방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PC방이 전면금연화 시대를 맞이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특히 심재학 전 부회장은 PC방의 입점 형태가 1층에 위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관련 법률 규제 중 상당한 부분들이 제외되는 동시에 실험적이고 새로운 업종을 창출해 나가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임대료나 창업비용에 대해서는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실제 ‘리코스타 PC방’을 창업하기 전에 오픈한 PC방의 창업비용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메인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입점 가능한 건물이 많다고도 조언했다.

무엇보다 심재학 전 부회장은 ‘리코스타 PC방’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고객들을 압도해 관리·운영적인 측면에서 큰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출입구는 PC방과 커피전문점 공간에 각각 따로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PC방 이용 고객들이 커피전문점을 통해 PC방으로 유입되고 있어 소란스럽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가 PC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심재학 전 부회장은 ‘리코스타 PC방’이 PC방과 커피전문점을 결합하면서 시너지가 발생하는 시점을 여름으로 보고 있다. 음료수를 많이 찾는 계절이기 때문에 커피전문점 매출과 PC방 매출이 비등한 수준으로까지 확대되고 상호 시너지로 인한 매출상승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심재학 전 부회장은 야심찬 여름 먹거리 메뉴를 준비 중이다.

마치며…
‘리코스타 PC방’은 업계 최초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커피전문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커피전문점이라는 점에서 특별하지만, 무엇보다 태생적인 출발점이 PC방 업종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접목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자칫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발생하거나 신규 업종의 출현에 포커스가 맞추어질 수도 있었지만, 심재학 전 부회장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본인은 PC방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라며 주류 판매나 커피전문점을 도입한 이유는 순수하게 PC방이라는 업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도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선을 그었다.

 

PC방에 휴게음식점이 도입되기 시작한 시점은 이제 겨우 4년이 지났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끝에 일반음식점을 도입한 PC방까지 등장한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숍인숍 개념을 뛰어넘어 대형 PC방 내 일정 공간에 전혀 다른 업종의 사업자를 입점시켜 별개로 운영토록 하는 새로운 시도들도 보고되고 있다.

PC방 2.0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업주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코스타 PC방’이 업계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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